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이란 그때 그때의 스릴과 범인이 누구일까 순간 가슴을 바짝 조이게만드는 긴장감을 제외하면 무엇이 남을까.. 이 책을 보기전엔 통속적 마음이었다. 이런 보편적 시각을 무마한 일등공신이라면 아이리쉬의 비의적 문체일것이다. 추리소설이라하지만 사건과 사건에만 취중하지아니하며 탄탄한 문장력에다 다소 슬픈 젊은층의 비애같은것.. 이 절묘히 섞인 이 책은 제목이 예사롭지 않아 보여 우연찮게 읽게되었는데, 아마도 그날은 행운이 좀 따르지 않았나 싶을정도로 읽고난 뒤의 나는 흡족함으로 달아올라 있었다.주인공의 알리바이를 증명해줄 유일한 이 여인은 그와 단 하룻밤의 데이트를 제외하곤 실체를 들어내지 않는데, 이런 스토리는 읽는이에게 다음페이지를 빨리 넘기기게 충만하다. 또한 추리소설의 기본적 요건이라 일컫는 기막힌 반전과 의외성, 범인이 전혀 짐작할수 없었던 인물이기에 이 소설을 앉은 자리에서 두 번 읽게되었다. 또 하나 아이리쉬를 높이 폄하자면 군데군데 보게되는 등장인물들의 재치있는 말들이다. 블랙유머라할까, 바텐더의 비밀을 캐물으려는 '환상의여인'의 대리아가씨가 무언으로 지켜보자, 낯뜨거워 참다못한 그가 '왜 자꾸 쳐다보는거요?'라는 질문에 아가씨는 '설마요.' 라든가, '제게 시선이 고정되었나봐요.' 라며 태연히 응수하는 대화들.세계 3대추리소설이라 불리우는 세 편을 다 보았지만 환상의 여인만큼 탄탄한 문학성이 돋보이는 견줄만한 것은 보지 못했다. 보는 이는 후회하는 일은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