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합본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상수 옮김, 배미정 그림 / 신세계북스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고양이의 시각에서 본 인간의 천태만상.
이 책은 1905년 1월 부터 8월까지 연재되었던 내용을 묶어 책으로 편찬했다.

 
나쓰메 소세키는 1867년 태어났고 1916년 내출혈로 사망했으며 젊은 시절부터 위계양과 예민한 신경증으로 고생했다.
소세키의 시대는 한국의 조선통신사의 마지막 방문이 끝난 1811년으로 부터 100년 안팍이다.
이 책 역시 당시의 일본 시대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이쯤 한국은 어땠을까?
책을 읽는 시종일관 한국의 시대상황을 머리에 떠올렸다.

 
1840년에 중국은 아편전쟁으로 개항되었고 일본은 도꾸가와 막부시대가 끝다고 메이지유신이 시작되면서 1854년에 개항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에야스를 좋아한다. 만약 막부시대가 지속되었다면, 정한론이 대두되면서 일본의 침략이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일본의 침략없이 자연스럽게 개방이 되었다면, 그때문에 중국과 미국의 연합군이
조선을 나누지 않았다면 우리의 역사를, 저 넓은 요동과 만주땅을 잃어버리지 않았겠지.

어쨌든,
1863년 고종(1863-1907)이 즉위하면서 흥선대원군이 세력을 잡고 쇄국정치가 시작되었다.
고종의 친정이 시작되면서 1876년 외세의 강요에 의한 개방을하게 된다.
1910년 일본의 침략으로 1945년까지 35년간 일본의 식민치하가 되면서
우리의 역사마저 잃어버리는 비통한 상황이 되었다.

각설하고 이책을 꽤나 오래 집중해서 읽게 되었다.
내용의 무게도 무게이려니와 당시의 일본시대상황, 신분이나 계층간의 세밀한 묘사는 물론,
일본인들이 겪는 내면과 외면적인 갈등을 그대로 느낄수 있으며
예술과 문학의 세계적인 흐름을 알게 해준다. 시대는 반복된다, 고 생각한다.

이것은 비단 1900년대뿐만아니라 2000년을 달리고 있는 나의 혹은
우리세대의 갈등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쓰메 소세키라는 작가가 일본문학 100년 사상 최고의 국민작가로 불리게 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 다만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자기 마음뿐이거든.

  마음만 뜻대로 할 수 있는 수업을 한다면."

 

...서양인이 하는 방식은 적극적이다, 적극적이다 하고 요즘 꽤나 유행하는데, 그건 커다란 결점을 갖고 있다고.

첫째, 적극적이라지만 한이 없는 얘기야. 언제까지 적극적으로 버티어 나가더라도, 만족할 영역이라든가 완전한 경지까지는 갈 수 없는 법이거든.

저편에 노송나무가 있지. 저것이 눈에 거슬린다고 없애버린다. 그러면 또 저편의 하숙집이 다시 방해가 된다. 하숙집을 철거시키면, 그 다음 집이 신경질을 낸다. 어디까지 가도 한이 없는 얘기지. 서양인의 방식은 모두 이거야. 나폴레옹이건 알렉산더건, 이기고 만족한 자는 하나도 없어.

남이 기분에 거슬린다고 싸움을 한다. 상대방이 지지 않고 법정에 소송을 한다.

법정에서 이긴다. 그것으로 끝나는가 하면, 천만에 말씀이지. 마음이 침착, 안정은 죽을 때까지 애쓰고 애써도 얻어지지 않는다.

과인정치, 군주정치가 나쁘니 대의정치 체제로 한다. 대의정치가 나쁘니, 다시 무엇인가로 하고 싶다.  강물이 건방지다 해서 다리를 걸친다. 산이 거슬린다 해서 터널을 판다. 교통이 복잡하다 해서 철도를 깐다.

그런다고 영구 만족이 얻어지는 게 아니지. 그렇다고 해서 인간인 걸,

어디까지나 적극적으로 아집으로 밀고 나갈 수는 없는 법이지.

서양의 문명은 적극적이요, 진취적일지도 모르지만, 필경은 만족하지 못하고 일생을 사는 사람들이 만든 문명이거든.

일본의 문명은 자기 이외의 상태를 변화시키서  만족을 얻으려는게 아니지.

서양과 크게 다른 점은, 근본적으로 주위 환경을 움직일 수 없는 것이라는 일대 가정하에서 발달했다는 것이야. 부모 자식 관계가 재미없다 해서, 유럽사람들처럼 이 관계를 개선해서 안정을 얻으려는 게 아니지.

부모 자식관계는 종래대로요, 도저히 움직일 수 없는 것으로써, 그런 관계 밑에서 안심을 구하는 수단을 강구함에 있는 거야. 

그러니 자네 좀 보시게나. 선가에서나 유림에서나 필경 근본적으로 이 문제를 포착하는데, 제 아무리 위대하다 한들 세상사는 도저히 제뜻대로 되는게 아니야. 지는 해를 돌이킬 수도, 가모가와 물을 거꾸로 흐르게 할 수도 없지.

다만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자기 마음뿐이거든. 마음만 뜻대로 할 수 있는 수업을 한다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