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을 촬영하는 방사선사입니다
류귀복 지음 / 지성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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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브런치스토리에서 천재작가로 통하던 류귀복 작가님의 첫 책이다. 그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치과에서 근무하는 방사선사이다. 결혼 직후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중증 난치질환을 진단받고 병원직원과 환자를 겸업하고 있다고 자신의 괴로움을 유쾌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은 지성사에서 출간된 책으로 '또 다른 일상 이야기' 시리즈에 속한다. 내가 처음 출간작가를 꿈꿀 때 롤모델로 삼았던 책으로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다. 처음 출간을 할 때는 직업물로 시작하는 것이 부담이 덜 하다는 글을 읽었다. 나는 간호사이고 그는 방사선사이다. 물론 직업적으로는 다른 분야이지만 둘 다 병원에서 근무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렇기에 병원 근무를 하면서 겪게 되는 노곤함과 딜레마의 감정을 공감할 수 있었다. 더욱이 그는 방사선사 중에서 거의 최초로 출간을 한 작가라고 하니 더욱 호기심 섞인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책의 목차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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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글에는 따뜻함과 유쾌함이 여기저기 묻어난다. 첫 책을 내면서 그의 이런 부분이 좋아서 책에 밑줄을 그으면서 보기도 했다. 에세이에 밑줄을 그으면서 보는 나도 참 우습기는 하다.


나의 마음에 큰 울림으로 남았던 문구가 참 많다.


10년 넘게 가운을 입고 병원에서 일을 하다 보니 '평범한 일상은 지옥보다는 천국에 더 가깝다'라는 사실을 자주 확인하게 된다. '로비에 성당이 있는 건물'에서 간절히 기도하지 않아도 되는 지극히 평범한 하루, 이 하루가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하루인지 잠시 시간을 내어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하루 앞에 붙는 '평범'이라는 단어는 누군가에게는 '행복'으로 해석되는 꿈만 같은 단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의 역할은 '스펙 좋은 악역'이 소름 끼치는 상황을 연출하기 전, 눈으로 볼 수 없는 부분을 모니터를 통해 눈에 보이게 만드는 도입 부분의 '희망과 위로' 파트를 담당하는 방사선사다.

차가운 커피를 마시는데 이상하게 가슴이 따뜻해진다.

환자는 의료진을 믿고 병원을 찾는다. 그 믿음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놓치기 쉬운 부분까지 꼼꼼히 확인하는 의료진이 늘어나길 바라본다.

"경제적 빈부격차보다 무서운 게 독서 빈부격차이며 삶의 양극화를 만드는 거야"라고 열심히 설명하지만, 그는 조물주가 만들어주신 두 개의 귀를 잘 활용하여 내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

열심히 살아온 사람에게는 그 어떤 아름다운 과거도 현재만 못하다. 과거가 더 아름다운 사람은 그보다 충분히 더 아름다울 수 있는 현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포기하고 싶지 않은 현재를 만드는 건 결국 개인의 선택이다.

평범한 하루는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소중한 하루였던 것이다. 이 단순하지만 의미 있는 사실을 받아들이고부터 삶에 작은 변화가 시작되었다.


첫 책을 출간한 후 그의 책을 다시 꺼내어 보았다. 어쩜.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작가로서 나는 그를 많이 닮고 싶었나 보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이, 별일 없는 그저 그런 하루가 기적 같은 하루라고 믿고 있는 나인데 그의 책을 읽으면서 영향을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강직성척추염을 앓고 있어서 꾸준한 약물치료를 하고 있다. 나는 심실조기수축이라는 부정맥을 진단받고 강심제를 꾸준히 먹고 있다. 처음에는 심장질환을 진단받은데 슬퍼했지만 그래도 치료가능한 약물이 있음에 감사한 하루를 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 글을 쓰면서 아이러니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었다. '나는 행복을 촬영하는 방사선사입니다'라는 책과 '나는 다시 출근하는 간호사 엄마입니다'라는 책의 공통점이 보인다. 둘 다 직업물이라는 공통점을 가졌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일맥상통한다. 평범한 하루를 감사하게 살자는 이야기다. 이 행복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자는 말을 책을 통해서 풀어가고 있다.


오늘 하루도 특별히 나쁜 일이 없음에 감사해야겠다. 별일 없는 그저 그런 일상이 행복인 것이다. 모두들 기적 같은 하루 보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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