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지 가드너 3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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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게발선인장에 뿌리파리가 생겼다. 예전 같았으면 정신이 피폐해질 만한 일이었겠으나, 크레이지 가드너를 읽으며 수많은 벌레들에 대한 대처법을 머리로 잘 익혔기 때문에 자신감 있게 뿌리파리 구제에 나섰다.

그러나 문제가 한 가지 있었다. 책에서 권한 방법은 농약이었는데 우리 집에서 농약사까지 가는 거리가 너무 멀었던 것이다... 그래서 결국 전체분갈이를 함으로써 해결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흙을 싹 내다 버린 다음 새 상토와 마사토를 섞어서 흙을 갈자 그 이후로 뿌리파리가 나타나지 않게 되었다. 몇 년만에 큰맘 먹고 들인 내 게발선인장이 하늘나라로 가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나는 식충식물을 좋아했다. 어릴 때 상상한 식충식물은 크기가 거대했는데(대충 포켓몬스터의 라플레시아 같은 이미지), 어느 날 학교에서 집에 걸어가는 길에 꽃집에서 우연히 파리지옥풀을 봤다. 파리지옥풀은 거의 내 손가락만한 사이즈로 너무나도 작고 앙증맞았다. 너무 귀엽게 생겼다는 생각과 동시에 쟤네가 벌레를 잘 잡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스쳐 지나갔다. <크레이지 가드너> 3권에서는 식충식물 이야기가 나오는데, 작가의 말에 따르면 네펜데스와 파리지옥은 벌레를 정말 거의 잡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내 어린 시절 로망이었던 식물 두 종류가 나를 떠났다. 식충식물을 기른다면 실질적으로 벌레를 잡아 주는 친구를 기르고 싶기 때문이다. 끈끈이주걱과 에셀리아나는 작은 날벌레를 잘 잡는다고 하니 식충식물을 들이게 되면 이 두 가지 중에 하나로 들여야겠다.


새 단행본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식물을 기르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는데, 이번 3권에는 '핑크 특집' 이라는 파트가 있다. 핑크색 잎을 가졌거나 잎에 핑크색 포인트가 있는 식물들을 모아 놓은 곳이다. 특히 칼라데아나 싱고니움, 칼라디움 중에 예쁜 핑크색 잎을 가진 식물들이 참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오늘도 네이버 검색 창에 수많은 식물 이름을 검색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번 단행본에서 얻은 정보 중에 제일 유용한 건 역시 다육의 겨울나기 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육을 베란다나 바깥에서 키울 생각이라면 가을쯤부터 미리 밖에 내놓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다육이 겨울을 날 준비를 하면서 몸 속에 당을 미리 저장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월동 준비가 되어 있으면 날씨가 추워져도 어느 정도 잘 버티지만,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금방 얼어 죽어 버린다는 것이다. 어쩐지 한 번씩 바깥 공기 쐬게 해 주려고 베란다나 창틀에 내놓으면 그 뒤로 급격히 상태가 안 좋아지더라니...

외에도 식물 조명에 관련된 정보, 지지대 만드는 법, 벌레 구제하는 법(매번 제일 유용한 정보라고 생각한다) 등 각종 정보가 실려 있다. 믿고 보는 크레이지 가드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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