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이루지 못하면 꿈 근처를 겉돈다

꿈꾸지 않아도 빤짝이는 중 - 놀면서 일하는 두 남자 삐까뚱씨, 내일의 목표보단 오늘의 행복에 집중하는 인생로그
브로디.노아 지음 / 북폴리오 / 2024년 5월

요즘 가장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는 직업 몇 개를 꼽으라면 그 안에 '여행 유튜버'는 꼭 들어갈 것 같다. <꿈꾸지 않아도 빤짝이는 중>의 저자 브로디와 노아의 직업도 여행 유튜버다. 엄밀히 말하자면 두 사람은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디자이너, 마케터, 그 밖에 수많은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여행 유튜버라는 수식어로 그들을 설명해도 될 것이다.

여행 유튜버가 부러움을 사는 이유는 아마 '놀러 다니면서 돈을 벌 수 있어서' 가 아닐까? 물론 여행 유튜버로 성공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고, 여행 유튜버들에게도 이런저런 애환이 존재하겠지만 즐기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건 사실에 가깝다. 이 책의 저자들은 현재를 즐기며 그때그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걸 삶의 방침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책은 어떻게 보면 자랑처럼 들리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좋아하는 일을 밀어붙이다가 잘 풀려서 성공한 이야기. 귀인을 만난 이야기. 솔직히 말하면 부러웠다. 그들의 성취를 폄하하려는 건 절대 아니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좋아하는 걸 밀어붙일 수 있는 것도 어떻게 보면 재능이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두 저자, 브로디와 노아는 얼핏 보면 전혀 다른 유형의 사람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런 두 사람을 하나로 뭉치게 만든 힘도 좋아하는 걸 하고 싶다는 에너지다. 책에는 두 사람이 어떻게 자랐고 어떤 일들을 했는지, 어떻게 만나서 환상의 짝꿍이 되었는지, 어떻게 좋아하는 걸 밀어붙여서 성취했는지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개인적으로는 노아가 디자인한 캐릭터 브랜드 '쿠키베어스'에 관한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서일페'에 캐릭터를 출품하려던 노아는 한 번 물을 먹는데, 이내 홈페이지 디자인부터 굿즈 제작, 유튜브를 통한 공개 및 제품 사진 촬영 보정까지 일사천리로 해낸다. 마치 폭주기관차처럼 일을 밀어붙여 결국 성공적으로 브랜드를 런칭하고 다음 번 서일페에 출품을 성공할 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와 콜라보 등등 큰 성과를 거두게 된다. 만약 첫 번째 서일페 탈락 이후 그대로 쿠키베어스를 포기했다면 이 모든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이라는 유행어처럼, 강한 마음으로 밀고 나가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두 사람의 성격이 워낙 달라서 맞이하게 되는 갈등 상황이나 싸움에 대한 해결 방법을 다룬 부분도 재미있게 읽었다. 갈등 상황에 대한 매뉴얼이다 싶을 정도로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나도 성격이 다른 친구들과 본의 아니게 부딪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참고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꿈을 이루지 못하면 평생 그 꿈 근처를 겉돈다'라는 브로디의 말이 가슴을 울렸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대단한 형태가 아니더라도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