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동화 속 느낌, 앤티크 카페, 레트로 카페 등등 카페를 분위기별로 분류해 두었다. 개인적으로는 생긴 지 오래 된 건물의 느낌을 좋아해서, 부산에서도 근대식 병원을 개조한 카페에 방문한다거나, 해외로 여행을 떠날 때도 오래 된 가게들을 방문하는 걸 즐거워하는 편이다. 책에는 무려 1969년에 문을 연 '킷사 로망' 1963년에 문을 연 '킷사 코조', 1965년에 문을 연 '킷사 줄리앙' 등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카페들이 잔뜩 소개되어 있다. 본문처럼 창문의 위치나 크기, 의자의 배치가 열차 차창을 연상케 하는 '킷사 로망'의 사진을 보자 꼭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킷사에 가면 왠지 꼭 크림 소다를 마셔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나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었나 보다. 책에도 관련된 내용이 실려 있어 재미있게 읽었다.
이렇게 실제로 존재하는 가게들을 소개하는 책을 볼 때 주의해야 할 점은, 가고 싶다고 생각한 가게가 내가 실제로 방문했을 때는 이미 없어져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도 주소나 전화번호, 영업 시간과 찾아가는 법 등등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지만, 정보들이 2023년 4월을 기준으로 하고 있으므로 메뉴의 가격이 바뀌었거나 가게가 이사를 하고 사라지는 등 이런저런 변동사항이 생길 수 있다. 여행을 막 앞둔 사람일수록 유용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하겠다. 친구 중에 도쿄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 있다면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아니, 사실 내가 도쿄에 가게 만들고 싶은 책이지만, 그렇다고 이번 주 주말에 도쿄에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래도 <도쿄 카페 멋집>은 구경하는 것만으로 읽는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책이다. 일본의 다른 지역에도 좋은 가게들이 있을 텐데, 비슷한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국에도 예쁜 카페들이 많지만 적지 않은 카페들이 세월을 견디지 못하고 사라져 버리곤 한다. 한국의 오래된 카페들을 정리해 둔 책도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