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플레임 2 엠피리언
레베카 야로스 지음, 이수현 옮김 / 북폴리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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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플레임> 1권 마지막에서 바이올렛과 친구들은 결국 학교를 떠난다.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학원물이었다면, 지금부터의 이야기는 바이올렛이 진정한 적과 자기 운명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바이올렛과 친구들은 학교를 떠나 제이든의 집인 라이오슨 가문의 대저택으로 향하게 된다. 거기에서 드래곤 라이더들은 지금까지 적이었지만 앞으로 동료가 되어야 할 그리폰 플라이어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과 티격태격하고 우정을 쌓으며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간다.

아이언 플레임 2권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부상한 캐릭터를 묻는다면 캐트리오나 코델라, 캣이다. 캣은 제이든의 전 여자친구이자 약혼자였는데, 아직도 제이든에게 큰 미련을 품고 있기도 할뿐더러 노골적으로 바이올렛을 적대시한다. 캣과 바이올렛 사이의 은은한 불화는 작품 중반의 결투에서 결국 크게 폭발하고 만다. 캣의 고유 능력은 상대방의 감정을 증폭하는 것이기 때문에, 작중 드물게 감정적으로 격앙되고 흥분한 바이올렛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반면 다행이게도 바이올렛과 죽은 리암의 동생인 슬론의 관계는 점점 진전된다. 그 밖에도 시레나, 메런 등 새로운 그리폰 플라이어 캐릭터들 역시 꽤 매력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자기 영역을 넓혀 간다. 제이든은 여전히 강한 존재감을 과시하며 등장할 때마다 이야기를 덜컥 진행시키는데, 이런 제이든의 존재가 엠피리언 시리즈를 판타지와 로맨스 사이에서 줄타기하도록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은 판타지와 로맨스, 어떤 요소도 놓치지 않고 욕심 많은 전개로 나아가는데 그건 역시 제이든이라는 캐릭터를 잘 조형해 놓은 덕분이기 때문이다. 제이든은 바이올렛을 사랑하지만 여전히 비밀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작품 속 세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혼자 달려나가지 않고 바이올렛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도록 도와준다. 책 말미에 실린 작가의 후기에서 작가의 남편 이름이 제이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그런 훌륭한 캐릭터 조형에는 역시 사랑의 힘이 작용했을까 싶기도 하다.

여튼 이번 권에서도 바이올렛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모두를 지키기 위해 보호막을 올리는 법도 알아내야 하고, 연적인 캣에게 맞서며 제이든과 연애도 해야 하고, 형제자매인 브레넌과 미라가 죽지 않도록 기도도 해야 하고, 그리폰 플라이어들과 신뢰도 쌓아야 하고, 다른 드래곤들과 조금 다른 앤다나도 걱정해야 하고... 유난히 길게 느껴져서 만족스러운 2부였다. 3부에서 어떤 내용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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