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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으로 읽는 티벳 사자의 서
강선희 지음 / 불광출판사 / 2008년 12월
평점 :
재가수행자 강선희의 <체험으로 읽는 티벳 사자의 서>는 어렵고 관념적이기 쉬운 티베트 불교의 사후 세계관을 저자의 실참(實參) 경험과 현대적인 사례를 통해 대중적 언어로 풀어낸 책이다.
이 책은 파드마 삼바바의 원전 사상을 바탕으로, 죽음 이후 49일간 의식이 겪게 되는 세 가지 바르도(Bardo, 중간 상태)의 과정을 명확히 안내해 준다.
• 바르도와 해탈의 단계적 제시: 의식이 육체를 떠나는 순간의 '치카이 바르도', 본질의 빛과 환영을 만나는 '초에니 바르도', 환생의 길로 접어드는 '시드파 바르도'를 단계적으로 설명하며 사후에도 해탈할 기회가 있음을 강조한다.
• 현실적 영가 천도와 빙의 현상: 관념적 이론에 그치지 않고, 죄업으로 방황하는 영혼들이 산 사람에게 미치는 빙의 현상과 이를 다스리는 실제 천도 과정을 구체적으로 다룬다.
• 전통 장례문화와의 접목: 티베트의 사상과 한국의 전통 49재 및 장례문화를 연계하여, 사후 세계에 대한 동양적 지혜가 우리의 삶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까지 비교·분석하고 있다.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미덕은 원전이 가진 고도의 종교적 진입장벽을 '체험'이라는 열쇠로 허물었다는 점이다.
마치 곁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듯 친근하고 흥미진진한 구어체 스타일을 구사하여 불교 교리가 낯선 독자도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위빠사나, 간화선, 티베트 불교를 직접 수행한 저자의 이력과 10여 년간의 호스피스 임종 동행, 임사 체험자들의 증언을 결합하여 텍스트에 강력한 현장감과 신뢰성을 부여한다.
또한 고대 스승들이 직관한 정신세계를 칼 융의 심리학적 해석이나 현대 과학의 관점과 비교하며 서술함으로써 현대인들이 논리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다리를 놓아준다.
이 책은 죽음을 공포나 허무의 대상이 아닌 '삶의 연속선상에 있는 거대한 전환기'로 인식하게 만든다. 윤회와 해탈이 죽은 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마음가짐(명상과 정화)과 직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웰빙의 화두를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