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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자처럼 생각하기 - 목적 있는 삶을 위한 11가지 기술
제이 셰티 지음, 이지연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뭐가 이렇게 두꺼워?
<수도자처럼 생각하기>의 첫인상이었다. 책 두 권을 합친 것만 같은 두께에 나도 모르게 겁을 먹었다. 한 권이 이렇게 두꺼운 책을 읽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과연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긴 호흡을 가지고 읽어나가야 하는 책이기에 시작도 못하고 머뭇거렸다. 그럼에도 이 책을 꼭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은 책의 목차 때문이었다.
삶의 의미와 목적 그리고 미래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하는 시기는 중고등학생 때 뿐일거라고 생각했었다. 어른이 되고 직장에 다니고 가정을 꾸린다면 사춘기 때의 고민은 더이상 안할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치열하면 더 치열했지 결코 그 이하는 아니었다. 어른이 되고보니 어른으로서의 질문이 많아졌다. 어른도 미래를 고민하고 걱정거리를 가지고 있는 똑같은 사람이었다.
그러한 이유로 자연스럽게 삶에 대해 질문하고, 삶에 대해서 안내해 주는 책을 찾게 되었다. 누군가 '삶은 이런 것이다.'라고 정의내려 주길 바랐고,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을 해결해 주길 원했다. <수도자처럼 생각하기>는 고민으로 가득찼던 내게 정답을 알려주는 것만 같았다. 목차를 훑어보자 그 안에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이 있었다. 책이 두껍다 한들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수도자처럼 생각하기>는 3개의 Part로 되어 있다.
Part 1. 때로는 놓아주어야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Part 2 오직 당신 안에서 시작될 때 진정한 변화가 가능하다
Part 3 당신이 나눌수록 주변이 아름다움과 의미로 채워진다
Part 1에서는 정체성, 부정적인 생각, 두려움, 의도에 대해서 다룬다.
Part 2에서는 목적, 루틴, 마음, 자존심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마지막으로 Part 3에서는 감사, 관계, 봉사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나열해보니 Part 1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아마 요즘을 사는 사람들이라면 정도는 다를지언정 고민하는 주제는 비슷할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도자처럼 생각하기>가 특히 좋았던 점은 내 안의 문제점을 발견한 뒤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는 점이었다.
결국, 나 자신을 바로 안 후에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삶을 향해 가도록 안내한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제이 셰티는 그 당연함을 특별하게 받아들이고 따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른 누군가의 삶을 완벽하게 모방하느니, 나 자신의 운명을 불완전하게 사는 편이 낫다.
33쪽 / 바가바드 기타 3장 35절
영화 매트릭스의 주인공 ‘네오’가 추구한 삶의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영화의 줄거리를 보면서 다른 누구도 아닌 내 삶을 살아가는 것이 이렇게나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잘 짜여진 타인의 인생을 살기 보다는 불완전하더라도 진짜 내 삶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수도자처럼 생각하기>에서 제이 셰티가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하는 바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나’가 아니다.
나는 당신이 생각하는 ‘나’도 아니다.
나는
‘당신이 날 이런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지’라고
나 스스로 생각하는 ‘나’다.
33쪽 / 1902년 사회학자 찰스 호턴 쿨리의 말 중에서
책을 읽는 내내 이 말이 머릿 속을 맴돌았다. 지금껏 내가 정의내렸던 나'에 대한 것들이 사실은 ‘내’가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은 큰 충격이었다. 남들에게 보여지는 모습과 남들이 생각하는 내 모습을 나라고 생각해 왔을 수도 있다는 발상은 나를 찾기 위한 시작을 전부 흔들어 놓았다. 그랬기에 <수도자처럼 생각하기>를 읽으며 더 치열하게 나를 들여다볼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타인의 관점을 배제한 본연의 나를 찾기 위해서 많이 생각했다.
사회가 정의하는 ‘나’와 ‘행복한 삶’은 모두의 행복한 삶인 동시에 그 누구의 행복한 삶도 아니라고 말한다. 의미 있는 삶을 만들어가는 유일한 방법은 그런 소음을 걸러내고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수도자의 마음가짐을 세우는 첫 번째 단계라고 제이 셰티는 말한다.
제이 셰티는 <수도자처럼 생각하기>를 통해서 독자에게 나를 지금의 모습으로 만든 여러 가지 외력들, 즉 나를 내 가치관으로부터 한눈팔게 만든 외부의 여러 힘을 살펴보라고 한다. 이를 통해서 현재 내 삶을 결정하고 있는 여러 가치를 점검하고, 그 가치관이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나 ‘내가 살고 싶은 방식’과 일치하는지 살펴보도록 돕는다.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철학적 접근을 제이 셰티만의 친절한 방식으로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게 한다.
Part 1에서 다룬 내용 중 부정적인 생각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부정적인 생각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 후 최종적으로 ‘용서’의 단계를 다룬다.
용서의 여러 유형 중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용서가 기억에 남는다. 제이 셰티는 과거를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나 자신의 불완전함과 실수를 인정할 때 자신을 용서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그토록 염원하던 정서적 치유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다.
타인을 바라보는 시간을 줄이고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늘려라.
97쪽
<수도자처럼 생각하기>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집중하며 나를 제대로 알아갈 때, 목적 있는 삶을 살 수 있으며 진짜 내가 될 수 있다.
나무를 심되 그늘을 바라지 마라.
413쪽
본격적으로 책의 내용을 다루기 전인 ‘들어가는 말’에 나왔던 말이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책 한 권이 오롯이 담긴 문장을 만난 듯한 기분이었다. <수도자처럼 생각하기>에는 마음에 새겨두고 싶은 명문장이 많았지만 ‘나무를 심되 그늘을 바라지 마라.’는 그 중에서도 내게는 최고의 문장이었다. 이 한 문장으로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할지 정할 수 있었다.
수도자들은 우리가 봉사하도록 태어났지만 주의를 뺏어가는 세상이 우리의 목적을 잊게 만든다고 한다. 삶이 의미 있다고 느끼려면, 우리는 이 본능과 다시 연결되어야 한다.
<수도자처럼 생각하기>에서는 우리가 ‘연민을 향한 목표’(타인을 돕거나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려는 목표)를 추구할 경우 나 자신의 지위나 명성과 같은 것에 촛점을 맞출 때보다 불안이나 우울 증상이 있을 가능성이 낮다고 한다. 결국 우리는 봉사하는 삶을 살 때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수도자들이 말하는 봉사의 좋은 점은 크게 4가지다.
첫째, 봉사는 우리를 이어준다.
둘째, 봉사는 감사하는 마음을 증폭시킨다.
셋째, 봉사는 연민을 키운다.
넷째, 봉사는 자존감을 높인다.
인생을 가치있고 편안하게 사는 방법을 봉사 안에서 찾을 수 있었다. 타인을 향한 봉사를 실천할수록 우리는 자존감, 행복, 감사의 마음이 가득찬 삶을 살 수 있다.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다. 다만 어떤 종류의 봉사를 가장 잘할 수 있는지 알아내서 거기에 관심을 집중하고 베풀도록 하자. 불교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조애나 메이시는 "모든 걸 다 할 필요는 없다. 마음이 끌리는 일을 하라. 효과적인 운동은 사랑에서 나온다. 사랑은 멈출 수 없으며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수도자처럼 생각하기>는 마음이 복잡하고 불안할 때, 그 해결책을 봉사하는 삶에서 찾을 수 있음을 알려준 고마운 책이다. 함께 이루어 가는 삶의 가치를 마음에 새겨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