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를 따라간 푸트만스 씨 - 2026년 상반기 올해의 청소년 교양 도서 우수선정도서
헨드릭 흐룬 지음, 최진영 옮김 / 드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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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를 따라간 푸트만스 씨』는 읽는 내내 웃다가, 어느 순간 조용히 마음을 건드리는 소설이었다. 숫자로만 세상을 이해하려 했던 푸트만스는 처음엔 솔직히 답답한 인물이다. 감정도 관계도 모두 계산하려 들고, 사람보다 숫자가 안전하다고 믿는 태도는 차갑게 느껴진다. 그런데 어머니의 죽음 이후 그가 보여주는 공허와 상실은 이상할 만큼 낯설지 않다. 누군가에게 세상과 연결되는 유일한 끈이 사라졌을 때의 막막함이 아주 담담하게 그려지기 때문이다.

오로라를 보러 떠난 여행은 거창한 치유의 여정이라기보다, 불편함과 어색함의 연속이다. 특히 낯선 사람들과 같은 버스를 타고 움직이는 설정은, 관계를 피하며 살아온 푸트만스에게는 거의 고문에 가깝다. 그럼에도 이 소설이 좋았던 이유는, 변화가 극적으로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갑자기 밝아지지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지도 않는다. 다만 작은 순간들 속에서 숫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이 스며든다.


읽고 나서 가장 오래 남은 건 ‘우리는 모두 각자의 푸트만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나 역시 상처받지 않기 위해, 혹은 편해지기 위해 세상과 거리를 두고 나만의 기준 뒤에 숨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이 책은 희망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어둠 속에서도 누군가와 나란히 앉아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오로라처럼, 인생의 가장 추운 순간에만 볼 수 있는 빛에 대해 조용히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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