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촉을 세운다. 언제 어디서 누굴 만나 무엇을 하든, 모조리 써버리겠다는 생각으로 일상을 대한다. 쓰겠다는 마음으로 몸을 앞으로 숙이자 세상이 내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쓰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일상을 대하면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모두 글감이 되는 일이 일어난다고 한다. 내가 보내는 하루가 김동적이고, 살 만한 세상으로 보인다고. 밥과 반찬과 노트북과 하늘 등 모든 것들이 그들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이은대 작가님의 <일상과 문장 사이>는 4개의 챕터로 되어 있다.Chapter 1 쓰러져도 다시 일어날 수밖에Chapter 2 오늘 하루도 여전히 맑음Chapter 3 눈물 한 줄, 행복 한 줄Chapter 4 인생은 아름다워<일상과 문장 사이>는 글을 잘 쓰고 싶어서, 글쓰는 방법을 알고 싶어서 집어든 책이었다. 대한민국 1호 출간 프로듀서라는 명함에 걸맞는 이은대 작가님만의 글쓰기 비법이 적혀있을거라고 기대했었다. 한껏 부푼 기대를 안고 목차를 훑어 내려갔으나 책 안에는 내가 원하는 글쓰기 비법은 없어 보였다. 실망스러웠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글을 잘쓰는 비법이라고 생각했다. 에세이가 아닌 글쓰기 방법이 필요했다. 제목만 보고 일상에서 글감을 잘 찾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거라던 기대감에 아쉬움이 커졌다. 기대했던 내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읽기 시작했다. 그냥 편하게 읽고 넘어가자고 생각했다. 한 장, 두 장 읽은 페이지가 늘어갈수록 책장에 연두색 형광펜이 수없이 칠해졌다. 분명 가볍게 읽기로 한 책이었는데 마음에 담아 두고 싶은 글귀가 많았다. 어떤 페이지는 “딱 내 마음이네!”라는 감탄과 함께 책장을 접기까지 했다. 분명 글쓰기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었음에도 책을 읽으며 작가님의 글을 쓰는 스타일을 흉내내고 있었다. 문장이 짧으니 쉽게 읽혔으며 그 안에 감동도 있었다. 억지스럽지 않게 일상에서 끌어 온 글감으로 이야기마다 하나씩 얻어가는 깨달음이 있었다. 또한 이런 것도 글감이 될 수 있구나를 배울 수 있었다. <일상과 문장 사이>는 대놓고 글쓰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는 않지만 글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일상에서 글감을 길어 올리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묘한 반복으로 글에서 리듬도 느낄 수 있었다. 거기에 작가님만의 유머까지 곁들여져 책을 읽는 내내 얼마나 큭큭거리며 웃었는지 모른다."아들도 나를 닮아 어묵을 좋아한다. 아직은 내가 먹는 양만큼 따라오지 못하고 있으나, 꾸준히 훈련시키고 세뇌하면 반드시 발전할 거라고 믿는다. 길거리 포장마차 앞에 둘이 나란히 서서 꼬불이 오뎅 100개를 먹어 치우는 상상을 해본다. 아들과 마주 보며 흡족한 표정으로 국물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보다 더한 행복이 또 있겠는가."에세이라고 생각했다. 감상 위주의 글들이 가득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일상과 문장 사이>는 지극히 글쓰기에 관한 책이다. 눈여겨볼 점은 ‘김치, 그릇, 포장마차, 품격’처럼 다양한 소재에서 결국은 ‘글쓰기’를 연결시켜 나가는 점이다. 하나같이 모두가 글쓰에 대한 것들이었다. 글쓰기를 직접적으로 가르치지 않지만 <일상과 문장 사이>를 다 읽고나면 글쓰기와 인생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배우게 된다. 일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내가 할 수 있는 말(글)이 많아짐을 알 수 있었다. 더불어 우리의 인생이 소중하고 가치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