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지 가드너 4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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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재미있게 보던 만화 크레이지 가드너가 4권으로 완결이 났다. 웹툰으로도 재밌게 보고 단행본도 좋아서 열심히 챙겨봤는데...아쉽긴 하지만 작가님에게도 개인의 삶이 있으니 천년만년 연재해 달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크레이지 가드너를 보면서 우리 집에도 화분 하나를 들여왔었다. 5월에 들인 게발선인장인데, 올 여름에 뿌리파리 때문에 한 차례 고통을 겪긴 했지만 결국 완전분갈이를 해버림으로써 극복했다. 그래도 거진 반 년 가까이 살려서 키웠으니 소기의 성과를 거둔 셈이다. 이번 4권을 읽어 보니 작가님의 게발선인장은...꽃을 피웠더군요. 선인장에 꽃이 피었군...

내가 데려온 선인장은 5월에 잘라 심은 거라서 올해는 꽃이 피기 일렀다. 하지만 내년 봄이나 여름에는 피겠지? 그 때까지 살려서 키우는 게 일단 첫 번째 과제다. 두 번째 화분을 들이고 싶은데, 핑크 싱고니움이나 에셀리아나를 생각하고 있다. 주변 식덕들도 자주 하고, 크레이지 가드너에서도 종종 강조되는 말이 이사할 때 식물 옮기기가 정말 힘들다는 말이다. 그래서 당장 식물을 많이 들일 생각이 없다. 물론 돌보는 것도 힘들지만...그래도 화분 하나 정도는 괜찮을 것 같아 싱고니움을 고민 중이다.





4권의 중요한 팁. 여기까지 보고 저번에 분갈이한 흙 일반쓰레기로 버렸는데! 하고 당황했다. 뒷장을 보니, 요즘 흙은 코코피트의 비중이 높고 코코피트가 많이 들어간 가벼운 흙은 가연성 쓰레기로 버려도 괜찮다고 한다. 이 만화를 읽으면서 좋았던 점이, 재미있으면서도 유용한 정보를 많이 알려준다는 것이었다. 이번 4권에서도 가정에서 간단하게 온실 만드는 법이나 삽목에 관한 정보, 구근식물 심는 법 등 이것저것 유용한 정보를 많이 소개하고 있다. 특히 구근 심기나 과일에서 나온 씨앗 심는 법은 재미있어 보여서 한 번쯤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물을 보니 튤립 같은 꽃이 정말 예쁘기도 하다.


4권에서 또 인상적이었던 건 꽃 이야기였다. 특히 어릴 때는 왜 꽃이 좋은 선물이라는 건지 공감하지 못했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꽃 선물이 정말 좋다는 걸 깨달았다거나, 이따금 스스로를 위해 꽃을 산다는 내용을 보며 공감을 많이 했다. 또 식물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쓴 부분도 생각해 볼 만한 지점이었다. 바깥 세상은 언제나 바쁘게 돌아가고, 당연히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다 보면 나쁜 일이 벌어지거나 이해하기 힘든 상황을 마주하기도 한다. 하지만 식물은 적어도 내가 식물을 볼 때만은 움직이지 않고 거기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차분하게 마음의 안정을 준다는 것이다.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분위기가 대체로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식물에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힘이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제 크레이지 가드너는 완간이다. 간만에 따라가며 보던 만화였는데 아쉽다. 완결까지 달리면서 와, 이 식물 사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다 샀더라면 내 방의 절반 정도는 화분으로 가득찼을 것이다. 가드닝이라는 취미가 다소 정적이고 좋게 말하면 우아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좀 심심한 취미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이 만화를 보면서 그 편견은 깨졌다. 웃긴 사람은 가드닝으로도 웃길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마일로 작가님의 차기작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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