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은 한국 여성인 내가 바닷가에서 누드로 있는 사람들을 난생처음 목격하고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보고 재미있어했다. 그는 나에게 이 기회에 한번 같이 누드를 시도해 보자고 짓궂은 제안까지 했다.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서 절대 그럴 수는 없노라고 했다. 누드를 시도하는 일 자체도 내게는 엄청난 일이지만 가습 하나를 잃은 몸으로 시도한다는 것은 언감생심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나의 속사정을 전혀 모르니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나는 목표로 세운 10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블랙스 비치로 와서 치유를 위한 누드 리츄얼을 성공적으로 해내었다. 횟수가 거듭될수록 누드가 더욱 자연스러웠고, 그 누구의 시선에도 흔들림 없이 당당하게 그 자유함을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