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공간은 교육이다 - 내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행복한 공간 이야기
김경인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3년 1월
평점 :
<청소력>이라는 책을 보면 내가 있는 공간이 곧 자신이라는 말이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이 문구를 만났을 때 고개를 들어 자기가 있는 공간을 쳐다보게 된다. 나 또한 그랬고, 큰 충격을 받았었다. ‘이 공간이 나라고? 안 되는데…’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 뒤로 틈만 나면 청소를 하고 공간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알게 되었다. ‘살림’이라는 것이 해도 해도 끝이 없고 드라마틱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말이다. 정리하지 않으면 금세 어수선한 방을 만나게 되고, 정작 공들여 정리한 곳도 아이들이 한바탕 논 뒤에는 청소하기 전으로 빠르게 원상복귀 되었다. 마치 콩쥐가 밑빠진 물독에 물을 채우는 심정으로 매일 청소하고 청소하고 또 청소했다.
이제 더는 못하겠다며 정리정돈을 신경쓰지 않자 집은 금세 지저분해졌다. 거실에 늘어져 있는 빨래를 발로 밀어내면서 다녀야 했고, 수시로 쌓여가는 빨래더미에서 오늘 입을 옷을 골라 입는 날이 많아졌다. 마음은 불편해졌고, 짜증은 늘어만 갔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청소를 시작했다. 주말 동안 한 구역씩 방을 청소해 나갔다. 지저분함이 극에 달하던 때였기에 그날 만큼은 TV 프로그램에 나올 정도로 드라마틱한 변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누구보다도 아이들이 좋아했다.
“엄마, 집이 너무 깨끗해요. 마음이 상쾌해져요. 기분이 좋아져요.” 묻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이 한 두 마디씩 감상 소감을 이야기 했다. 그때 느꼈다. 깨끗한 환경도 아이들에게는 교육이라는 것을 말이다. 공간은 교육이 될 수 있고 내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행복한 시작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김경인 작가는 학교 공간 바꾸기 프로젝트의 국내 권위자이다. 작가는 <공간은 교육이다>를 통해서 아이의 인생을 바꾸는 4가지 공간 이야기를 들려준다. 내 아이가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간 활용법을 확인할 수 있다.
작가 소개>
김경인 작가는 현재 (주)브이아이랜드 대표로 경관 및 공간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2008년부터 십수 년 동안 삭막한 학교 공간을 바꾸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사)문화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 이사장을 거쳐, 2014년 서울시 ‘꾸미고 꿈꾸는 학교 화장실’ 사업의 총괄디렉터로 활동했다.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시 강동구의 도시경관 총괄기획자이자, ‘우리가 꿈꾸고 만드는 행복 학교’의 총괄디렉터를 맞았다. 서울시의 1,300여 개 학교 화장실의 공간 디자인을 개선하는 기반과 국내 교육 공간 복지의 기틀을 마련한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책과 나>
초등학교에서는 매년 2월 중순이 되면 교실을 꾸민다. 새학년, 새교실에서 새롭게 만날 25명 남짓의 아이들과 1년 동안 함께 지낼 공간을 준비한다. 교실 앞 환경판 2개와 교실 뒤 환경판을 꾸민다.
초임 교사 시절에는 무조건 예뻐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내가 만들어갈 교실은 예쁘고 아름다운 공간이어야만 했다. 학급 게시판에 다양한 동물 친구들이 초대되었고, 꽃과 나비, 나무와 풀밭을 표현했다. 교실이라는 공간 안에서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어떤 것을 함께 할 것인지가 아니라 예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학급 환경에 대한 이러한 가치관 덕분에 우리 반은 언제나 예쁜 교실이 되었다. 교실을 단순히 머무는 공간 그 수준에서만 파악하던 시절이었다.
교직 경력이 쌓일수록 교육적 가치관이 생겼다. 아이들을 지도하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덕목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교실이 변하기 시작했다. 교실 공간에 내가 꿈꾸고 바라는 가치관을 담기 시작했다. 1년이라는 기간 동안 아이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가치들이 교실 곳곳에 표현되었다. 예쁨을 넘어 마음과 생각, 꿈이 담긴 공간으로 변했다. 공간이 주는 힘은 실로 대단했다.
<공간은 교육이다>는 새 학년, 새 학급을 만날 준비를 하는 중에 만난 고마운 책이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공간의 힘을 이 책을 통해서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내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행복한 공간을 만들 수 있음을 책 곳곳에서 확인하고 배울 수 있다.
책은 4개의 큰 테마로 구성된다.
1. 우리 아이는 어떤 곳에서 살아야 할까?(주거공간)
2. 학교 공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교육공간)
3. 아이의 창의력과 감성을 키우는 곳(문화공간)
4. 아이의 미래를 만드는 곳(도시공간)
엄마이고, 선생님이고, 사회 구성원이기에 각각의 테마에서 들려주는 공간 이야기 모두에 관심이 갔다. 책을 읽으며 공간은 곧, 교육이라는 작가님의 의견에 완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잘 만든 공간이야말로 곧 복지며, 아이들에게는 교육이라는 사실을 절감할 수 있었다.
좋은 공간은 그 자체가 교과서이자 교육이다. 그리고 부모가 선택하고 만드는 좋은 공간에서 자라는 아이는 성장하며, 행복한 경험을 만들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바로 아이들 공간에 대한 어른들의 인식과 철학부터 개선되어야 한다. 6쪽
벌써부터 설렌다. 다양한 공간을 어떻게 구성할지 틈만나면 떠올린다. 핵심 가치와 바라는 바가 반영된 공간 구성을 위해 <공간은 교육이다>를 수시로 들여다본다. ‘아이를 위한 행복한 공간’이자 ‘아이의 잠재력과 감성을 키우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탐색하고 연구한다.
감사하게도 지금 근무하고 있는 학교에는 학교 숲이 있다. 빽빽하게 들어찬 나무와 연못이 아이들에게 안정감과 편안함을 준다. 이 또한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공간 요소임을 확인하고 새해에는 교육 활동 안에 잘 활용해 볼 계획이다.
무조건 새롭게 바꾸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기존에 있는 것을 최대한 잘 활용해서 아이들에게 올바른 성장 효과를 줄 수 있도록 방법을 탐구할 것이다. 또한 공간을 하나의 쓰임으로 한정지을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른 멀티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교실을 수업 공간에서 교실 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과 발표 공간을 겸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디자인은 사치품이 아니라 눈에 거슬리는 게 없는 것이다. 228쪽
디자인과 공간에 대한 오해를 씻고, 그 안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꿈꿀 수 있도록 인식을 바꾸고자 한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공간을 바꾸지 않으면 아이들의 미래도 지금과 별반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작가의 말을 통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야겠다. 편견을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다가갈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진심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공간은교육이다 #김경인 #중앙북스 #공간 #학교공간바꾸기프로젝트 #교육부장관표창 #대한민국공공디자인대상 #국무총리표창 #국토부장관상 #공부잘되는구조 #인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