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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브게니 오네긴·대위의 딸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3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최선 옮김 / 민음사 / 2023년 12월
평점 :
소설의 주제는 "명예는 젊어서부터 간직하라"는 것이다. 주인공 그리뇨프는 죽음의 위협 앞에서도 군인으로서의 지조와 인간적 명예를 지키는 인물로 그려잔다.
푸시킨은 '희대의 반란군 우두머리' 푸가초프를 단순히 악인으로 그리지 않고, 은혜를 잊지 않는 의리와 고뇌를 가진 입체적 인물로 묘사하며 휴머니즘적 시각도 보여준다.
책은 사실주의적 고증을 바탕으로 18세기 러시아 사회의 모순과 귀족-민중 간의 관계를 생생하게 재현했다.
그리뇨프가 눈보라 속에서 푸가초프를 도와주고 훗날 목숨을 구함받는 '토끼 털외투' 일화처럼, 우연한 선행이 운명을 바꾸는 전개는 사건을 흥미롭게 만드는 친숙한 구조이다.
화려한 수식어보다는 절제된 언어를 사용하여 사건 전개가 빠르고 유쾌하게 읽힌다. 이는 당시 러시아 산문 문학의 새로운 흐름의 시작으로 평가받는다.
제목의 주인공인 마리아(대위의 딸)는 수동적인 여인상에서 벗어나, 사랑하는 이를 구하기 위해 직접 여제를 찾아가 무죄를 호소하는 용기 있는 인물로 묘된다.
푸시킨은 작품을 통해 강제와 폭력에 의한 혁명보다는 인간적인 도덕성과 점진적인 변화를 옹호하는 보수적 자유주의 사상을 피력했다.
또한 절대 권력자인 예카테리나 2세와 반란군 지도자 푸가초프 모두를 주인공의 조력자로 설정함으로써, 선악의 이분법을 넘어선 통찰까지 보여주었다.
이 작품은 역사적 기록물을 예술적 산문으로 승화시킨 명작으로, 오늘날에도 "러시아 문학의 정수"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