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 불안하다면 - 불안감을 추진력으로 바꾸는 가장 과학적인 방법
트레이시 데니스 티와리 지음, 양소하 옮김 / 와이즈베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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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장애는 우울증과 더불어 현대인에게 아주 흔한 병이다. 그리고 불안장애 수준까지 가지 않아도,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이런저런 불안에 시달린다. 얼마 전 SNS에서 본 글 중에 인상적이었던 글이 하나 있는데, 카페에서 음료와 디저트가 잔뜩 올라간 쟁반을 들 때마다 발을 헛디디거나 넘어져 쟁반을 엎어 버리는 상상을 한다는 글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공감했고, 나도 그런 상상을 꽤 자주 하는지라 공감이 갔다. 또 사람들이 건강검진 결과를 앞두고 암이나 기타 중대한 병에 걸리지는 않았을지 불안해한다거나, 회사에서 구조조정을 당할까 불안해하는 건 그리 드물지 않은 일이다. <불안이 불안하다면>은 불안이라는 감정이 우리에게 반드시 부정적인 영향만을 끼치지는 않는다는 것, 즉 불안의 역할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그 불안을 잘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먼저 우리가 불안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을 공격하는 데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불안이 나쁜 것이고, 우리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의 말에 따르면 불안은 화재경보기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한다. '현재의 실제 위험에 대한 즉각적이고 확실한 반응'인 두려움과 달리, 불안은 오지 않은 것, 일어날 수도 있는 가능성에 대한 우려다. 그 말은, 우리가 불안해하는 일들은 충분히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된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우리가 사실 중대한 병에 걸려 있을까 불안해하기도 한다. 우리는 그 불안감 때문에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는다. 그 과정에서 실제로 어떠한 병이 발견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결국 불안은 우리가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고 병을 발견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불확실성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불확실한 것을 확실하게 만들 수 있는 추진력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인상적인 내용이 있었는데, 일반적인 사람들은 낙관적인 사고가 좋은 것이며 비관적인 사고는 나쁘다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딱히 그렇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예를 들어, 병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정황이 발견되었을 때, 같은 상황에서도 낙관적인 사람들은 병이 없을 것이라는 근거에 더 무게를 둔다. 그러나 비관적인 사람들은 병이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게 된다. 실제로 병이 있더라도 전자의 사람들이 병원에 방문할 확률이 더 낮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다소 비관적인 사고방식이 목숨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하겠다.

저자는 먼저 이런 설명과 여러 사례를 들어 불안에 관한 오해와 편견을 충분히 해소한 뒤, 표지에 적힌 것처럼 불안을 추진력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 적고 있다. 책의 후반부에는 '올바른 방법으로 불안해하기' 라는 파트가 있다. 살아가면서 불안을 아예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걸 우리 모두 알고 있으므로, 불안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적어 둔 것이다. 세 가지 다 소개하지는 않고 가장 뜻깊었던 한 가지만 간략하게 적고 싶다. 바로 '불안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냥 내버려두라' 라는 것이다. 당연히 모든 불안이 우리에게 도움만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당장 해결하거나 방법을 찾을 수 없으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불안에는 무게를 두지 않는 쪽이 좋다. 물론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불안한 감정이 들었을 때 이 불안이 실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종류의 것인지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불안이 불안하다면>은 이렇게 불안이 무엇인지, 우리는 불안에 관해 어떤 오해를 하고 있는지, 불안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관해 설명하는 책이다. 나처럼 평소에 자주 불안해하고 걱정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아주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불안이 많은 한국인들에게 더 유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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