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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원문독해손자병법 - 완역으로 만나는 손자의 지혜
김희찬 / 유페이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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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될 수 있겠다. 아직 다 읽어보지 않았지만 하루에 목차 하나씩 읽어가는 재미가 나름 있었다. 한문의 의미나 쓰임이 다양하여 독해 방식에 따라 내용을 이해하는 깊이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원문에 대한 이해력이 높은 번역가가 필요한데 책의 난이도나 깊이가 수준이 높다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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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보그 가족의 밭농사 - 조기 은퇴 후 부모님과 함께 밭으로 출근하는 오십 살의 인생 소풍 일기, 2023년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
황승희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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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 서평단 활동으로 책을 몰아치듯 읽다가 잠시 편한 독서의 시간을 가졌다. 마음이 편해지는 독서를 하고 싶어서 찾은 책이 이 책이다. '조기 은퇴 후 부모님과 함께 밭으로 출근하는 오십 살의 인생 소풍 일기' 라는 책 표지에 적힌 설명이 이미 힐링 그 자체였다. 조기 은퇴라는 꿈만 같은 삶을 보내는 이야기라는 점, 부모님과 함께 밭 일을 하는 모습에서 기대되는 목가적인 분위기, 오십 살 인생 선배의 묵직한 이야기를 기대하며 책을 펼쳤다. 그리고 감히 언니라고 부르고 싶은 마음이 들 만큼 작가님과 작가님의 인생에 대해 편하고 긴 대화를 나눈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책이었다.


우리 아빠는 귀농을 진지하게 계획하고 계신다. 지금도 고향에 작은 밭에서 큰아빠랑 농사를 조금씩 하고 계시는데 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사실 전혀 농사일을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 밭으로 향하는 작가님의 매일이 부모님과의 여행같아 보여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농사는 아니더라도 늙은 내가 더 늙은 부모님과 무엇이든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과 비슷하게 나도 가부장적인 아버지 밑에서 눈치보며 지내는 엄마에 대한 연민을 느낀 적이 많았다. 연민을 느낌과 동시에 가부장제에 반항하지 않는 모습에 답답함과 분노를 느꼈고 엄마가 아빠를 저렇게 만든거야라는 원망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사춘기 시절 부모님과 뜨거운 감정과 가시돋힌 말들을 많이 주고 받았었다. 아이를 출산하고 지금 나에게 가장 친한 친구이자 가장 편하게 기대어 쉴 곳은 엄마다. 친정이 멀리 있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아기를 키울 수 있는건지 상상이 안될만큼 내 육아는 남편보다도 엄마의 지분이 크다. 모든 엄마는 그 딸의 딸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데 진짜 좋은 생각인 것 같다. 자존감을 지금보다 20배는 높은 사람으로 키워주고 싶다. 이 일을 다음 생이라는 미지의 세상에서만 해줄 수 있다는 점이 슬프고 미안해진다.


작가님의 공룡 장난감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귀여우면서도 마트에서 자신의 장난감을 고르기 위해 어린이 코너를 서성이는 어른을 보며 가졌던 무례한 연민을 반성했다. 어른이 되면 감정 표현에 조심스러운 자리가 많아지면서 점차 표현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계속 좋아하면서 소소한 행복을 느낄 줄 아는 어른이 되는 것이 멋있어 보였다.


엄마가 나이드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러운 모습이라는 것을 알지만 엄마보다 내가 더 유난을 떨게 된다. 내가 아기를 낳았기 때문에 엄마는 어쩔 수 없이 할머니가 되었지만 그건 호칭이 그럴 뿐 우리 엄마는 아직 할머니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다. 내가 아가씨에서 아줌마가 되는 것보다도 더 싫었는데, 그 호칭 하나로 생각하기도 싫은 언젠가의 이별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나이 많은 어떤 할머니의 모습이 내 엄마의 모습은 아니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면서도 자가당착이라는 표현에 조차 동의를 할 수가 없는 마음이다.


인생의 선배에게 배우는 삶을 바라보는 현명한 관점이고 예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한 송이의 꽃이 아니고 여러 꽃이 피어 있는 정원을 가꾸고 있는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 회사, 점수 이런 것들로 채우기 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냄으로써 자라나는 예쁜 꽃들로 채우고 싶다. 지금은 우리 아들과 함께 키우는 꽃에 물을 많이 주고 있지만 내 넓은 정원을 두루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봐야겠다.


 이 책이 읽기 좋았던 것은 그냥 단순히 나보다 오래 산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자기 성찰의 시간을 충분히 가져본 어른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아주 따뜻한 어른들의 삶을 구경하러 왔다가 내가 중년의 어른이 되어 있을 때 놓치지 말아야 할 것, 후회하지 않을 것들에 대한 귀중한 조언을 얻은 것 같다. 무엇보다 나이 든 부모님과 함께하게 될 미래가 작가님처럼 소풍같은 하루 하루가 되면 좋겠다는 바램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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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반쪽사 - 과학은 어떻게 패권을 움직이고 불편한 역사를 만들었는가
제임스 포스켓 지음, 김아림 옮김 / 블랙피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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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과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들을 떠올려 보았을 때 동양인이 한 명이라도 떠오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고대 과학은 동양에서 시작했으나 근대 과학은 서양 특히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는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다. 정말 과학의 발전이 불균형한 것이 맞을까? 이 책은 이 질문에 대해 객관적인 반박 자료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IT 강국의 입지가 탄탄하고 수학, 과학교육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수준이 높다고 평가받지만 세계 역사에 기록될 위인은 쉽게 떠올리기 힘든 것에는 그 세계사를 서구 국가들이 쓰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의심된다.


아프리카나 아랍에서 과학의 발전이 어땠는지 단 한 번도 궁금해보지도 않았던 것에 반성하게 되고 역사를 점령한 서양 국가들의 세력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유명한 물리학자들의 이론이 다른 나라 물리학자들에게 영향을 받아서 생겨나는 과정들이 흥미로웠다. 코페르니쿠스보다 이슬람 천문학자들이 먼저 천동설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나는 이 사실을 전혀 들어본 바가 없었다. 책을 펴자마자 마주하는 사진 자료 중 가나 구글 Ai 센터 소장을 보면서 '아, 나 정말 편협한 생각을 가지고 살았구나.' 싶었다.


대항해 시대부터 신냉전까지 과학의 역사를 다루면서도 꽤 많은 사진 자료가 수록되어 있어서 책 읽는 내내 흥미를 잃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워낙 다양한 국가들의 과학 역사를 다루고 있어서 이국적이고 낯선 사진이 많았고 천문대를 보면 우리나라 첨성대가 생각나면서 아주 작은 나의 지식들과 연관 지어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화학을 전공해서 원자 구조의 발견 과정에서 일본 과학자의 논문 발표가 영국 물리학자 어니스트 러더퍼드보다 앞섰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흔히 접할 수 있는 위인 전집에서는 다루지 않는 전 세계 과학자들에 대한 소개뿐 아니라, 세계사를 함께 다루고 있어서 전체적인 세계의 흐름을 과학 발전의 시선으로 볼 수 있었다. 또한 나는 최근에 신대륙 발견과 관련된 책을 읽었었기 때문에 4부 이데올로기 전쟁과 그 여파부터 읽었는데 이런 전문 지식의 서적은 내가 원하는 대로 골라서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책을 읽을 때 관심 주제의 내용부터 읽는 독서 방법도 추천하고 싶다.

책 두께가 꽤 두꺼워서 아기 옆에 누워서 읽기는 좀 힘들었다. 다루고 있는 내용이 방대해서 낯선 인물이나 과학 장비의 소개를 하나하나 기억하기는 어렵지만 과학을 공부했던 사람으로서 꼭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일본의 과학사에 대한 소개도 많았지만 우리나라의 얘기가 없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또한 우리나라가 세계사에서 차지지는 입지의 차이일 뿐이라고 위로해 본다. 책을 덮고 나서 아주 오래전부터 세계는 끊임없이 소통해오고 있었었으며 우리가 아는 과학은 정말 딱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알고 있던 반쪽도 온전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기분 좋은 의심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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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 마늘에서 초콜릿까지 18가지 재료로 요리한 경제 이야기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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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8가지 음식 및 식재료 얘기로 가볍게 시작해서 자연스럽게 경제 이야기로 넘어가면서 독자를 현혹시킨다. 내가 받은 샘플 북에는 머리말과 고추, 향신료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다른 재료 이야기를 읽어보진 못했지만 보통 주제 음식과 관련된 작가님의 가벼운 경험담으로 시작해서 연관이 있는 듯? 끼워맞춘 듯한 경제 이야기로 넘어가게 되는데 그게 또 연결고리가 있어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학생 때 인기 많은 선생님의 수업들은 다 이런 방식이었던 것 같다. 선생님 이야기를 홀려서 듣다보면 어느 덧 교과서 내용 몇 페이지가 지나있을 때가 있는데 마치 그런 재밌는 수업을 들은 기분이었다. 무거운 내용은 아니지만 내가 읽고 지나온 내용이 가볍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을 읽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작가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재미 없고 관심없는 주제의 책이더라도 작가가 비전문가들에게 얼마나 재밌게 정보를 전달해주는 지가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정보의 정확성이 객관적으로 보장된다는 가정 하에. 작가는 장하준 교수님으로 현재 런던대학교 경제학과에 교수로 재직중이ㅅㅣ라고 하니 엄청난 엘리트이신 것을 알 수 있었다. 심지어 이 책에 옮긴이가 있는 것으로 보아, 원고를 영어로 쓰셨나 보다. 심지어 출판사에 나와있는 추천사는 모두 외국의 유명 저널이거나 뭔가 익숙한 것 같으면서도 낯선 ~타임지 였다. 와우.


이전 작품들 중 나쁜 사마리아인들에 대해서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읽어보지 않은 이유는 나는 경제 관련 서적을 잘 안 읽기 때문이다. 잘 못 읽는다고 해야 더 맞을 수도 있는데, 좀체 끝까지 다 읽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과를 전공해서 사회 과목과 관련된 분야는 글을 읽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편이다. 이번 책도 다시 읽고 천천히 읽은 문장이 여러 개 있었지만 끝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비록 샘플북이었지만 사회탐구영역에 까막눈인 이과생에게 경제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달해주신 것 만으로 이 책을 많은 분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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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를 올리며 - 나를 키운 작은 가게들에게
봉달호 지음 / 다산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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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님이 어릴 적 부모님이 운영하셨던 가게와 사업의 일대기부터 작가님의 직업의 변천이 모두 담긴 한 가정의 대서사가 담긴 책이다. 한 가정의 일대기가 이렇게 재밌을 수 있을까 싶은 것은 작가님의 글솜씨 덕분인지 작가님의 부모님이 대단하신 덕분인지 모르겠다. 동네 구멍가게를 운영하던 분들은 갑자기 농약 장사를, 갑자기 고추 농사를, 갑자기 갈비집을 운영하시는 이 인생의 알 수 없는 흐름이 흥미진진했다. 엄청난 성공을 이루기도 하고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다 잃기도 하는 역동적인 인생의 굴곡이 한 편으로는 부럽기까지 했다.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을 하는 부모님 밑에서 안정적인 삶을 살아와서 인생의 굴곡이 크지 않은 나로서는 정말 복에 겨운 소리지만 '찐' 삶의 모습같아 보여서 나의 인생보다 훨씬 더 대단해보였다.

이 책은 작가님의 일대기가 담겨있기 때문에 평범한 날들도 있고 나도 경험해본 성장의 순간도 담겨 있다. 작가님과 나의 차이라면 나도 경험해 본 감정인데 내가 어떤 일을 겪으면서 이런 감정을 느껴봤는지까지는 기억이 잘 안난다는 점이다. 나도 살면서 언젠가 책 한권을 써 볼 수 있을까 꿈꾸다가도 이런 책을 쓰는 편의점 점주님을 보면 더욱 엄두가 안나게 된다. 세상에 나보다 대단한 사람은 정말 너무 많구나 싶을 만큼 작가님의 인생을 흥미롭고 감명깊게 읽었다.

작가님은 현재 편의점 점주이면서 글을 쓰고 계신다. 거쳐온 직업과 직장도 여러가지이고 삶의 무대가 한국에 국한되지도 않는 진짜 경험이 많은 굵직한 삶을 살아오셨던 것 같다. 인생에 고난이 많으면 그것을 이겨내는 승리의 순간도 많아지게 되고, 또 다 지나오고나면 이렇게 책 한권이 나올 만큼 기억에 남는 날들로 남아서 그 사람의 내면을 가득 채우게 되는 것이구나, 감히 이것이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삶을 책으로 쓴다고 하면 나는 어떤 순간들이 떠오르게 될까? 작가님의 인생은 가게 셔터문이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을 따라가면서 흘러갔다면 나의 인생은 어떤 줄기를 따라가면서 그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괜히 뭔가 대단한 인생의 변화를 꿈꿔보기도 하면서 아직도 미국에서 사업에 도전하고 계시는 작가님의 아버님처럼 끝나지 않은 내 남은 인생을 기대해보면서 책을 덮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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