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아니라 몸이다 -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는 몸의 지식력
사이먼 로버츠 지음, 조은경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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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아침 이 책이 도착하자마자, 후다닥, 들고 가서 읽었다. 무척이나 기다리고 있던 책이었고, 실망시키지 않았다. 하긴, 학술적인 글이 사람을 실망시키긴 어렵지. 많은 예시들과, 의견들이 들어있고,썩 쉽지 않은 이야기임에도, 작가가 잘 풀어내고 잘 정리했다고 생각한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몸이 약해지고 나서는, 몸의 중요성을 항상 생각한다.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이야기는 결국 나에게 하는 이야기 이다. 몸이 힘들면 감정이 바닥치는것은 물론, 그게 생활 태도가대고, 내 생각을 바꾸게 된다. 그건 매우 위험한 일이지.


그래서 몸에 관심이 많은 와중에 지식까지 몸으로 체득한다니 내게 흥미로울 수 밖에.




다시 본론으로.


책 제목을 보자마자 흥미롭지 않은가? 우리는 언제나 뇌를 더 비대하기 만들기 위해 노력해간다. 더 많은걸 머릿속에 집어넣으려고 책을 보고, 뉴스를 읽고 인사이트를 키우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한다.


그런데, 뇌가 아니라 몸이라니. 이 제목은 보자마자 아, 기억력 혹은 사고력을 위해서는 몸의 역할도 중요하구나 라는 생각이 번뜩 스쳤다.


자, 오늘 같이 볼 책은 뇌가 아니라 몸이다, 이다.






표지는, 예전에 봤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와 비슷해서 흥미로웠다. 그것 역시 뇌과학 이야기였으니까. 썩 많이 닮지 않았는데 왜일까 싶긴 하지만 뭐. 어쨌든, 뇌과학은 언제나 흥미로운 분야다.





1부 몸인가 정신인가


여기서는 정신이 어떻게 우리의 생각 (뿐 아니라 지능이나 지식)을 지배하게 되었는지 이야기 해준다. 가장 흥미로운건 역시 처음에 나온 데카르트의 기계인형 딸, 이라는 제목이지 않을까 싶다.



데카르트는, 유기체를 인정하지 않은 대표적인 철학자라고 봐도 좋다. 그러니까 무슨말이냐면, 정신과 몸의 이원론을 이야기한 사람이지. (조금 복잡하지만 이야기해보자) 즉, 정신과 몸은 분리되어있고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그리고 몸보다 정신이 상위적 개념이고, 정신이 몸을 지배한다는 게 그의 주장. 즉, 서로 영향을 준다기보다는 몸은 정신의 완벽한 지배하에 있으므로, 몸은 정신을 표현해주는 도구 일 뿐이라는 거다.



이런 데카르트의 생각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게, 기계인형 딸 이야기이지. 심지어 단어조차 흥미롭잖아. 기계인형 과 딸 이라는 단어의 조합은 무척이나 기괴하고 낯설다.




이야기인 즉슨, 그에게는 프랑신느라는 딸이 있었는데, 어린 나이에 죽었고, 데카르트는 스웨덴에서 폐렴으로 사망했다는 것. 여기까지만 팩트.


스웨덴으로 가는 배에 딸처럼 생긴 인형으로 만들어 가져갔다는 건데, 유리인형 이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말을 하거나 움직였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 자동인형을 만들었다는 것는 확실치 않은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로 하고 싶은 건 인간의 몸이 이와 같은가, 라는 것이다. 정말, 인간의 몸은 정신이 지시하는대로 움직이는 자동인형일 뿐인가?



작가는, 이런 데카르트의 이론을 반박하기위해 메를로 퐁티의 견해를 가져온다. 아직은 많은 부분에서 데카르트 식의 지식 습득이 만연하지만 (즉 오직 정신적으로만 지식을 습득하는 법) 메를로 퐁티의 이야기, 몸과 함께 체득하는 지식 역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식 습득 방법이라는 거지.


그런데 사실 그렇잖아, 운전이나 자전거 타기 이런것 역시 뇌의 활동으로 이루어지는 것들이고, 이건 메뉴얼적 지식만으로 이루어 지는 게 아니니까.


메를로 퐁티는 우리의 정신을 이 세상에 존재하고, 세상을 경험하는 '몸의 일부'라고 이야기 한다.



제 2부 몸의 학습법


우리 몸이 학습한 지식(체화된 지식)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관찰 : 몰입과 모방으로 지식을 얻는다.


연습 : 반복된 행위를 통해 기술을 습득한다


즉흥성 : 체화된 지식은 실용적이라서, 우리는 그걸 이용하여 익숙하지 못한 것을 다룬다.


공감 : 몸을통해 타인의 의도, 감정, 느낌을 이해한다.


보유 : 몸은 지식을 보유하고 다시 불러낼 수 있다.





모든걸 이야기 해도 좋겠지만, 그건 책을 통해서 접해보시는게 어떨까 싶고 ㅎㅎ 내가 흥미로웠던 걸 이야기해보겠다.


나는 이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건 '공감'이다. 나는 공감이라는 게 몸이 학습하는, 즉 체화되는 지식일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약간은, 데카르트적인 사고를 갖고 있었던 거지. 정신으로 상대편에게 공감을 하고, 그리고 나서 감정이 닮고, 가끔 비슷한 행동을 하는 것 이런 방식으로 생각했는데, 이 책은 몸이 공감을 한다고 이야기 하는 거지.





거울 세포라는 건 많이 들어봤지만, 그건 그거고, 공감은 공감이다 이런 느낌이었는데, 감정역시 몸에서 시작하는게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것을 따라하며 감정을 느끼는 거지. 생명체는 정말 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감정이라는게 몸에 영향을 받고, 결국엔 생각까지 영향을 미친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게 당연한게 좀 신기하다고 해야하나.


뇌로 시뮬레이션 하며 운동하는 게 더 습득이 빠르고, 동일한 리듬을 들을 때 서로 같은걸 느낄 수 있다 라는것 정말 흥미로운 부분이다.



하긴,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드는 법이니까.



3부 몸의 지식력 활용


정말 말그대로 체화될 수 있는 지식에 활용에 대한 이야기 이다. 최화되는 지식이 비즈니스나, 정치 혹은 ai 로봇공학 분야에 어떻게 적용되는 지 구체적인 사례들을 보여준다. 이것 역시 무척 흥미롭다. 체화된 지식을 이용해 포퓰리즘을 주도하는 사람들이나, 전 지구적 문제 (예를 들면 난민 위기 혹은 노숙자문제) 를 몸으로 이해하는 지 보여준다. 여전히 당연하면서도 놀라운 이야기들.




결국 작가는 지식은 체화를 시키는 부분이 존재하며, 그것을 삶의 부분에서 잘 이용하길 바란다. 모든 지식이 체화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몸으로 익히는 지식을 무시하게 됐을때, 오는 손실을 걱정하는 것 같다.


우리는 어떤 행동을 통해 과거의 일을 떠올리기도 하고, 서로의 감정을 느끼기도하고, 하나의 마음을 갖기도 하니까. 그리고 남을 관찰하는 것으로 새로운 지식을 터득하기도 한다. 이 모든것을 무시했을 때에는, 기괴한 기계인형 딸과 같은 결론에 도달하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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