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는 내 뜻대로 키울 줄 알았습니다 - 자녀교육에 서툰 엄마가 놓치는 것들
김선희 지음 / 글로세움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김선희 작가는 묻는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 적당한 거리는 얼마일까?
부모와 자식 사이에 거리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루 24시간, 밀착 육아를 하고 있으니 그럴 법도 했다.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 본 적이 없으니 거리는 가까울수록 좋다고 생각했다. 가까이 있어야만 아이들이 엄마를 필요로 할 때 바로 달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식 사이의 거리는 가까울수록 좋은 것이었다.
내 아이는 내 뜻대로 키울 줄 알았습니다를 읽으며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엄마 언제 와?
엄마를 향한 '엄마 언제 와?'라는 질문의 온도가 달라지는 순간이 온다고 한다.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생각해 본 적 없는 상황이었기에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부모와 자식이 서로를 향한 마음의 온도가 달라질 때 나는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해졌다. 나중에 당황하지 않도록 조금씩 부모와 자식 사이의 거리를 늘리려는 노력을 해야겠다.
자녀와의 관계는 서로를 향한 욕심을 내려 놓을 때 좋아질 수 있다고 본다. 각자 가진 개성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을 때, 자신의 선택권을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을 때. 부모와 자녀 사이라고 해도 지킬 것은 지켜줄 때 서로를 향한 배려의 마음이 싹튼다. 이것이 가족이 화목해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내 아이는 내 뜻대로 키울 줄 알았습니다를 읽는 내내 부모와 자녀 사이의 거리와 관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김선희 작가의 이야기를 토대로 나 또한 이미 겪었던 경험에서는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었고, 아직 경험하지 못한 10대 학부모로서의 이야기에서는 부모라는 이름으로 자칫 할 수 있는 실수의 상황들을 미리 연습해 볼 수 있었다. 현명한 부모가 되는 노하우를 책을 읽는 내내 배울 수 있었다.
아이가 내 소유물이 아님을 깨닫고, 서로를 존중하며 만들어가는 가족 문화를 엿볼 수 있었고 부모와 자녀 사이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을 수 있었다.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미 가지고 있던 물건을 비우고 나에게 중요한 것만 남긴다는 미니멀리스트들의 삶은 존경 그 자체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 욕심을 내려 놓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좋아보이고 값비싸 보이고 편해 보이는 모든 것들 중 진짜 내게 필요한 것만 남기고 비우는 미니멀리스트를 보면서 부모의 마음도 미니멀리스트다워야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자녀를 향한 애정이라는 이름 또는 부모라는 이름으로 오해되는 수많은 욕심의 마음을 걷을 필요가 있다. 자녀에 대한 욕심을 비우는 일이야말로 가족의 분위기를 더욱 더 화목하게 만들며 자녀의 자존감 향상을 도울 수 있다.
진달래에게 왜 개나리처럼 일찍 피어나지 않느냐고, 왜 노란색이 아니냐고 닦달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아이를 꽃으로 비유한 김선희 작가의 생각에 동의한다. 꽃과 같은 아이들. 제각기 피어날 시기가 다르고, 색과 향기도 다른 꽃들이 준비하고 있다. 각자가 가진 고유한 빛깔의 꽃을 피울 수 있기 위해서는 부모의 욕심을 버려야 한다.
색안경을 끼고 자녀도 부모와 똑같은 색을 바라보길 요구할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의 색을 찾을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아이들의 타고난 빛깔을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은 부모의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부모의 뜻대로 이렇게 되길 바라는 방향을 설정해 놓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고유한 빛깔을 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비교보다는 지지를 해주고, 잔소리 보다는 긍정의 언어로 말해 줄 때 아이는 각자 가진 가능성을 빛낼 것이다.
지금은 안다. ‘육아’라는 단어에는 아이를 키운다는 뜻 이외에도 엄마인 나 자체도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키운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말이다. 아이를 키운다고만 생각했지만 정작 아이들이 부모인 우리를 키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좀더 철이 들도록...
좀더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을 느낄 수 있도록...
아이들을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을 기를 수 있도록...
부모와 자녀는 서로의 행복을 보장해 주고 지지해 주는 사이여야 한다. 자녀가 자기 자신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돕고, 그 아이만이 가진 재능을 찾아 격려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어릴 때부터 원만한 부모와 자식 사이의 관계를 만들어 놓는다면 사춘기를 지나는 우리 아이가 방문을 걸어 잠그는 일은 드물거라고 본다.
내 아이는 내 뜻대로 키울 줄 알았습니다는 예방접종과 같은 책이다. 미리 알고 함께 고민해 봄으로써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더이상 크게 아프지 않도록 돕는다. 마치 예방접종과 같은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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