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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 아는 농담 - 보라보라섬에서 건져 올린 행복의 조각들
김태연 지음 / 놀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김태연 작가님은 보라보라섬에서 9년을 살았다고 해요.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살기도 했지만 마음 속에는 영화감독을 꿈꾸는 꿈쟁이이기도 합니다.
20대에 영화를 만들지 못한 건, 영화를 너무 사랑했기 때문이라며 너무 사랑해서 거리 조절이 안 된 거라고 표현하는 예비 영화 감독 꿈나무입니다.
언젠가는 되겠죠? 간절히 원하니까요.
<우리만 아는 농담>은 총 4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 안에 그리 특별하지는 않지만 잔잔한 풍요로운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글들이 담겨 있습니다.
// 내게는 새로운 분야 //
그동안은 자기계발서나 교육서 위주의 책을 읽어오던 중이었어요. 그러다가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글을 쓰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쉽지가 않더라구요.
막상 육아일기부터 어떤 어투로 어떤 이야기들을 담아야 하는지 맥락이 잡히지 않아서 한동안 고민을 했었습니다.
쉽게 읽히면서 독자의 마음에 공감을 만들 수 있는 글은 어떤 것일까 궁금하던 차에 “우리만 아는 농담”이란 책은 저에게 가뭄의 단비 같았어요.
그만큼 <우리만 아는 농담>은 술술 쉽게 읽히면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매력이 있어요.
김태연 작가님의 글에서는 호흡이 쉬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답니다. 편안하게 이어지는...
마치 작가가 내 옆에 앉아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편안했어요.
글을 읽은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부터 마음을 살랑이게 하는 문장들을 만나게 되었어요. 같은 사물을 보아도, 같은 경험을 해보아도 모두가 가진 다양한 감성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표현되어지는 문장이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보라보라섬으로 친정 식구들을 초대한 날 가장 맛있고, 가장 좋은 것들만 보여주고 싶었음에도 친정엄마가 제일로 하고 싶었던 것이 딸을 위한 요리와 설거지, 청소였다니!
이 부분을 읽는데 뭔가 울컥하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세상의 많은 엄마들이 자식을 살피고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작가님의 어머님을 통해서 같이 들여다 볼 수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괜시리 코끝이 찡해지는 부분이었어요.
작가님의 프랑스인 남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노라면 세상에 이렇게 멋진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어요. 언젠가부터 남편이란 결혼과 동시에 공동의 목표를 향해서 나아가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 에세이에는 그런 부부 사이에서도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에피소드가 많이 나왔어요.
그 중에서 남편과의 관계에서 “친구 스위치를 켠다.”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했었답니다. 남편이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서로의 의견에 대한 차이를 인정하기 보다는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무조건 같은 생각과 같은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만큼 부부 사이에도 때로는 친구 같은... 그래서 무한 신뢰와 응원을 보내줄 수 있는 상황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답니다.
// 숲에서 자라는 아이들 //
같은 글을 읽음에도 유독 나와 관련이 있는 부분에서 멈칫하게 되는 매력이 있었어요. 에세이가 말이예요. 사람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이고 감동적인 부분이 다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자신이 고민하고 있고 때로는 경험하고 있는 부분에서는 유독 많은 공감이 되었어요. 아마도 그들의 삶에 내 모습을 투영하기 때문인 것 같았어요. 그래서인지 저는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에서 자주 멈칫하게 되었답니다. 내가 하지 못하는 생각과 행동들을 하는 보라보라섬에 살고 있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저 스스로를 자주 들여다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을 바라보는 다정다감한 시선을 배울 수 있었답니다.
// 내가 생각한 한 줄 평 //
따뜻한 느낌이 물씬 풍겨오는 책
평화로운 마음이 느껴지는 책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는 책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욱 더 사랑하고 싶게 만드는 책
김태연 작가님의 글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보라보라섬의 일상을 같이 들여다 볼 수 있었을까?
어떻게 눈부시게 따뜻한 이웃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을까?
어떻게 소소한 일상이 보석과 같은 하루가 됨을 느낄 수 있었을까?
그렇기에 김태연 작가님의 에세이가 제게는 너무나 감사하고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힘을 뺀 글의 재미와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게 해 준 김태연 작가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