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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마음의 힘을 키우는 부모의 그 말
아다치 히로미 지음, 최현영 옮김 / 사람in / 2022년 9월
평점 :
수업 시간에 ‘손바닥 뒤집기’ 활동을 한 적이 있다. 손바닥을 뒤집듯이 나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라보는 수업이다. 부정적인 자신의 모습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때 발전 가능한 것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기 위한 목적으로 아이들의 자존감 회복을 돕기 위한 활동이다. 1시간의 수업으로 완벽한 생각의 전환을 일으킬 수는 없지만 적어도 긍정을 끌어내는 시작점이 될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으로 수업을 진행했었다.
아이들은 활동을 끝내고 그럭저럭 자신을 다르게 바라보는 계기를 마련했지만 문제는 선생님인 나에게 있었다. 아이들에게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꿔보자고 이야기 했지만 정작 내 눈에 비친 아이들의 문제 행동이 단점으로만 보일 때가 있기 때문이다. 교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1년 동안 같은 문제 행동을 되풀이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개선되지 않을 때다.
친구를 때리고 다니는 아이와 복도를 전력질주하는 아이, 친구와의 다툼에서 상대방의 잘못만을 확대경으로 바라보는 아이들의 모습에 지칠 때가 있다. 어떻게 하면 이런 모습조차도 긍정적인 태도로 바라보고, 아이들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지 난감해지곤 한다.
며칠 전 신규 발령을 받은 선생님의 조촐한 환영식이 있었다. 반가운 마음은 컸지만 현 시점이 방역이 중요시되는 상황이기에 간단히 선배 선생님들과 신규 선생님이 만나 인사를 나누는 정도로만 진행되었다. 이제 막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얻게 된 신규 선생님은 그날 있었던 아이들과의 첫 수업 소감을 흥분된 어조로 이야기했다.
“출근해서 교실을 가보니 아이들이 칠판에 환영 인사를 적어놨더라구요. 제 이름 옆에 ‘+’ 표시를 하고 ‘선생님’이라는 낱말을 적어 놓은 것을 봤어요. 지금까지는 그냥 OOO였지만 제 이름 옆에도 이제 선생님이라는 역할이 함께 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새로웠습니다. 아~ 이제 나도 선생님이구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어요.”
떨리는 음성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신규 선생님의 설렘과 기대감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저런 때가 있었는데’라는 생각에 마음이 흔들었다. 전교생이 150명도 안 되는 작은 학교에서 첫 교직을 시작했을 때, 여리고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에 마음을 빼앗겼던 적이 있었다.
그동안 많은 아이들을 만났고, 그 아이들과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그만큼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작가 소개>
아다치 히로미 작가는 일반사단법인 일본 긍정 교육협회 대표이사다. 인정 긍정심리학 코치이며 멜버른대학 대학원 긍정교육 전문 과정을 수료했다. 국내외 교육기관에서 10년간 학교 운영과 학생 지도를 거쳐 현재는 긍정심리학을 기반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적응 지도교실 등 다양한 교육현장에서 회복력 교육 강사로 활약 중이다. 긍정 정신 건강 및 조직 개발에 관련된 기업 연수, 긍정심리학 코치로서 관리직 대상 코칭을 시행하고 있다.
책 소개>
긍정심리학이라는 개념을 들어본 적이 있다. 가끔은 일상 속에서 긍정심리학을 활용하고자 노력한 적도 있는 것 같다. 긍정심리학의 정확한 뿌리와 방법을 아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기계발에 눈을 뜨면서 알게 모르게 습득해 온 개념이다.
<아이 마음의 힘을 키우는 부모의 그 말>은 그 대상을 나에서 아이로 옮겨가는 기회가 되었다. 긍정심리학이 바탕이 된 육아는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한다.
아이의 예민한 성격을 까다로움으로만 받아 들였다. 아이 마음을 살피고 돌아보기에는 서로를 지치게 하는 성향이라고만 생각했다.
“예민함도 아이가 가진 훌륭한 이면입니다. 유연한 강인함으로 바꿔 주세요.” 책의 표지에 적혀 있는 아다치 히로미의 다독임이 나를 움찔하게 했다. '그동안 내가 너무 한쪽만 바라보고 온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물이 반쯤 담긴 컵을 보고, '물이 반 밖에 안 남았네.'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물이 반이나 남았다.'라고 여기길 바라면서 정작 나는 긍정 대신 부정적인 시선을 지니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아이의 예민함도 긍정의 필터로 바라볼 때,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책을 통해 배웠다.
<아이 마음의 힘을 키우는 부모의 그 말>은 기대 이상이었다. 가볍게 읽고 넘어가자고 생각했던 마음은 읽은 페이지가 더해갈수록 더 가까이 두고, 더 자세히 알고 싶도록 만들었다. 아다치 히로미 작가의 섬세함이 느껴지는 사례 위주의 이야기로 비슷한 상황에 적용해 보고 싶은 내용이 넘쳐났다.
부모란 아이가 세상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고, 자기 존재가 괜찮다는 확신을 꾸준히 주어 세상 속으로 향할 수 있도록 돕는 존재임을 알려 준다. 단순히 잘 먹이고, 잘 입히는 것만이 부모의 역할이 아니었던 것이다. 삶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부던히 노력해야 하는 존재가 바로 부모다.
아다치 히로미 작가는 매일 아이에게 하는 '말'이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의 시각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책에서는 가정에서 매일 실행할 수 있는 형태, 즉 양육자의 '말'을 통해 높은 회복력을 가진 아이로 자라게 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책을 읽은 후에는 적어도 몰라서 말하지 못하는 일은 없을 정도로 꼼꼼하고 자세하게 알려준다.
'적절한 말'을 통해 아이의 내면에 잠자고 있는 회복력의 씨앗을 깨울 수 있다. 아이를 향한 따뜻한 시선과 적절한 의사소통을 통해서 아이 각자가 가진 회복력의 씨앗이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즉 아이가 인생을 윤택하게 하는 자산이 되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아이 마음의 힘을 키우는 부모의 그 말>은 독특하게도 프롤로그가 길다. 단순히 프롤로그에 치우치기 보다는 하나의 챕터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이 책은 전체 2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1장에서 설명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한다면 2장에서는 사례 중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2장은 실생활에 직접 적용해 볼 수 있어서 좋은 점이 있고 1장도 유용한 내용을 많이 얻을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특히 1장에 소개된 내용 중 부정적인 감정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 인상적이었다. 부정적인 감정은 소중한 것을 지키려는 마음의 작용이라는 것이다. 아이 마음의 힘을 키우는 데 기본이 되는 것은 '아이가 자기 자신의 감정과 친해지도록 이끌어주는 것이다. IQ를 강조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정서 지능'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대다.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인식, 이해하고 이에 알맞게 대처하는 능력을 일컫는 '정서지능'은 아이가 건강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강력한 힘이 된다.
<아이 마음의 힘을 키우는 부모의 그 말>은 '정서지능'을 포함하여 아이가 진정한 자기 회복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부모의 말과 그 방법이 자세하게 수록되어 있다. 머리로는 이해되는데 실제 육아에 있어서는 잘 사용하지 않았던 말들이기에 노력이 필요하지만 부모가 노력한 만큼 아이들에게 큰 힘을 준다. 그 어떤 교육보다도 부모의 말이 자녀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는 책이다.
다시 아이들을 바라본다. 아이들이 표현하는 부정적인 감정과 행동이 모두 나름의 이유가 있으며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해 나가는 과정임을 알아 차리는 섬세함을 키울 것이다. 집에서는 엄마로, 학교에서는 선생님으로 아이들의 단점이라고 여겼던 부분을 손바닥 뒤집기처럼 다른 의미로 바라볼 것이다.
하루 아침에 달라질 수는 없겠지만 아다치 히로미 작가가 알려준 지혜를 가까이 하고자 한다. 수시로 들여다보며 색안경이 아닌 순수한 모습 그대로를 바라보고자 노력할 것이다.
아이들이 자라듯이 엄마로서의 나도, 선생님으로서의 나도 부지런히 함께 성장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진심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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