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합리화를 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까? 아마 그런 사람은 세상에 한 명도 없을 것 같다. 모두가 잘못된 판단을 하고, 편견이나 착각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스카우트 마인드셋>은 우리가 명확하고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잘못된 판단이 반드시 크고 중대한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나는 오늘 설거지 하는 걸 미루고 싶어서 자기합리화를 했다. 이번 주 일이 바쁘고 힘들었으니까……. 하고 생각하면 잠깐은 마음이 편할 수 있다. 하지만 내일 아침 식사를 하기 전에 설거지를 하느니, 그냥 오늘 자기 전에 하는 게 낫다는 건 당연한 사실이다. 물론 내일 아침에 설거지를 하는 게 내 일상생활에 큰 악영향을 끼치는 건 아니니까, 설거지는 오늘 꼭 하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이런 사소한 자기기만을 일상적으로 해서는 결코 좋을 게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의 띠지에는 '합리적 결정을 방해하는 자기기만에서 해방되는 법'이라는 문장이 쓰여 있다. 책에는 이 자기기만이라는 개념에 대해 다루는 파트가 있는데,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그에 대응하는 수많은 전략을 세울 수 있다. 그 전략들이 모두 효과적이거나 옳은 것은 아니다. 설거지보다 좀 더 중대한 예시를 들어 보자. 친구와 싸우는 과정에서 친구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했다고 가정했을 때, 우리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그 친구는 성격이 둔하니까 그 정도로 상처를 받지는 않을 거야'라고 현실 부정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사실 그 친구도 말하는 태도가 짜증났으니까 나도 그 정도는 말할 수 있어'라고 자기합리화를 할 수도 있다. '어차피 끝났어. 이제 와서 사과를 해도 받아줄 리가 없으니까'라고 필요 이상으로 비관할 수도 있다. 아니면 '그 친구랑은 그렇게 친하게 지내고 싶지도 않았어' 하고, 먹지 못할 포도가 신 포도라고 생각하는 여우처럼 행동할 수도 있다. 이런 잘못된 전략들이 자기기만이다. 저자는 이런 상황에서 현실을 부정하지 말고 그 현실이 사실이라고 가정한 뒤에 행동하라고 말한다. '친구가 내 말을 듣고 상처를 받은 건 사실이다. 그렇다면 친구에게 어떻게 사과해야 할까?' 이런 식으로 말이다. 확실히 위에 언급한 자기기만적 대응보다는 훨씬 더 발전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책에 제시된 일화 중에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은 부분을 짧게 공유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