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사자가 있다. 숲속 장기 자랑 대회에서 모두들 솜씨를 뽐내려고 열심히 연습한다. 그들만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한다.간단한 선으로 그린 동물 그림과 크레파스로 진하게 칠해놓은 것 같은 그림에 저절로 빠져든다. 예쁜 그림으로만 그려진 그림이 아니다.이제 색칠공부의 재미에 빠진 아이의 그림처럼 삐뚤빼뚤 칠해진 그림이 더욱 정겹다.아이도 그림책을 보면서 유치원 짝꿍의 그림을 보듯이 편하게 본다.그만큼 힘이 들어가지 않은 그림책이다.박쥐와 늑대, 거북이가 자신의 특기를 준비한다. 박쥐는 하늘을 향해 높고 빠르게 날아가고, 늑대는 특유의 울음소리를 연습한다. 거북이는 등껍질 안으로 숨어버리는 장기를 준비한다. 물론 사자도 잘하는 것이 있다. 번쩍 다리 들기를 할 수 있다. 자신의 장기를 보여주기 위해서 혼자서 꾸준히 연습한다. 문제는 부끄러움이 많을 뿐이다.한 화면 가득 다리 들기를 연습하는 사자의 모습에 웃음이 난다. 눈과 입, 코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거대한 붉은색 갈기가 사자의 얼굴을 더욱 작게 보이도록 하고, 눈과 입과 코가 더욱 작게 보이게 한다. 마치 자신감이 없어 보이는 것 같다.<부끄러워도 괜찮아>는 4마리의 동물들이 장기 자랑을 준비하면서 사자에 대한 배려심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때로는 용기의 말로, 때로는 위로의 말로 사자가 부끄러움을 이겨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장기자랑이라고는 하지만 어느 누구도 남보다 나를 더 돋보이기 위한 장기자랑이 아님을 그림책을 읽으며 느낄 수 있다. 친구끼리는 서로 놀리지 말고, 배려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얼굴 붉히지 않고, 목소리와 표정에 힘을 주지 않아도 그림책을 읽음으로써 알아차릴 수 있다. 그 점이 <부끄러워도 괜찮아>의 매력이다. 어린 나이의 아이들에게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예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부끄러워도 괜찮아>는 편안한 그림 선과 원색의 화사한 색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더불어 공간의 여백을 잘 활용한 작품이다. 양쪽으로 펼쳐든 그림책에서 흰 화면 가득 왼쪽에는 문장 하나와 오른쪽에는 고개 숙인 사자의 모습만 표현해 놓아서 위축된 사자의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실물과 똑같이 그린 동물이 아니라 작가의 마음 속에서 살아난 동물 친구들이 다양한 표정과 색으로 마음을 전달한다. 부끄러움이 많은 사자를 위해서 박쥐와 늑대, 거북이의 도움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동물들의 친구를 향한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결국 진정한 응원은 친구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 주는 것임을 깨닫는 동물 친구들이 대견스럽게 느껴진다.그림책은 스며들듯 교훈을 준다. 딱딱한 어조로 “~해라”의 교훈이 아니라 그림이라는 따뜻한 감성 언어로 아이들과 어른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부끄러워도 괜찮아>는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이지만 어른이를 위한 그림책으로도 충분하다. 남을 배려하고 인정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는 그림책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