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로그 블라디보스토크 & 하바롭스크 - 2020~2021 최신판 트래블로그 시리즈
조대현 지음 / 나우출판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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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토크 근교에 대한 정보까지 실려 있어 더 유용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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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로그 블라디보스토크 & 하바롭스크 - 2020~2021 최신판 트래블로그 시리즈
조대현 지음 / 나우출판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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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기 전에 블라디보스토크에 다녀온 친구가 한 말이 있다. 한국인 관광객이 정말 많다는 것이다. 언제부터 블라디보스토크가 이렇게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관광지가 되었을까? 체감상 그리 오래 되지는 않은 것 같다. 관광지로서 블라디보스토크의 매력은 일단 가깝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인천공항에서 두 시간~세 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대한민국 국적기를 타고 갈 경우 북한 영공을 피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더 오래 걸린다고 한다. 즉 러시아 국적기를 타면 두 시간 가량이 걸린다. 유럽에 가고 싶지만 시간상의 이유로 일정을 짜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블라디보스토크를 많이 찾는다고 한다. 유럽 여행 분위기를 낼 수 있으면서도 한국에서 가까우니까.

 트래블로그 블라디보스토크 여행 가이드북의 특징은 블라디보스토크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근교에 대한 정보를 함께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베리아 횡단 열차로 이동할 수 있는 하바롭스크의 관광지 및 관광 코스, 맛집 정보가 나와 있어 근교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은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또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이용하는 법 역시 간략하게 나와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정도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바롭스크까지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로 약 12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일주일 정도를 여행 기간으로 잡으면 적절하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 보고 싶지만 너무 긴 코스가 부담스럽다면 블라디보스토크에 방문하는 김에 하바롭스크까지 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하바롭스크는 전쟁에 관련된 박물관이 많은 지역으로 유명하다. 또 대표적인 관광지로 레닌 광장이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에 가고 싶어하는 여행자들이 늘면서 항공료가 예전보다 저렴해진 편이다. 블라디보스토크의 주요 관광지는 거의 도보로 다닐 수 있는 반경에 모여 있기 때문에, 블라디보스토크만을 둘러보는 게 목적이라면 1박 2일이나 2박 3일의 짧은 일정으로도 충분히 여행할 수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의 주요 관광지로는 중앙광장과 아르바트 거리, 다양한 박물관들 및 마린스키 극장 등이 있다. 마린스키 극장에서는 러시아의 발레 공연을 볼 수 있다. 발레 공연을 보려면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야 하는데, 1층이나 2층의 좌석을 예매해야 제대로 관람할 수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은 여름과 가을이 성수기다. 특히 여름에는 무더운 한국에 비해 서늘한 기온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블라디보스토크를 찾는다. 겨울의 경우 평균 기온이 16도 가량으로 꽤 추운 편이지만, 비수기이기 때문에 여러 할인 행사의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다만 겨울 여행을 하려면 해가 떠 있는 시간이 6~7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해가 빨리 지고 가게들이 빨리 닫으므로 여행 일정이 꼬일 수 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기본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편이고 한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한국인이 여행하기 어렵지 않은 관광지로 변모하는 추세이다. 자세한 가게나 관광지의 정보, 지도는 트래블로그 여행가이드북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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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인간 - 불신과 불공정, 불평등이 낳은 슬픈 자화상
김기헌.장근영 지음 / 생각정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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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한국 사람들은 시험이야말로 부정이 개입할 여지가 없는 평등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대입에서 수시보다 정시를 선호하는 것도 그런 영향이다. <시험인간>은 '시험공화국'이 되어 버린 한국 사회의 모습, 시험이 한없이 공정한 시스템이라는 명제에 대한 반박, 그리고 탈시험사회를 향한 전망을 다루고 있다. 뒷표지의 추천사에서 말하듯 지금의 한국은 시험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사회라고 봐도 무방하다. 원어민 교사가 영어로 수업을 하는 영어유치원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어떤 영어유치원들이 레벨 테스트를 통해 원생들을 걸러낸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지금은 유치원에 입학하기 위해서도 시험을 거쳐야만 하는 시대인 것이다. 2020년 3월 현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토익 시험이 연달아 취소되고 있다. 취업준비생들이 대학 졸업, 공인시험 응시, 사기업 입사 등 토익 점수를 필요로 하는 곳에 점수를 제때 제출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시험 하나가 취소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본다는 것은 그만큼 그 시험의 위상이 높다는 것을 증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 시험의 문제점은 단지 그 횟수가 많은 것뿐이 아니라고 한다. 유네스코는 시험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며 진학이나 채용과 같이 중요한 일에 활용되는 비중이 높은 시험을 고부담 시험이라고 정의했다. 즉 시험을 자주 본다 하더라도 그 시험들이 그저 학생의 학습량을 파악하기 위한 시험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국의 시험들은 대다수가 고부담 시험이다. 학교에서 보는 작은 쪽지시험 하나도 성적에 반영되고, 그 성적이 곧 대입에 활용되기 때문에 작은 시험 하나도 허투루 볼 수가 없는 것이다. 고부담 시험은 학습자들을 금방 피로하게 만든다. 시험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나 압박감 때문에 학습에 집중할 수 없는 학습자들도 많다. 위에서 언급한 토익 역시 표면적으로는 영어 듣기 능력과 읽기 능력을 진단하는 시험이지만 본인의 영어 듣기와 읽기 실력이 궁금해서 토익을 치는 사람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토익 시험을 치는 사람들의 목표는 어떻게든 점수를 잘 따는 것이다. 실제로 유명한 토익 학원에서는 문제를 잘 찍는 법까지 강의하기도 할 정도이다.

한국인의 생애에서 고부담 시험에 맞닥뜨리는 횟수가 많다 하더라도, 정말 모든 시험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면 그리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과연 시험은 정말 공정하고 객관적일까?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1990년대 미국 교육부가 시행한 초기 아동 장기 종단연구에 따르면, 부모가 아이에게 매일 책을 읽어주는 것보다 집에 책이 많은 것이 아이의 성적에 훨씬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는 변인이라고 한다. 같은 연구에서 부모의 교육 수준과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것, 첫아이를 출산한 시점에서 엄마의 나이가 30세 이상인 것이 아이의 성적에 유효한 변인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즉 부모가 아이에게 어떠한 행동(책을 읽어 주는 것)을 하는지가 아니라 부모가 어떤 사람(교육 수준과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으며, 그러므로 집에 책이 많은 사람)인지가 아이의 성적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어떤 부모 밑에서, 어느 지역에서 태어나는지에 따라서 다른 출발선에 서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시험이 모든 이들의 능력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은 허상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시험의 존재를 다른 무언가가 대체할 수 있을까? <시험인간>은 시험의 대안에 대해 상상해 본다. 북유럽이나 뉴질랜드, 일본의 예를 들며, 한국 사회가 교육과 채용 분야에서 시험이 아닌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저자는 시험의 효과와 장점에 대해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 만능주의로 돌아가는 사회에 대해 비판한다. 이 책이 시험 만능주의에 대한 완벽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 건 아니다. 그런 일이 당장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가 정말 우리의 삶을 시험 결과에 맡겨 두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갖가지 시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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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
임현정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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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는 저자가 연주자로서 베토벤에 대해 조명한 책이다. 특이한 점은 책 중간중간에 QR코드가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특정 음악들을 언급할 때 QR코드를 스캔하면 바로 연주를 들어볼 수 있다. 베토벤에 관한 책이니만큼 대부분이 베토벤의 곡이지만 책 앞부분에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콘체르토 제2번이 언급되기도 한다. 저자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기도 하고, 곡의 제목과 곡에 대한 설명만 봐도 머릿속에서 곡이 자동으로 재생될 정도가 아니라면 저자의 연주를 들으며 책을 읽는 쪽이 더 좋다. 저자는 베토벤에 대한 강한 애정과 존경심을 바탕으로 그의 삶, 사랑, 음악에 대해 이야기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베토벤의 이야기는 쉰들러가 출판한 베토벤 전기 안에 있는 내용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쉰들러가 베토벤의 사후 베토벤의 유품을 팔아 자기 주머니를 채우고 그의 기록들을 자신이 유리한 대로 편집하고 왜곡했다는 지적이 있다. 베토벤에 대해 떠도는 수많은 이야기와 가설들 중 사실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것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은 조금 씁쓸하다.

책날개 안쪽을 보면 저자 임현정의 약력을 볼 수 있다. 임현정의 어린 시절은 최연소와 조기 졸업의 연속이다. 콩피에뉴 음악원을 5개월 만에 수석으로 조기 졸업, 파리 루앙 국립음악원을 만 15세에 조기 졸업, 파리 국립고등음악원에 최연소로 입학해 최연소로 조기 졸업. 음악에 대해 잘 모르고 관심이 많은 편도 아닌 나 같은 사람이 보더라도 저자가 '천재'로 불릴 만한 사람이라는 사실은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재능 있는 저자의 삶이 항상 순탄하고 행복하기만 하지는 않았다. 자세히 드러나지는 않지만 저자의 집안 분위기는 그리 좋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유학을 떠날 때 집에서 벗어난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니 대강 짐작해볼 수 있다.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유복한 집안에서 평온하게 자랐을 것이라는 편견과 종종 싸우곤 한다. 저자 역시 집안에 음악가가 없어 도움을 받거나 상담을 구하기도 어려운 환경에서 피아노를 치며 많은 고생을 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인종차별에 시달리는 것이 일상이었다. 대가들이 그렇듯 저자는 피아노를 치며 그런 힘든 일들을 극복했다. 그런 과정에서 베토벤의 존재가 큰 위안이 되었다고 한다. 베토벤의 음악 자체도 물론 힘이 되었지만, 베토벤이라는 한 인간을 본보기로 삼아 강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베토벤은 술을 좋아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베토벤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 중 하나가 괴팍한 성격이다. 베토벤의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면 베토벤이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아끼던 조카와도 사이가 틀어진 이유를 대강이나마 추측해 볼 수 있다. 베토벤은 많은 여자들을 만났지만 끝끝내 누구와도 결실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엘리제를 위하여'라는 곡을 둘러싼 많은 가설이 있는데, 이 책에서도 그 중 하나를 소개하고 있다. 베토벤이 사랑한 여성들 중 테레제 말파티라는 여성이 있다. 사실 '엘리제를 위하여'의 엘리제가 엘리제가 아니라 '테레제'였는데, 베토벤이 워낙 악필인 탓에 엘리제로 알려졌다는 가설이 꽤 유명하다. 베토벤이 사랑한 여성들은 대부분 귀족이었기 때문에 그와는 신분이 달랐다. 게다가 베토벤이 앓고 있던 귓병 역시 결혼 상대로서의 하자 내지는 결격 사유에 해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비록 평생 독신으로 살았지만 베토벤은 한평생 누군가를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았고, 그런 그의 사랑이 음악 세계에 끼친 영향도 지대할 것이다.

<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는 클래식의 거장에 대한 이야기지만 읽는 데 전문 지식이 거의 필요하지 않아 쉽게 읽을 수 있다. 음악적 지식보다는 베토벤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부담이 없는 편이다. 전문적인 연주자가 베토벤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 나면 베토벤과 베토벤의 음악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베토벤의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저자 임현정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저자는 자서전을 출판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자서전을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재밌어서 밤새 읽는 베토벤 이야기'라는 홍보 문구가 꽤 잘 어울리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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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미루면 포기할 것 같아서 - 누구에게나 인생의 전환점이 있다
염규영 지음 / 가디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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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요구에 맞춰 답답하게 살아가던 사람이 어느 날 모든 것을 버리고 세계 여행을 떠난다. 사실 요즘에는 꽤 흔한 이야기다. 이런 내용으로 책을 쓰는 사람도 많다. 그럼에도 나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꽤 좋아하는 편이다. 퇴사나 세계여행 같은 일들이 세상의 기준에서 보면 흔한 일인지 몰라도 그런 결심을 한 개인의 시점에서는 큰 도전이었을 테니까. 이 책의 저자 역시 자신의 직업이 자신과 잘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오랫동안 그저 버티는 삶을 살아왔다. 그런 그가 사표를 내고 세계 일주를 하면서 자기 삶의 주인이 되기로 결심한다.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 이상 미루면 포기할 것 같아서>는 여행기인 동시에 한 사람의 변화에 대한 기록이다. 그리고 저자는 여행을 결심하고 떠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는다. 저자의 여행 이야기가 순전히 멋지고 화려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저자가 겪는 크고 작은 실수들과 실패가 꽤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이 책을 읽는 재미 중 하나다.

저자는 파키스탄, 인도, 러시아, 노르웨이 등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잊지 못할 추억들을 쌓는다. 세계의 여러 장소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자신의 모습을 찍고 싶은 마음에 보드와 드론을 챙겨 가기도 한다. 여기서 놀라운 점은 저자가 보드를 잘 타지도 않고, 드론을 제대로 다뤄 본 적도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현지인이 저자가 보드를 잘 타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는 장면이 있다.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책을 읽다 보면 저자에게 중요한 건 보드를 잘 타는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저자에게 중요한 건 자신이 어디에서 보드를 탈 것인지를 정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저자는 노르웨이의 한 장소에서 보드를 타지 못했다는 게 안타까워 여행 도중에 다시 노르웨이로 돌아가기도 한다. 무모하고 비효율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최우선으로 하려는 저자의 마음가짐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긴 여행을 끝마치고 가족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돌아온 저자는 이내 공무원 시험에 응시해서 합격한다. 그러나 공무원 생활이 본인의 성향과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고민하게 된다. (저자 본인의 말에 따르면)이미 사회적으로 적지 않은 나이에, 경력이 단절되어 재취업도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다시 퇴사를 결정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저자는 다시 이전처럼 그저 살아 있기만 하는 삶을 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여행을 통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맛보고 돌아왔기 때문이다. 쉽지는 않은 결정이었지만 저자는 결국 다시 퇴사를 선택한다. 책의 뒷부분에서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저자가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바로 실행하는 사람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하고 싶은 일을 마음 속에 간직한 채로 살아가지만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그 일들을 미루곤 한다. 지금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아직 내 실력이 부족해서, 좀 더 안정된 다음에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런 식으로 미루다 보면 원하는 일을 언제쯤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삶을 책임질 사람은 결국 자신밖에 없다. 자신의 일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삶을 생생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게 반드시 기쁘고 행복하기만 한 길은 아니다. 현실적인 문제들에 부딪치기도 하고, 후회하게 될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실제로 저자는 공무원을 그만두지 말 걸 그랬나 하고 여러 번 생각했다고 한다. 현실을 생각해서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삶도 충분히 가치 있는 삶이다. 다만 스스로의 마음이 병들지 않도록 돌보는 것은 스스로의 몫이다. 자신의 일을 스스로 선택해도 될지 확신이 들지 않는 사람, 좀 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용기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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