부모가 된다는 것은 수많은 역할과 책임감이 생긴다는 것과 동시에 다양한 관계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일단 임신 사실과 함께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과 10개월 동안 끈끈한 관계가 형성됩니다. 한 달에 한 번의 만남을 시작으로 출산이 임박해 올 때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을 만나게 되더라구요. 그 뒤로 형성된 가장 민망하면서도 은밀한 관계는 산후조리원에서였습니다. 산후조리원에서 만나는 산모들의 모습은 저와 별반 다르지 않았어요. 자연분만이든 제왕절개든 상관없이 다들 출산의 고통을 찐하게 느끼고 온 터라 다들 초췌해진 모습이었거든요. 화장기 없는 민낯에 퉁퉁부은 얼굴과 손과 발. 한 여름임에도 산모복 안으로 힐끗 보이는 긴팔 내의, 수면 양말과 질끈 묶은 머리는 Ctrl+C, Ctrl+V를 한 느낌이었습니다. 출산을 했음에도 여전히 불룩하게 나온 배는 여전히 임산부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출산 후에도 한 동안 배가 안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미리 듣지 않았더라면 충격이 꽤 컸을 뻔 했어요. 이제 막 엄마가 된 사람들이 많다보니 산후조리원에서의 관계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였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육아의 시작을 함께할 동지를 만날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으로 엄마들의 무리에 끼고 싶어서 아등바등 했던 기억이 납니다. 2주라는 기간 동안 조리원 동기를 만들기 위해서 고군분투 했던 노력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첫째 때는 다행히 조리원 동기를 만들 수 있었고 1년 동안 그럭저럭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어요. 단톡방에서 육아 정보와 서로 힘들다고 할 때마다 토닥여주며 힘이 되기도 했지만 사는 곳이 워낙 다양하다보니 조리원 모임은 1년을 넘지 못했답니다. 조리원 동기라는 첫 번째 모임이 아쉽게 흐지부지 되었지만 엄마라는 이름은 아이를 중심으로 또다른 관계를 만들게 합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 학부모 모임처럼 아이가 클수록 구성원의 규모와 성격이 차이나더라구요. 멋모르고 참여했던 엄마들의 단톡방이 때로는 누구 한 사람을 비방하는 말로 도배되면서 더는 참여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분명히 단톡방을 좋게 활용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가 참여했던 단톡방은 그러질 못했어요. 결국 그 뒤로는 어떠한 단톡방에도 참여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내 선택에 의한 것이었다고는 하지만 가끔은 불안한 마음이 들 때도 있어요. 중요한 정보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와 다른 엄마들과의 관계를 만들 수 없다는 걱정에 ‘다시 단톡방에 들어가야 할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특별한 대화는 하지 않더라도 참여만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어요. 그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강빈맘의 <내가 엄마들 모임에 안 나가는 이유>는 그 동안 가지고 있던 불안감과 걱정을 한 번에 날려버릴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책 제목부터 이렇게 직관적으로 써주시니 읽지 않을수가 없더라구요. 엄마들 모임에 안 나가는 것이 뒤쳐진다거나 잘못된 것만은 아니구나라는 위안을 주었습니다. 책 표지에는 ‘내 아이와 나를 지키는 인간관계 시크릿 노트’라고 적혀 있어요. 많은 엄마들이 목말라하던 답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감을 갖고 읽을 수 있었습니다. 강빈맘 작가님은 강남에서 10년 이상 외국어 강사로 활동했다고 합니다. 출산 후에는 전업주부로서 육아에 매진하다 ‘엄마들 세계의 독특한 인간관계‘에 관한 글을 쓰기 시작하며 본격적인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고 해요. 처음에 SNS에 쓰기 시작한 글이 수많은 엄마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엄마들의 요청으로 전자책 독립 출간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전자책은 출간 즉시 자기계발 분야 1위에 올랐고, ’우리 시대 엄마들을 위한 군주론‘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후 더 많은 엄마들의 요청으로 종이책으로 출간되었어요. <내가 엄마들 모임에 안 나가는 이유>는 인간 본성에 관한 심리와 인간관계의 역학을 집요하게 탐구한 자기계발서입니다. 특히 엄마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을 A부터 Z까지 정리하고, 그 배경에 대한 설득력 있는 해석과 해결방안까지 제시함으로써 독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구성했어요. 더 이상 관계에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니지 말고, 스스로 주도권을 쥐고 당당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용기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럼에도 이 책이 추구하는 것은 나홀로 육아가 아니에요. 단단하게 나를 지키는 법을 충분히 연습한 뒤에는 조금씩 엄마들의 세계로 나가 보자고 합니다. 엄마들의 세계 뿐만 아니라 인간 관계 전반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은 분들에게 <내가 엄마들 모임에 안 나가는 이유>를 추천합니다. 책장을 덮을 때는 생각보다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거예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진심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내가엄마들모임에안나가는이유 #강빈맘 #인간관계 #엄마들세계 #산후조리원 #클레이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