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 - 고전에서 찾은 나만의 행복 정원
장재형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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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수 많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 이때 대부분 과거 경험을 기준으로 미래의 방향을 결정한다. 실제 경험이나 추체험이나 경험의 형태로 자리 잡은 근거는 한 사람의 앞날을 재편성 한다. 많은 문학 작품에서 만나는 추 체험은 순간마다 어떤 기로에서 선택이 어떻게 미래를 바꾸는지 알게 해준다. 이 책은 꾸준히 책을 읽던 저자가 고전에서 찾은 삶의 지혜를 구체적으로 일러준다. 고전이 주는 추 체험의 감동은 일상으로 연결된다. 저자는 고전을 통해 삶의 방향을 잡았다. 결국 사업체도 성공으로 일구었다. 고전에서 얻은 지혜를 이 책으로 묶었다.

 

총 6장의 대제에 인생의 다양한 주제를 풀었다.

자신에게 이르는 길부터, 사랑이란 무엇인가, 삶의 욕망, 삶의 의미, 마지막으로 행복에 대해서 묻고 답한다. 고전 속에서 삶의 핵심 주제들을 풀어 간결하면서도 선명하게 주제를 도출해 필력이 탄탄한 책이다.

 

자아를 이야기할때 헤세의 데미안은 고전의 대명사 격이다. 데미안의 서문에는 이미 우리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라고 말 하며 시작한다. 끝없는 삶의 여정은 나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행복도 불행도 남의 탓이 아니다. 내가 발견하는 것이고 나로 인해 나타나는 과정이다. 마지막 길에 당도하기 전 까지는 모든 길이 과정이다. 과정 속에서 성장과 후회를 반복한다. 그래서 삶의 여정이라고 한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의 인생을 결정하는, 네 안에 있는 것은 그걸 벌써 알고 있어. 이걸 알아야 할 것 같아. 우리 속에는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하고자 하고, 모든 것을 우리 자신보다 더 잘 해내는 어떤 사람이 있다는 것을 말이야.”

자신의 능력을 믿고 묵묵히 나아가는 인간의 길을 말하고 있다. 해결 할 수 있는 능력도 파괴될 위험도 모두 자신의 능력 안에 있음이다. 그저 자신의 길을 가는 인간의 여정을 저자는 소설 데미안을 통해 보여준다.

 

그 사람을 드러내는 것은 그가 어떤 책을 읽느냐를 보면 된다고 한다. 프랑스 실존문학의 거장 사르트르는 어릴 적부터 책에 둘러 쌓여 살았다. 아버지가 사망 후 엄마와 외가에 들어간다. 학자였던 외할아버지의 서재는 내향적인 사르트르에겐 최상의 놀이터였다. 글을 몰랐을 때는 책장을 넘기고 책을 만지는 감촉을 사랑했다. 상상으로 지어낸 이야기로 읽는 흉내를 내며 독서를 갈망했다. 그런 사르트르의 즐거움은 독서광으로 발전했고 책 속에서 무수한 인물과 상황을 만나고 경험한다. 그의 사고의 확장은 학문과 문학을 파고드는 즐거움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한 사람의 문학의 거장이 탄생한 연유도 어릴 적부터 책을 가까이 함으로써 가능했다. 누구나 자신의 길이 있다. 저자가 사르트를 부른 이유는 책 속에 길이 있다는 사실을 사르트르 경험의 예로 보여준다.

 

알랭 바디우는 진정한 사랑이란 공간과 세계와 시간이 사랑에 부과되는 장애물들을 지속적으로, 간혹 매몰차게 극복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잠시 흥분되고 뭐든 할 것 같은 일시적 감정을 흔히 사랑이라고 착각 할 때가 있다. 그 순간이 아니면 영영 달아날 것 처럼 위태로운 감정의 고조를 사랑이라 생각할 때도 있다. 하지만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의 이 문장을 보면 정신이 번쩍 든다. 여우가 말한다. 내 비밀은 이런거야 그것은 아주 단순하지. 오로지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너의 장미꽃을 소중하게 만든 건 네가 그 꽃을 위해 쓴 시간 때문이란다.”

저자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여우의 입을 빌려서도 보여준다. 사랑의 장애물을 지속적으로 매몰차게 극복해 가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한 말처럼 진정한 사랑은 고난을 함께 해쳐 나가는 지속성에서 완성 된다고 강조 한다. 사랑의 지속성, 어쩌면 그 완성을 위해 인간은 끊임없는 실패에도 다시 일어서고 화해하는지도 모른다. 지속성 없는 사랑은 한 순 간의 열망처럼 헛헛하다.

 

누군가 삶의 의미를 묻는다면 당장 뭐라고 답할까 생각 해본다. 그것을 깊이 생각 해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그려지는 것은 있다. “나는 타인의 행복에도 책임이 있다.”라는 글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공감 가는 문장인데 내가 먼저 한 말이 아니라는 게 아쉽다. 누가 선수 쳐서 글로 표현해 놓아버렸기 때문이다. 이 문장은 엄청난 뜻이 있다. 내 행복도 갈피를 못 잡는 마당에 내가 타인의 행복에도 책임이 있다니... 언뜻 오지랖이 아닌가 생각도 들었다. 다시 깊이 생각해 보니 오늘 내 행동과 말이 얼마나 큰 영향력이 있는지 말 해주는 핵 폭탄 같은 문장이었다. 보편적으로 상대로 인해 내가 행복하길 바란다. 하지만 나의 존재가 남을 행복하게 할 수도 불행하게 할 수도 잇는 책임이 있다니 오늘의 나를 다시 한번 추스려본다. 세상은 그렇게 함께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습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이 한 말이다. 2차 대전 당시 유대인 강제 수용소에 갇힌 빅터 프랭클은 살아서 다시 아내를 만나야 한다는 소명 하나로 하루하루를 버텼다. 사선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생명을 유지했다. 이렇듯 소명이나 삶의 의미를 기진 자는 죽음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인생을 지탱하는 힘을 생의 의미 찾기를 주장했다. 로고 테라피 창시자 빅터 프랭클은 삶의 의미란 인간을 지탱해주는 혼임을 온 몸으로 증명했다.

 

고도를 기다리며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삶을 추구하며 살아가야한다. 권태로움 가운데에서의 기다림, 고도를 구원의 대상으로 여겼던 기다림, 그러다가 결국 인생 자체에 대한 염증으로 여겨졌던 기다림, 그런 기다림을 견뎌낼 수만 있다면, 약간은 권태롭더라도 버틸 수 있는 삶이다. 진정한 기쁨은 조금은 지루하더라도 이런 분위기 속에만 깃들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기다림 속에 매일 반복되는 지루함이 우리 삶이다. 행복과 불행이 수시로 교차하며 누군가 행운의 구세주처럼 나타날거라는 막연한 희망만이 우리의 사치품처럼 존재한다. 시간이라는 것이 있음으로 우리는 또 기다리며 삶과 죽음을 향해 한 발씩 내딛는다.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는 바로 나 자신임을 보여준다.

 

저자는 고전 속에서 인생의 의미를 되짚어 주었다. 이 책은 내가 어떤 태도로 오늘을 일구어 가야 하는지 깊이 생각하게 해주었다. 나도 고전을 좋아하기에 저자가 풀어 놓은 고전 속의 해석과 내 생각을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컸다. 저자는 삶이 늘 아름답지만은 않더라도 어떻게 내 삶을 가꾸어야 할지 고민하라고 한다. 그런 고민을 더 지혜롭게 풀 수 있는 방법으로 고전을 가까이 하길 권한다. 저자의 권유가 너무나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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