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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의 걱정 ㅣ 수피아 그림책 5
초모 지음 / 수피아어린이 / 2021년 10월
평점 :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가 걱정을 안고 살아갑니다. 걱정의 종류와 범위도 참 다양하고, 아이의 걱정이라고해서 무시하고 넘어갈 수도 없는 것 같아요. 다 그 나름대로 그에 걸맞는 걱정의 무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처음으로 유치원에 갔을 때가 생각나요. 어린이집에서 10명도 안 되는 친구들과 지내다가 25명 남짓 되는 친구들과 모였을 때, 예전과는 달라진 학급 분위기와 친구들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가 있었어요. 시간이 흘렀고, 아이는 그 안에서 자랐답니다. 함께 하는 공간에서의 적응법을 익혔고, 자신만의 문제 해결력을 키워왔어요. 그리고 감사하게도 지금은 유치원에 가는 것을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클수록 다양한 문제와 걱정거리를 만나게 됩니다. 그때마다 그 순간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현명하게 대처하고 해결해 나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서 노력하는 중이예요. 그 중 하나가 아이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그림책 읽어주기인데요, 걱정과 감정 조절에 관한 내용을 찾아서 읽어주고 있어요. 얇팍한 그림책이라고 해도 그 안에 담겨 있는 숨은 지혜는 두꺼운 책 못지 않게 많은 지혜를 알려줍니다.
<개미의 걱정>은 제목에서부터 그림책이 담고 있는 내용을 알 수 있어서 선택한 책이예요. 개미의 걱정을 따라가면서 개미가 문제를 해결해가는 방법을 배우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읽게 된 감정 그림책입니다.
눈물을 흘리고 있는 개미가 이 그림책의 주인공이예요. 무슨 일인지 요리를 하면서도 눈물을 흘리고 있어요.
주인공 개미의 이름은 까망이입니다. 까망이는 머리 위에 먹구름을 가지고 다니는 특이한 개미예요. 우리가 흔히 먹구름하면 걱정과 고민을 떠올리는데, 까망이의 먹구름도 걱정 덩어리입니다.
까망이는 요리 솜씨가 뛰어난데요, 낙엽 가루, 무지개 설탕, 바람 크림처럼 맛있어 보이는 재료와 함께 머리 위에 떠다니는 먹구름과 까망이의 눈물도 들어간다는 특별함이 있어요. 먹구름과 눈물이라니... 이 특별한 수프의 맛은 어떨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재미가 있어요.
눈물과 걱정이 넘쳐나다보니 까망이는 매번 혼자서는 다 먹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양의 수프를 만들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까망이는 이웃 친구들을 초대해서 수프를 나눠 먹기로 결심을 하고, 초대장을 씁니다.
과연 까망이는 이웃을 초대해서 눈물과 걱정이 가득 담긴 특별한 수프를 나눠 먹을 수 있을까요? 그랬다면 이웃은 이 특별한 수프의 맛을 어떻게 표현했을까요?
이웃을 초대하는 과정에서도 걱정을 한아름 안고 있는 까망이의 모습이 안쓰러워서 용기를 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요.
까망이의 침대 옆에 하얗게 피어있는 꽃과 까망이의 표정을 보니, 누군가 까망이를 찾아오기는 한 것 같은데요, 그 다음 장면에서 머리 위에 또다시 먹구름이 생기는 것을 보니 그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걱정은 결코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결해 가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아요.
화사한 풀숲에 몰래 숨어있는 이웃들과 까망이의 초대장~ 그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어요.
걱정과 눈물로 요리하는 까망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걱정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우리만의 해결책을 찾아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어요. 더불어 지금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걱정거리도 은근슬쩍 물어볼 수 있었구요.
걱정에 대한 이야기를 심각하지 않고, 편안하게 접근해 보고 싶은 부모님들과 아이들에게 <개미의 걱정>을 추천합니다. 분명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