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만드는 아이 그린이네 문학책장
이규희 지음, 토끼도둑 그림 / 그린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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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우리 집 무기 만드는 아이, 둘째가 생각났다.
남녀의 성향에 대해 구분하고 싶지 않고
그렇게 키우지 않겠다라는 신념이 있었는데...
큰 아이는 무기, 전쟁, 싸움에 비슷한 것만 봐도 무서워하는데
작은 아이는 무기, 대결, 전쟁, 장군이 들어가기만 하면 빠져든다. 예전에 태어났으면 군기시에서 일했을까??

매일 박스로 무기 만드는 아이를 보고 있자면...여러 생각이 든다. 택배가 반가워 택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택배박스를 목 빼고 기다리는 아이이니 말이다.

<무기만드는 아이> 는 우리가 잊고 싶어하는 치욕스런 역사 속 상상의 이야기이다.
정묘호란에서 병자호란까지의 끔찍한 전쟁을 겪는 그 시대의 사람, 무걸을 통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인조반정의 사건으로 정권을 잡은 인조는 광해군과는 다른 외교정책을 펼치게 되고 후금은 여기에 반발하여 조선에 쳐들어온다.
힘을 키운 후금은 청으로 이름을 바꾸고
조선에게 군신관계를 요구하지만 청나라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병자호란이 일어나 많은 이들의 삶이 무너지고 망가진다.
병자호란으로 무걸은 사랑하는 가족을 다 잃고 뒷간 옆에 있는 나무로 된 오줌장군에 숨어 목숨을 구하게 된다.
무걸은 혼자만 남게 되어 절망하지만 할머지 친구의 도움으로 양아들로 장사꾼 이정구집에 들어간다.


우연히 청계천을 지나가다 대장간을 보게 된 무걸은 '전쟁터에 나가는 군사들에게 가장 필요한건 칼,화살,화포 같은 무기'라는 아버지의 말을 떠올린다. 
매일 대장간을 찾아가 범개아저씨 밑에서 일을 배우는데 무걸에게는 쇠를 부리는 특별한 재능이 있었다. 쇠를 다루는 기술을 익혀가는 도중 우연히 무뢰배들에게 희롱당하는 연두를 구해주고 무기를 만드는 군기시에서 일하게 된다.

또 다시 전쟁이 일어나게 되고
인조는 궁을 버리고 남한산성으로 도망간다.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병자호란이다.
인조가 세 번 절하고 맨땅에 머리를 아홉 번 찧으면 항복한 치욕스런 역사이다.

고등학교때 병자호란을 배우면서 백성과 종묘사직을 버리고 떠나는 인조의 모습에 왕의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던 생각이 난다.
하지만 윤자경의 '임금이 잡히거나 불모로 끌려가면 우리나라의 종묘사직이 무너진다'는 말에 그럴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나오는 인물을 통해 다른 생각을 접하게 되니 참 겸손해지는 느낌이다.


조선 최고의 병기 기술자가 되기로 마음먹은 무걸이의 이야기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다른나라의 포로가 되고, 국권을 빼앗기고, 노예처럼 살아온 우리의 이야기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치욕스럽지만 잊지 않고 되새겨야 할 귀한 이야기이다. 우리, 아이들 모두 기억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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