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르 플랜츠 B.plants - 괴근식물부터 아가베, 박쥐란까지 희귀식물에 대한 모든 것
주부의벗사 엮음, 김슬기 옮김, 고바야시 히로시 외 감수 / 북폴리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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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동물, 식물, 아니면 버섯들에 관한 책은 언제나 내 마음을 끌고는 한다. 일상적으로는 볼 수 없는 것들이라 그런 건지도 모르고, 뻔한 말이지만 자연의 신비로움을 깨닫게 해 주는 계기가 되어 그럴지도 모르겠다. <비자르 플랜츠>는 표지에 적힌 것처럼 희귀식물들을 다룬 책이다. 표지에서부터 척 보기에도 특이하게 생긴 식물들이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안에서는 어떤 식물들을 볼 수 있을지 기대감이 생겼다. 특히 '괴근식물' 이라는 이름이 낯설어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사전에는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뿌리 변태형의 하나. 식물의 뿌리가 영양분을 저장하기 위해 크고 뚱뚱해진 것으로, 녹말 등이 저장되어 있다.

예시가 달리아나 고구마라는 걸 보니, 이름만 낯설 뿐 그리 낯선 개념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책에서 다루는 괴근식물들은 대체로 아프리카에서 자생하는 식물들이다. 책은 희귀식물을 분류해서 사진과 함께 간략하게 소개하는 것을 기본 골자로, 중간중간 해당 식물들의 자생지에 대한 이야기나 온실, 수경재배, 접목 및 분갈이 등 식물을 기르는 데 필요한 정보와 상식들을 함께 다루고 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식물 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마다가스카르 식물들의 자생지인 마다가스카르 섬에 관한 이야기였다. 산업과 경제의 성장이 느리기 때문에 빈곤과 영양 실조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고, 농업이 주 산업이지만 기후가 열악한 지역에서는 그것조차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농사를 위해서는 마른 풀을 태우는데, 그 불이 크게 번져 근처 지역의 다육식물들을 전부 태워 버린다는 것이다. 식물 애호가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환경 보호와 사람들의 생존이라는 가치가 대립하는 건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먹고 사는 것 자체가 투쟁인 사람들에게 거기에 자생하는 식물들을 보호하고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기만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런 점을 조심스레 지적하며, 섬의 자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섬의 미래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책에 실린 식물들은 전반적으로 낯설고 신기하게 느껴졌지만, 아가베속에 속하는 식물들은 다육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접해서 그런지 친근한 것들도 꽤 있었다. 또 박쥐란의 일부 식물들도 잎이 사슴 뿔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국내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어 꽤 익숙했다. 저자가 일본인이기 때문에 일본에서 희귀식물을 다루는 가게들을 소개한 부분도 있었는데, 식물은 해외에서 국내로 반입하려면 절차가 복잡하긴 하지만 일본에 갈 일이 있다면 한 번쯤은 구경하러 가도 좋겠다 싶었다.

식물들의 독특한 모양을 독자들이 잘 느낄 수 있도록 풀 컬러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진이 잔뜩 실려 있어 보는 재미가 있다. 식물을 좋아하는 어른들에게도 좋지만, 아이들에게도 사진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자르 플랜츠>는 정보 서적으로서도, 눈요깃거리로도 재미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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