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주의자 오늘의 세계문학 21
나딘 고디머 지음, 최영 옮김 / 벽호 / 1987년 9월
평점 :
절판


시작부분이 상징적이다. 메링이 차를 타고 농장의 집으로 가던 중 아이들이 새알을 가지고 놀고있다. 헤세의 <데미안>의 구절이 연상되는 장면이랄수 있을것이다.

중년의 사내, 부인과 이혼을 했으며 아들은 그보다 어미를 반기며 남색을 밝히고 세상으로 나가려한다. 굳이 게이라고 언급되지는 않으나 아들과 아버지의 삶의 태도가 퍽 대조적이다.

그는 어떠한가, 잠시 그의 일상을 훑어본다. 농장과 사무실 그리고 도시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 소유한 것이 많다. 또한 농장에서나 사무실에서나 그는 군림한다. 그리고 괴팍하지도 않으며 젠틀한 구석을 쉽게 엿볼수있다. 하지만 챗바퀴굴리는 다람쥐의 생활과 썩 다를것이 없는 그의 일상이다. 그는 농장에서, 아름드리 나무들 밑에서 자신만의 자유로운 공간을 음미한다. 해서 그는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빠짐없이 농장으로 오곤하는것이다.

자신만의 공간, 현시대 개인의 빠질수없는 소유인 자신만의 세계는 이 소설에서 부정적으로 다루고있다고 하겠다. 그는 자신의 가슴, 나아가 모습을 세상에 펼쳐보이지 않는 알속에 갇혀 지내는 보수주의자, 보호주의자인것이다. 애인도 떠나가고 남아공화국에서 그자신같은 백인이 우위를 점하고 있겠으나, 자신을 가두는 한에서인듯하다. 한 처녀의 유혹으로 덜미를 잡힌그가 흔적없이 사라지는것, 그것은 백인보다 흑인들을 향한 작가의 고갯짓으로 보인다. 아프리카는 흑인들이 주인이니까.

이 소설은 독서에 속도가 붙는 유형은 아니지만 만만치 않는 여운이 있다. 그 여운이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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