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리 헵번처럼
멜리사 헬스턴 지음, 오현아 그림, 카일리 박 옮김 / FIKA(피카) / 2022년 6월
평점 :
절판


어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어리지도 않았던 그 어느 시점이었어요. 흑백 영화였음에도 TV 화면을 뚫고 나올 것 같이 또렷한 눈매를 가진 여성이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오드리 헵번이었어요. 영화의 제목은 ‘로마의 휴일’이었습니다. 한참 감수성이 풍부했던 시절이라서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 속 상황에 몰입하며 봤어요. 그날 이후로 오드리 헵번은 사랑스러운 사람이라는 이미지로 제 기억 속에 자리잡았습니다.


제법 어른이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은 시점이 되었어요. 무심코 틀었던 TV 속에 낯선 여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구호 활동 장면이었어요. 나이가 지긋한 여자 분이 출연했는데 그녀는 바로 오드리 헵번이었습니다.


분명 제 기억 속에 남아있던 오드리 헵번은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여인이었는데 오랜만에 보게 된 그녀는 많이 달라보였어요. 세월이 그렇게나 많이 변한 줄 몰랐습니다. 희끗희끗한 머리, 주름진 얼굴과 손으로는 예전의 그녀를 떠올릴 수 없었습니다. 젊은 시절처럼 아름다운 오드리 헵번은 아니었지만 나이 든 그 모습 자체도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외모가 아닌 오드리 헵번의 마음이 보였어요.


오드리 헵번에 대한 기억은 제게 두 장면으로 기억됩니다. 로마의 휴일 속 공주님의 모습과 구호 활동에 앞장서는 노년의 모습이요. 극명하게 달랐지만 두 모습 다 아름답다는 인상이 남았어요.


<오드리 헵번처럼>은 그녀의 오랜 팬이라고 자처하는 멜리사 헬스턴에 의해서 쓰인 책입니다. 자신을 오드리 헵번의 팬이라고 하는 작가이기에 책 구석구석 오드리 헵번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것을 볼 수 있어요.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오드리 헵번의 어록을 보면서 그녀를 다시 생각하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그녀가 지나왔던 방식으로 삶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작가 소개>

멜리사 헬스턴은 오드리 헵번의 열렬한 팬으로 미국 시카고에서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 중이에요. 멘토인 오드리 헵번의 자서전을 집필하기 위해 5년간 오드리 헵번의 모든 것을 취재하고 <오드리 헵번처럼>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책 소개>

<오드리 헵번처럼>은 오롯한 ‘나’로 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오드리 헵번의 10가지 인생 조언이 소개된 책이에요. 인생은 그 자체로 엄청난 기회라는 사실을 시종일관 동일하게 말해줍니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삶의 한 조각들을 하나씩 찾을 수 있게 해줘요.


“오늘 하루를 위해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오늘을 귀하게 여기는 태도예요. ‘오늘’이라는 이 순간은 그저 물리적인 시간일 뿐이에요." 21쪽

하루를 이렇게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 본 글을 읽은 적이 없어요. 전체의 삶도 중요하지만 오드리 헵번은 오늘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가치를 지니는지 알려줍니다. '오늘'을 치열하게 보내기 보다는 아끼고 귀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하루를 골라서, 그날을 끝까지 완벽하게 즐겨봐요. 그 하루 속 모든 시간 동안 다가오는 사람들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세요. 과거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것에 감사할 수 있게 해줘요. 미래는 깊게 생각하지 않아요.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느라 지금 이 순간을 망치고 싶진 않거든요." 21쪽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가 소중함을 알게 합니다. 하루 속 모든 시간 동안 다가오는 사람들 모두를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라는 말에 마음이 움찔했어요. 누구 하나 대충 넘어가서는 안 될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지금 이 순간을 살고, 나를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어졌어요.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뿐만 아니라 가족의 소중함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먼 훗날 내 인생을 되돌아볼 때, 내가 출연했던 영화는 생각이 나는데, 나의 아이들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면 그것만큼 슬픈 게 있을까요?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는 것보다 더 즐겁고 신나고 보람되는일은 없어요. 여러분도 기억하세요.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보는 기회는 그때 한 번뿐이라는 걸요." 43쪽

자기계발을 한다고 아이들보다는 제 일에 집중했던 시기가 있었어요. 지금도 자기계발은 현재 진행형이지만 예전만큼 가정보다 우선시 하지는 않아요. 자칫 제일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오드리 헵번은 가장 인기있던 시절에 영화가 아닌 가족을 선택했어요.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가족을 돌보며 시간을 보냅니다. 아쉽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녀의 어록을 보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어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회는 자주 오지 않아요. 그러니 기회가 오면 꼭 그것을 잡아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해요." 56쪽

가족을 소중하게 여긴다고 해서 자신을 뒷전에 두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능력도 살뜰히 키워가요.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오고,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으려면 그에 맞는 능력이 있어야 하니까요. 가정과 일, 하고 싶은 일을 조화롭게 유지했던 오드리 헵번이 존경스러웠어요.


"왜 변화하려고 하나요? 누구나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요. 당신이 당신만의 스타일을 발견했다면, 그것을 고수하면 돼요." 244쪽

여전히 찾고 있어요. 나만의 스타일을요. 다른 사람을 흉내내지 않고, 나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저 자신에 대해서 꾸준히 알려고 노력한다면요.


"나는 내 영혼을 담아 고민해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는 무엇을 가지고 거기에 갈 것인가? 우리 모두에게는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요. 당신이 수천 명을 다 돌 볼 수 없다는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마지막으로, 당신이 단 한 사람이라도 살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기쁜 일이잖아요." 283쪽

감동과 먹먹함을 준 문장이에요. 수천 명을 도울 수는 없지만 단 한 사람은 도울 수 있다는 말은 제가 가진 직업 소명과도 맞닿아 있거든요. 누군가에게는 올 해 저를 만나서 긍정적인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오드리 헵번처럼>은 나는 나로서 이미 충분하다는 것을 알려준 책이에요. 또한 오드리 헵번의 삶의 방식을 배울 수 있는 책입니다. 읽을수록 좋은 문장과 예쁜 삽화로 인해서 오랜 시간 가까이 하고 싶은 책이에요. 좋은 책 감사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진심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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