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세상에 왔지 - 내 인생에 주어진 단 한 가지 의무
이지현 외 지음 / 내가그린기린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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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세상에 왔지>는 아홉 명의 저자들이 각자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런 제목의 책을 손에 드는 사람이라면 아마 행복에 대해 깊이 고민해 봤거나, 행복해지고 싶다고 간절히 바라고 있지 않을까. 아홉 저자들은 사실상 접점이랄 게 딱히 없다. 성별도 다르고, 직업도 다르고, 성장 환경도 다르다. 어떤 저자는 뱃속에 여덟 달 동안 품어 왔던 아이를 잃었다. 어떤 저자는 큰 병을 앓았고, 어떤 저자는 여러 번의 이혼을 경험했다. 어떤 저자는 어렸을 때 부모의 이혼을 겪으며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그들은 크고 작은 고통을 겪으며 살아왔음에도 스스로가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행복이라는 개념이 그들과 독자들을 이어 준다.

이 책을 읽으며 '킨츠기'라는 말을 알게 되었다. 킨츠기란 그릇 수선, 깨진 도자기를 메꾸거나 이어 붙이는 행위를 말한다. 흔히 마음을 도자기에 비유한다. 보통 한 번 깨져 버린 그릇은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의미로 말하는 것 같다. 하지만 깨진 도자기도 수선할 수 있다. 그릇을 어떻게 수선하느냐에 따라서 깨지기 이전보다 더 아름답게 만들 수도 있다. 누구나 살다 보면 마음에 금이 가는 것만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스스로가 산산조각났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일본의 킨츠기 작가 나카무라 구니오는 저서 <킨츠기 수첩>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완벽하기를 요구하지 않을 때, 깨진 것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때 세상의 가치관은 변하기 시작합니다." 완전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크고 작은 실수나 상처들이 우리를 깨지게 만들었다고 해서 깨진 마음을 평생 안고 살아갈 필요는 없다.

중간에 마음이 찔리는 내용도 있었다. 소제목은 '하고 싶은 일을 잘하는 방법'.

1. 매일 보고 매일 그려라.

2. 그림 그리는 친구 혹은 스승을 만들어라.

3. 관찰하고 분석하고 실험하라.

4. '그림, 한 달 안에 마스터하기!' 이런 건 없다. 그림 실력은 투자한 시간에 비례한다.

...

10.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은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게 한다. 첫발이라도 움직인 후에 걱정해보자.

잘 하고 싶은 게 많았다. 그림도 잘 그리고 싶고, 글도 잘 쓰고 싶고, 외국어도 잘 하고 싶고, 운동도 잘 하고 싶고.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렇듯 나 역시 매일 노력하기보다는 방 안에 가만히 누워서 '오늘 자고 일어나니까 갑자기 그림을 잘 그리게 됐으면 좋겠다.'하고 생각하곤 한다. 그렇게 생각만 해서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을 리가 없다. 이 내용을 쓴 저자는 마음 속에 쌓인 부정적인 요소들을 배출하는 방법이 그림 그리기였다고 한다.

에세이를 읽는 이유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해서, 재미있는 책이 읽고 싶어서, 이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다. 나는 이 책을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세상에 왔지>라는 제목이 나를 잡아끄는 바람에 읽게 되었다. 뒷표지에는 이런 문장이 인용되어 있다. "인생에 주어진 의무는 다른 아무것도 없다네. 오직 행복하게 살라는 한가지 의무만 있을 뿐.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세상에 왔지." 헤르만 헤세가 남긴 말이라고 한다. 행복하게 산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행복에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들을 하다 보면 어제보다는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나중에 언젠가는 행복해지기 위한 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 나오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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