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 오브 라이프 - 삶을 마감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아서
사사 료코 지음, 천감재 옮김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은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이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집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게 도와주는 재택의료 종사자. 병원의 이런 저런 제한에 얽매이지 않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하고 싶은 것을 하려는 환자를 성심성의껏 지원한다.

병세가 깊어졌음에도 가족들의 소원인 조개캐기 여행을 떠난 환자, 임종을 앞두고 있지만 자신의 집 마당에서 사람들을 초대해 연주회를 연 환자 등 환자의 입장에서 최대한 환자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며 상태가 급변했을 때를 대비해 각종 의료 장비를 갖추고 늘 긴급사태를 대비한다.

논픽션 작가인 사사 료코는 이 원고를 쓰기 위해 교토의 와타나베 진료소를 찾는데 거기에서 모리야마라는 온화하지만 열성적인 간호사를 만난다. 2013년부터 진료소에서 그와 함께 많은 환자를 만나고 마지막을 함께 하지만, 잠시 글을 쉬는 사이 2018년에 모리야마가 췌장암 말기라는 소식을 듣는다.

많은 사람의 죽음을 지켜본 간호사였기에 자신의 죽음에도 전문 지식을 활용해 준비해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모리야마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놀면서 알 수 없는 자연치유, 영적인 힘 등에만 관심을 보인다. 모리야마를 다시 만나 6년만에 재택의료 글을 다시 쓰게 된 작가는 마지막에야 그의 뜻을 이해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 암이나 다른 병으로 젊은 나이에 언제는 저 세상으로 떠날지 모르는 인생인데 마지막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누구에게나 어려운 두려운 문제인 듯하다. 여생이 몇 달, 몇 주, 며칠일수도 있는 사람들이 충만한 마지막을 보내고 세상과 이별한다. 정답은 없겠지만 이런 방식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와타나베 진료소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가족을 둔 작가 개인의 간병 이야기도 담고 있다.

암과 치매 등 가족의 힘으로만 돌보기 힘들 때 꼭 필요한 간병 시스템. 환자를 배려하며 최선을 다해 필요할 때 언제든 달려오는 와타나베 진료소 직원들 의료 종사자가 많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 부모님과 나한테도 언젠가 필요할지 모르는 주제였는데도 생각해본 일이 없던 것 같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시한부 환자들의 상황을 자세히 알 수 있었고 그들 뿐만 아니라 남겨진 가족을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어 좋은 경험이 되었던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