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여신
임지은 지음, 오천사 그림, 김은하 원작 / 북폴리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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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며 부푼 마음을 안고 등교한 주인공 민선은 곧 끔찍한 악의에 맞닥뜨린다. 민선은 이따금 뚱뚱하다고 놀림을 받고는 하지만 친구와 만화책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평범하게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잘생겼지만 불량한 남학생 호태와 그 패거리를 마주치고, 자신에게 다정하게 대해 주는 호태에게 금방 사랑에 빠져 버린다. 사랑한다며 고백해 오는 호태에게 진심을 보였지만 그 고백은 거짓 고백이었고, 모욕적인 사진이 찍히며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

민선은 여기에서 아주 흔한 선택을 한다. 살을 빼고, 목소리와 이름을 바꾸고, 예뻐져서, 결국 다른 사람이 되어 복수하겠다는 상상. 다른 사람이 되어 복수하겠다는 건 창작물에서 굉장히 흔한 클리셰다. 드라마 <아내의 유혹>이 가장 유명하기도 하다. 여기까지 책을 읽었을 때는, 초반부의 전개가 예측 가능하게만 흘러가서 뒷내용에 관해 큰 기대감이 들지 않았다. 아, 그냥 여자애가 예뻐져서 자기 무시하던 남자애를 사랑에 빠지게 하는 내용이겠거니, 생각했다.

원래 반전이 있는 소설이나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반전이 있다는 사실조차 말하면 안 된다. 반전이 있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조차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수 여신>은, 내가 생각하기에는 예외일지도 모르겠다. 맨 앞부분의 전개가 너무 무난하기 때문에 아, 뭐야, 내가 아는 내용이네. 하고 책을 덮어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런 내용이 된다고? 여기서 이렇게 흘러간다고? 초반부를 넘어서는 내내 이런 생각을 하며 읽었다.

작가는 꽤 유명한 웹드라마 작가라고 한다. 나는 웹드라마에는 큰 관심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거기에는 어떤 작품들이 있을지 궁금해져 갑자기 찾아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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