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이상한 이름 - 충돌하는 여성의 정체성에 관하여
멜리사 호겐붐 지음, 허성심 옮김 / 한문화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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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안 어울리는 책이지만 기회가 되어서 읽게 된 책이다.

엄마라는 이상한 이름.

나에게 안어울린다 이야기 한건 나는 일단 근 미래에는 확실히 엄마가 될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에. 알아두어도 좋겠지만 굳이 알 필요가 잇을까? 라는 의구심이 드는 내용들이다. 뭐 물론 도움이 아에 안되진 않겠지. 내 친구들도 아가들을 낳았고, 인생은 모르는 거잖아, 내가 갑자기 애기가 낳고 싶을 지. (현재는 내 남자나 나나 워낙 딩크라서. 내 남자도 아가보다는 나와 함께하는 미래를 꿈꾸는 분이고, 나도 아가를 낳아서 굳이 그 힘든과정을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 고양이도 못 키우겠는데 아가를 어떻게 낳아 이런 느낌이다)

뭐 이건 완전 나만의 사정이고, 이 책의 쓸모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아니다. 책이라는 건 각자 필요한 주인이 따로 있는 법이고 나의 책을 찾기위해 다양한 분야를 읽어보는거니까.

 

엄마가 되었고 세상이 뒤집혔다!

책 앞에 써있는 이 문구가, 참 의미심장하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도 그럴것이 온전히 내가 책임져야하는 생명체가 생기고, 그 생명체는 자기 혼자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나를 닮은 꼬물꼬물 예쁘기까지 하지. 삶의 패턴이 바뀌게 될 것이고 우선순위가 바뀔것이다. 집에 있는 물품들도 완전 다 바뀌겠지. 지출의 방향도 완전히.

...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정말 내 우주가 혼돈으로 들어갈 것 같다. 다들 이 걸 어떻게 하는거지?

책을 읽어보니 단순히 삶의 이런 겉모습만 바뀌는게 아니다. 여자는 심지어 몸의 상태도 완전히 변화한다.

 

 

호르몬의 변화는 물론이고, 아가가 몸 안에서 크면서 자궁이 커지기 때문에 온 몸에 뼈의 위치도 변화한다. 그리고 아기를 낳으면서 그게 다시 수축하는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 그러면서 몸의 통증도 심해진다. 이 책에는 통증에 대해 간단히 적혀있지만, 친구들 보니 장난 아니더라. 병원을 안 다는 애가 없어. 관절 부분은 다 한번씩 망가진다고 봐야한다. 온 뼈가 다 움직였는데 아가를 안고 봐야하니까 몸이 남아나질 않는거지 이런 점 말고도 호르몬의 분비변화로 뇌구조도 변화한다. 인지력이 조금 떨어지지만 아이와의 유대가 더 끈끈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근데 재미있는건 이런 호르몬 분비의 변화는 여성에게만 일어나는 건 아니라고 한다. 남성 동성커플에서도 주 양육자에게 동일한 일이 일어난다고 하니까. 전에 모던패밀리에서 나온 미첼과 캠 커플이 생각이 났다. 릴리를 키우면서 캠의 호르몬 변화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그게 전혀 없는 이야기는 아니었구나 싶었지.

어찌되었든, 엄마의 역할을 하는 사람은 정말 많은 것을 경험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호르몬의 변화로 감정적인 출렁임을 경험할 것이고, 아이를 낳은 여성은 신체적 변화까지. 게다가 내 삶의 중심이 (적어도 한동안) 나에게서 생전 처음 아가에게로 바뀌어버린다.

정말 온 우주가 뒤흔들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저자는 이러한 변화를 겪는 여성들은 그런 신체적 혹은 정신적 고통 뿐 아니라 사회적인 압박도 겪는다고 사회를 비판한다. 서구세계역시 엄마들은 힘들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저자는 영국사람이니까

여기에는 한 예시가 나오는데 옜날 일이긴 하지만, 아가를 임신했기 때문에 더이상 강의를 할 수 없는 학교 교사가 나온다. 그녀는 '만약 내 뱃속에 종양이 자라고 있다면 돌아올 수 있겠지만 아이가 있기때문에 돌아올 수 없다'라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배가 나오면서 아이들에게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이후로 퇴사를 종용당했다.

영국도 이런 점들이 있구나, 싶었다. 우리는 서구 세계에대한 묘한 환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들이 좀 낯설게 느껴지니까. 물론, 미국이 우리보다 훨씬 인맥이 중요하고, (그들은 대학교 클럽내 인맥에 목숨을 건다고 들었다) 정말 살인적인 스케줄로 움직이는 직업들도 많은걸로 알고 있다. 능력위주 성과위주의 문화이기 때문에 살인적인 직업들은 또 그만큼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기도하다.

하지만 유럽은 조금더 여유롭고 관대한 문화일거라 생각했는데, 일단 영국은 아니구나 싶었지.

 

그리고 이 부분 엄마의 특권 의식이라고 하면서 비아냥 대는 어투나 '감옥살이를 하기 싫으면 죄를 짓지 말라'라는 표현은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낳는걸 '죄'라고 이야기 하고 당연히 '죄'를 지었으니 ' 감옥'을 가야 한다라고 표현하는건 너무 가혹하지 않나. 신성한 생명의 탄생이 절대 해서는 안되는 죄악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그리고 아이를 돌보기 위해서 일찍 끝나야 한다는 걸 '모든걸 달라고 조른다' 라는 표현을 쓴것도 기이하다. 여성 혐오가 만연한 사회인가 싶을정도다.

물론 그 생각은 한다. 아이를 돌봐야 해서 자율적으로 시간을 쓰는 거에는 나는 개인적으로 찬성이다. 아이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자율적으로 업무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게 좋겠다. (물론 가능한 업종에서만! 안되는 업종도 있으니 안되는경우는 패스!) 그리고 일 한 만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 업무가 아이를 키우며 줄었는데 동일한 수당을 주는 건 불합리 하지.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 연봉은 내 성과에 따라 결정되는거고, 아이를 키우면서 성과가 나지 않았다면 아쉽지만 적은 월급을 받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만약 위의 이야기가 여성이 원하는 것이라면, 나는 절반정도만 찬성이라는 이야기. 아이를 낳고 기르는 상황은 서로 배려하고 존중해야하는 게 맞지만 급여는 성과만큼 가져가는게 맞다.

정리하며

이것 말고도 많은 내용들이 들어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드는 여성들의 마음의 변화랄 지, 엄마가 항상 죄책감을 느끼는 이유나, 육아 번아웃 혹은 엄마로서 가져야 하는 정체성에 대해서 자세히 다루고 있다. 이 부분은 정말 엄마가 되려는 분들은 미리 읽어보고 마음의 준비를 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나는 읽으면서 아이를 낳는 건 정말 나의 우주가 바뀌는 것이고 그리고 내가 아이의 우주가 되고, 아이의 우주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았다. 정말 쉽지 않고 어려운 과정이다. 예전에는 무섭든, 어렵든 상관없이 무조건 해야하는 과정이었다면 현대에는 그런것들이 많이 바뀌면서 더욱 기피하는 현상이 심해지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나는 이런 진통들이 꼭 있어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여기면 안되고, 사회 모두가 도와주는 분위기로 가는게 맞으니까.

나와는 관련은 없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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