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와 부모를 위한 긍정 훈육 - 내면이 단단해지는 상호존중의 공감 수업
제인 넬슨 지음, 김선희 옮김, 김성환 추천 / 더블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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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보면 두려움에 떨고 있는 오누이를 살리기 위해서 하늘에서 동아줄을 내려준다. 초임교사 시절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웠던 나에게 권위를 앞세운 ‘훈육’은 생명의 동아줄이었다. 그로부터 그것이 '생명'이 아닌 ‘썩은' 동아줄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교사와 부모를 위한 긍정훈육>의 서문을 읽다보면 ‘많은 교사가 부모이기도 하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책에 나온대로 나는 교사이자 부모이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으로, 집에서는 부모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이 더해질수록 그 어느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체벌이 바탕이 된 훈육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훈육이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낀다.


서로의 마음을 다치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을 알고 싶어서 ‘긍정훈육’이라는 개념을 배웠다. 책을 읽고, 원격연수 수강을 하면서 그에 필요한 지식을 채워갔다. 지식이 채워지면 긍정훈육법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마음이 따라가야 한다는 것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머리로는 긍정훈육법이 좋다는 것을 알겠는데 당장 내 앞에서 소리지르고, 문제 행동을 수정하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지식보다는 감정이 앞섰다. ‘친절하지만 단호한’ 선생님과 엄마의 모습 대신 그때 그때 상황에 휘둘리는 내가 있었다.


제인 넬슨의 저서 중 가장 핵심을 담아낸 <교사와 부모를 위한 긍정 훈육>이 최신 완역판으로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건 꼭 읽어야해.’라는 생각과 함께 책을 만났다. 책의 초반에 적힌 김성환 선생님의 추천사가 마음에 남는다.


“변화는 머리에서 생각하고 가슴으로 느끼고 발로 실천하며 완성된다. 이 책은 그 시작인 머리가 될 것이다. -6쪽”


꼭 그러길 바라며 간절한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작가 소개>
제인 넬슨은 버밍엄대학교에서 아동발달론과 가족관계에 관한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샌프란시스코대학교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제인 넬슨은 10년 동안 초등학교 카운슬러로 일하며 대학에서 아동발달을 가르쳤다. 결혼, 가족, 어린이 상담가이며,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부가 판매된 <현명한 부모는 넘치게 사랑하고 부족하게 키운다>, <긍정 훈육> 시리즈의 대표 저자이기도 하다.


존중과 격려를 기반으로 한 ‘긍정 훈육’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아이를 훈육하거나 관련된 일을 하는 어른들에게 훈육의 새로운 표준을 제공해왔다. 전 세계 2백만 독자가 선택한 베스트셀러 <긍정 훈육> 시리즈는 <오프라 윈프리 쇼>를 포함한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소개되는 등 널리 알려져 있으며, 이와 관련한 워크숍도 개발되었다. 긍정 훈육의 열쇠인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한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교사의 지혜를 더 많이 나누기 위해 긍정 훈육 워크숍 리더로, 강연자로 세계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책 소개>
‘자부심’이라는 말이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지금의 나는 선생님으로서 그리고 엄마로서 ‘자부심’을 느끼며 살고 있다고 대답할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때로는 하루가 물 흐르듯이 순조롭게 흘러갈 때도 있다. 아이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특별한 문제가 생기지 않을 때는 내가 선생님과 부모로서 꽤나 괜찮은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나를 바라보는 미소띈 아이들은 내가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주기도 하지만 문제는 그런 날이 가뭄에 콩 나듯 한다는 점이다.


선생님으로 처음 교단에 섰을 때, 엄마라는 이름으로 처음 아기를 안았을 때의 벅차오름이 떠오르다.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았고 아이들을 향한 무한 애정이 샘솟던 시절이었다. 변치 않을 것 같던 그 마음은 어디를 갔는지 요즘은 한참을 찾아야만 끄집어 낼 수 있다. 내 마음과 줄다리기를 하며 숨바꼭질을 한다.


제인 넬슨의 <교사와 부모를 위한 긍정훈육>은 선생님과 부모로서의 역할에 갈팡질팡하는 내게 도움을 주었다. 선생님과 부모로서의 어떤 모습이 현명한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그동안 ‘좋아보이는’ 겉보기에만 치중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보았다. 좋은 선생님의 모습이 되고자 노력했고, 좋은 모습의 부모가 되고자 노력했다. 중요한 것은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진짜 느끼고 표현하는 것임을 놓치고 있었다.


책에는 내면이 단단해지는 상호존중의 방법이 소개된다. 또한 아이가 보여주는 행동의 문제와 관련한 어른의 책임도 확인할 수 있다. 모든 관계에서의 핵심은 올바른 인식과 책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문제 행동을 만드는 아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어른의 성격에 의해 영향을 받은 아이들의 문제 행동이 있음을 알게 된다.


상호존중의 마법은 건강한 자존감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할 수 있어’라는 신념의 토대 위에 아이는 건강한 자존감을 키워간다. 부모의 긍정적인 행동을 통해서 아이 또한 이런 신념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 했던 수많은 시행착오가 떠오른다. 단순히 실수에만 집중하고 화만 냈던 순간들이 아찔하게 다가온다.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하게 행동하며 실수를 배움의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이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부모와 선생님으로서 최고의 역할은 실수의 순간 조차도 격려하고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안전한 참여의 울타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교사와 부모를 위한 긍정훈육>은 가정과 학교에서 긍정 훈육의 원칙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 수많은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원칙을 이해하고, 이를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훈육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 긍정 훈육을 하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몇 가지 기본 개념, 그릇된 행동에 대한 새로운 시각, 해결 방법에 초점을 맞추는 방법, 제대로 격려하는 법을 포함하여 부모와 선생님 모두가 활용하고 적용할 수 있는 개념과 방법을 소개한다. 무엇보다 내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해서 사랑과 기쁨으로 가르치는 훈육법이 중요함을 알려 준다.


책의 말미에 적힌 내용이 인상적이다.


‘자신에게 여유를 갖자.’


실수는 아이나 어른 모두에게 배움의 멋진 기회라는 것을 기억하자고 한다. 선생님으로서 또는 부모로서 실수를 했을 경우 자책에 빠지지 말고, 우리 자신에게 여유를 주자는 것이다. 실수를 실수에만 머무르게 할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배울 수 있음을 안다면 아이와 함께하는 순간에 여유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제인 넬슨조차도 지난 25년 동안 육아의 실수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그러니 초보 부모이자 초보 선생님인(부모는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되기도 한다.) 우리들은 실수를 하며 그 안에서 배워가는 것이 당연하다.


“나도 제대로 못 하면서 어떻게 교사와 부모에게 좀 더 효과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라고 떠들어 댈 수 있겠어?-414쪽”


육아휴직을 끝내고 복직하기 몇 달 전부터 전전긍긍했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육아 스트레스로 자존감이 바닥을 쳤고, 정작 내 아이도 제대로 훈육하지 못하면서 교실에서 30명 남짓한 아이들과 어떻게 잘 지낼지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선생님으로서 자질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결국 걱정과는 달리 그 해 만났던 아이들과 무난하게 잘 지내고 학년을 올려보냈었다. 나 또한 제인 넬슨이 느꼈던 심리적 부담감을 느꼈었기에 그녀의 말이 큰 다독임으로 다가왔다. 그녀도 그랬고, 그럼에도 잘 해냈듯이 나 또한 앞으로 잘 해낼 수 있을거라는 힘을 얻을 수 있었다. 경험에서 배움을 찾고 노력한다면 그 모든 순간들이 헛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실수는 배움의 멋진 기회다.
긍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자.
불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갖자. 이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다.
냉각기를 갖자. 그러고 나서 고쳐나가자. -414쪽


잊지 않을 것이다. 사랑의 태도로 나아갈 때, 언제나 모든 것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아이들을 만날 것이다. 긍정 훈육법이 아이들 각자 자신의 삶을 효과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구축해나갈 때 필요한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는 것을 알고 꾸준히 지켜갈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진심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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