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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영 원장의 상처 주지 않고 우리 아이 마음 읽기
양소영 지음 / 믹스커피 / 2020년 5월
평점 :
모든 부모는 부모로서 초보인 시기를 겪는다. 한 인간을 길러 내는 일은 반드시 고통을 수반한다. 부모로서는 최선을 다한다 하더라도 그 최선이 아이에게는 최선이 아닐 수 있다. 부모 또한 사람이기에 최선을 다하지 못할 때도 있다. 그렇다고 엄마도, 아빠도 처음이라는 말로 마냥 이해를 구하기에 아이는 너무 어리고 약한 존재다. <상처 주지 않고 우리 아이 마음 읽기>는 아이를 기르며 마주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의 문제는 사실 부모의 문제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행동을 일으키지 않는 아이는 없다. 그리고 그런 문제의 대부분은 부모가 아이의 마음을 제대로 알아 주지 못해서 일어난다. 아이가 지나치게 불안해 하거나, 감정을 제대로 표출하지 못하거나, 자신감이 없다면 부모는 아이가 왜 그런지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책에 따르면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한다고 해서 바로 질책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 잘못된 행동을 하고 싶어하는 아이의 욕구 자체는 인정해 주고 나서 아이를 지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게임을 지나치게 오래 한다고 해서 아이에게 네가 게임 중독이라고 낙인을 찍는 건 아이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책에는 아이가 따돌림을 당하거나, 차별적인 혐오 발언을 하거나, 이성 교제를 시작했거나 할 때 부모가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은지 다양한 사례들이 나와 있다. 요즘 초등학교 교실에서는 혐오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오가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자극적인 미디어에 노출되는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인터넷의 혐오 문화가 아이들에게 쉽게 물드는 것으로 보인다. 또래 아이들끼리는 물론이고, 선생님 등 어른들에게도 혐오 발언을 하는 아이들이 늘면서 아들을 둔 부모들 사이에서는 아이가 어떻게 여자를 차별하지 않도록 기를 수 있을지가 화두인 모양이다. 부모로서는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는, 유년기에 자위 행위를 하는 아이, 이상한 동영상에서 본 성적 지식을 남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아이의 사례들도 실려 있다. 아이들이 성에 호기심을 갖고 자신의 몸을 만지는 건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이다. 아이들이 성에 관심을 갖고 성을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여기되, 사회적인 선을 지킬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가 성에 대해 무작정 터부시하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다고 한다. 바른 성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책에 대략적인 방향성이 제시되어 있어 참고하기 좋을 것 같다.
아이를 행복하고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서 부모들이 지켜야 할 일들은 얼핏 보기에 간단한 것처럼 보인다.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기, 가족끼리 함께 식사하거나 대화하는 시간을 자주 갖기, 아이의 나이에 맞는 놀이를 하기 등 머리로는 우리가 대부분 알고 있는 일들이다. 하지만 아이는 부모가 정해진 행동을 하면 정해진 결과를 내는 컴퓨터가 아니라 한 명의 사람이다.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고,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며 뭘 원하는지 부모가 전부 알 수는 없다. <상처 주지 않고 우리 아이 마음 읽기>는 부모로서 최선을 다하기 위한 노력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