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메뉴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종의 사진 메뉴얼

네 멋대로 찍어라 - 포토그래퍼 조선희의 사진강좌
조선희 글.사진 / 민음인 / 2009년 11월

사진에 그다지 관심이 없더라도 한번쯤은 들어본 이름의 작가를 꼽는다면 조선희가 있을 것이다. 사진도 유명하지만 시원시원한 말투와 행동이 더욱 도드라지는 사진작가. <네 멋대로 찍어라>는 '사진 강좌'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일종의 사진 메뉴얼이다. 사진의 방법적 메뉴얼이 아닌 촬영자의 직관과 감성에 대한 메뉴얼.

카메라도 기계이기 때문에 어떤 버튼을 누르고, 노출의 숫자를 몇으로 하며, 렌즈는 어떤 것을 써야하는지 같은 계량화된 방법 또한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진짜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하여 필요한 것은, 조선희 식으로 말한다면 피사체에게 한발 더 다가가 나의 느낌과 피사체의 느낌에 직접 부딪혀 보는 것이다. 그래서 일단은 마구 찍어보라고 하고, 망설이지 말고 연습을 시작해 보라고 한다. 필름도 아니고 디지털 카메라 시대에는 물질적으로 연습 과정에 있어 망설여지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쪽수가 나와있지 않다. 그 점이 좀 의아했는데, 어떤 페이지를 무작위로 펴서 보아도 되기 때문이어서가 아닐까? 꼭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지 않아도 사진 찍기에 대한 영감을 어떤 쪽수에서도 단번에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