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너에게 - 읽었을 뿐인데 인생의 방향이 바뀌기 시작했다
김환영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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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인생의 책을 말하면 뭔가 대단하고 심오한 대작을 떠올린다. 작가는 이는 잘못된 선입견이라고 말한다도리어 인생의 책은 얇고 읽기 쉬운 책이 많다고 한다. 이 책은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하는 독자에게 문학, 철학, 동화를 통해 책읽기의 효용을 보여준다.

저자는 오랜 시간동안 칼럼, 서평, 기사를 써왔다. 글을 써온 저자의 내공은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고전에서부터 생소한 고전까지 시대를 아우른다. 다양한 책을 통해 책읽기를 한 발짝 가까이 데려다준 저자의 책속을 누벼본다. 먼저 짧지만 강한 울림을 주는 최고의 책으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 를 일례로 든다. 그러면서 책은 늘상 가까이 있지만 정작 내것이 되기 힘든 독자에게 쉬운 독서, 즉 동네 한바퀴를 도는 조깅정도로 시작하는 독서를 제시한다.

 

저자는 큰 생각을 위한 작은 책이라는 주제로 총 25권의 책을 선보인다.

주로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이다. 1장에서는 모리스 센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언급한다. 이 책은 읽어보진 않았지만, 읽고 싶은 책으로 찜했다. 보통 어린이 하면, 순수함과 선함의 결정체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런 생각이다. 하지만 저자는 어린이에게 애정 표현과 공격성은 미분리 상태다.” 라는 명제로 이 책을 언급한다. 즉 이는 감정의 혼합이 같은 상황에서 발현된다는 뜻일 게다. 지나치기 쉬운 어린이의 정서를 예리하게 포착할수 있었던 점은 모리스 센닥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로 기인한다. 한 작가의 어린시절로 기인한 내적 정서는 평생을 가는 글의 원천으로 작용한다. 이 관점을 두고 모리스 센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읽으면 흥미롭겠다. 이어서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 서문에 저자가 언급한 내용도 있지만 이 책은 대중적으로도 널리 사랑받는 책이다. 이 짧은 스토리에 온 생을 담을 수 있는 책의 위용에 감탄한다. 해석이 분분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단순함에 삶의 이치를 오롯이 담은 책의 빼어난 가치에 수긍한다. 끊임없이 자신이 사랑의 도구로 쓰임을 원하는 자의 행복은, 무심코 받는 자의 행복을 넘어 무한대의 경지로 확장되는 사랑의 지점을 각인시켜 준 책이다. 개인적으로 저자가 강조한 이 책의 권유는 당연한 순서였다.

 

2장으로 이어지는 사랑에 대한 담론이다. 저자는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 을 통해 사랑은 권력과 이성에 지배된다고 말한다. 사랑의 세계 또한 정치적이라는 뜻이다. 사랑의 단계에서 거치는 무수한 상황은 결국 감정에 기초한 이성의 흐름으로 주도되고, 결국 권력의 방향에 따라 사랑의 외적 결과도 가름난다는 뜻일게다. 사랑을 쫒는 자는 결국 한여름밤의 꿈을 꾸는 짓임을 자각하라는 것일까. 그래도 인간은 달콤한 한여름 밤의 꿈으로라도 행복의 극치를 갈망하는 자일턴데. 사랑의 본질에 살짝 혼란스러운 지점이다. 이 책도 꼼꼼히 다시 봐야겠다. 셰익스피어의 <멕베스> 또한 사랑의 권력성을 기반으로 한 우연성과 필연성의 결과다. “어떻게든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는 필연성은 멕베스의 원동력이었다. 결정적인 순간에 잘못된 선택은 그동안 업적이 허사가 된다. 과도한 욕심은 남에게 두려움을 넘어 증오를 부른다. 이 책은 자멸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탐욕을 사랑과 권력을 통해 보여준다.

 

3장의 어떻게 스스로 도울 것인가란 소제는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을 언급한다. 관습과 제도를 박차고 자기만의 신념으로 비행하는 갈매기 조나단이 주인공이다. ‘비행자체를 즐기는 조나단은 결국 무리 중에 돋보일수 밖에 없다. 즐거움을 기본으로 하는 비행은 많은 시도와 성과를 불렀다. 이런 특출함은 무리들에게 오히려 추방당하는 꼴이 된다. 이런 특별한 깨우침으로 무리의 질투심을 부른 조나단은 무리의 아웃사이더가 된다. 여기에서의 아웃사이더는 선구자적 의미이지 싶다. 스스로에게는 충실했던 조나단은 남에 의해 별종으로 구분된 것이다. 하지만 세속의 평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에 충실한 조나단은 결국 위대한 갈매기의 위치에 이른다.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인 조나단을 통해 우리의 내면을 바라보게한 책이다. 이 책도 다시 펼쳐 봐야겠다.

 

4장에서는 푸블릴리우스 시루스의 <문장>을 언급한다. 시스루라는 작가는 생소하다. 그는 고대 초기 로마시대의 마임 작가라고 한다. 후대인들이 그의 마임에서 추린 명언을 담은 책이 <문장>이다. “부탁을 정중히 거절하면 부탁을 들어 준 것과 마찬가지다.” 남에게 받은 도움은 잊지 말고, 남에게 준 도움은 빨리 잊어버려라.” “새 친구가 생기면 옛 친구를 잊지마라는 명언등, 깊이 새길 문장이 많다. 이런 문장을 보면 인간의 보편적 정서는 시대를 초월함을 느낀다. 저자가 이 책을 언급한데는 상식적이고 인간의 양심을 꿰는 생각은 언제나 공감한다는 진리를 언급하고 싶었을 터다.

 

마지막 5장에서 언급한 윌리엄 유리의 <YES를 이끌어 내는 협상법>은 흥미롭다. 저자 김환영은 이 책이 윈윈 협상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책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협상의 원칙은 이상으로 시작해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합의로 마무리 하라고 한다. 우리 일상은 많은 협상으로 이루어졌다. 적게는 가정에서부터 친구, 직장, 사회, 혼자만의 결정으로는 안 되는 일이 다반사다. 다른이와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누군가의 이익에 반해 자신의 이익을 얻어야 할때가 많다. 어쩌면 그런 경우가 더 많은지도 모른다. 이런 현실에 윈윈할수 있는 협상의 기술이야말로 꼭 필요한 준비운동이 아닌가 싶다. ’원칙있는 협상즉 협상 대상자와의 감정과 협상의 목표를 분리하는 점을 강조한다. 극기를 동반한 성의 있는 협상은 다수의 이익을 부르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성공적 방법임을 이 책은 보여준다. ’협상 대상자는 적이 아니라 같은 편이다.‘는 편견을 깨는 이러한 통찰은 책을 통해 얻는 귀한 깨우침이다. 이 지점이 바로 책을 읽는 목적이다.

 

저자는 총 5장의 대제 속에 25권의 고전을 분석하며 책읽기의 즐거움을 권한다.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책과 생소한 책들을 고루 다루었다. 이런 권유가 나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생소한 책들도 펼쳐보고 뭐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너에게아니 나에게 이 책을 기꺼이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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