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라는 혼란 - 인생의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는 당신을 위해
박경숙 지음 / 와이즈베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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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는 당신을 위해. 이 책의 표지 우측 상단에 적힌 문장이다. <어른이라는 혼란>은 제목처럼 혼란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혼란이란 무엇이고 혼란이 우리를 어떻게 만드는지, 혼란은 왜 생기는 것이며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혼란을 극복하면 어떻게 되는지. 혼란한 상태에서는 해야 할 일이 많은데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거나, 욕망을 좇아 생활을 망가뜨리거나, 주변 정리를 하지 못하거나, 일을 시작하기만 할 뿐 끝내지 못하는 등 이런저런 문제를 맞게 된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혼란한 상태란 삶의 방향을 잡지 못하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할 일은 많은데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을 종종 겪어 봤던 터라, 책의 주제에 자연스레 흥미가 생겼다.

저자는 사람이 혼란에 빠지는 이유를 여러 가지 원인으로 나누어 분석하고 있다. 개인의 성격이 원인일 수도 있고, 부모의 양육 방식이 원인일 수도, 사회적인 문제가 원인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세계 정세의 변화 역시 혼란의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코로나19로 인해 채용 시장이 줄어들어 구직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 사람의 혼란은 코로나19로 인한 것일 수 있다. 다른 예시로, 부모가 지나치게 자식을 방치하거나 반대로 과보호하는 등 양육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을 경우 그런 양육 방식이 자녀의 혼란을 만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어쨌든 간단하게 말하자면 혼란이 나쁜 것이라는 사실은 알겠다. 그렇다면 혼란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에 관해, 저자는 <멋진 신세계>를 쓴 소설가 올더스 헉슬리의 말을 인용한다.

경험은 당신에게 일어나는 어떤 일이 아니다.

당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가지고 무엇을 했느냐이다.

올더스 헉슬리

'메타동기'라고 부르는 개념이 여기에서 나온다. 조금 종교적인 의미를 띠는 것 같지만 소명이나 사명이라고도 한다. 나를 붙잡고 이끄는 강력한 목적을 찾아, 그 목적에 맞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소명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 역시 본문에 나와 있으니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읽어 봐도 좋겠다. 또 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흔한 방법이긴 하지만 삶에서 이루고 싶은 일들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거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해결책 역시 제시된다. 워렌 버핏의 일화와 함께 소개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인생에서 어떻게 해서든 꼭 이루고 싶은 목표 스물다섯 가지를 작성한다. 그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다섯 가지를 추려낸다. 그 다섯 가지에 집중하여, 그 다섯 가지를 달성하기 전까지 나머지 목표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찾아서 거기에 전념하는 게 혼란에서 벗어나는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의 혼란이 심해질수록 일상을 유지하라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하고, 시작한 일을 끝내지 못하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럴 때 묵묵하게 해야 하는 일을 수행하는 것은 무엇보다 도움이 되는 태도이다. 어떤 일을 반복해서 거기에 숙달되면 더 이상 거기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경험을 해본 사람들도 많지 않을까? 그렇게 특정한 일들에 하나하나 익숙해짐으로써 평화를 찾으라는 의미려니 싶다.

성격 진단 검사라거나, 자신이 심리적으로 어느 부분에서 취약한지 등등을 중간중간 테스트로 간단하게 파악해볼 수 있다. 그 밖에 인용구나 전문용어가 꽤 나와서 읽기 어려운 구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무난한 편이다. 저자 및 다른 사람들의 일화 역시 소개되어 있는데 읽으면서 공감하기도 했고 이런 사람이 있구나,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단 한 번도 혼란스럽지 않았던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고 그 과정에서 고통스럽기도 할 것이다. 바로 지금 혼란을 겪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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