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 새벽이 단비어린이 역사동화
최봄 지음, 한수언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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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주인공 새벽이는 일제강점기 시절 제주도에서 살고 있는 13살 소녀입니다. 제주도에서 살고 있는 대부분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바닷가의 얕은 물가에서 놀면서 수영과 잠수를 배우지만 어릴 적 언니가 바닷가에 나갔다가 죽은 이후로 새벽이의 어머니는 절대 새벽이가 물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신신당부를 합니다. 새벽이도 물에 들어가는 것이 두렵게만 느껴져서 감히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했죠.

 

할머니는 치매에 걸려 매일 배고프다하시고 아버지는 놀음으로 집이며 땅이며 값나가는 건 다 팔아치워 뭍으로 나가버린 상황에서 새벽이의 어머니는 홀로 바다에 나가 물질을 해서 얻은 해조류로 빚을 갚으며 어렵게 가계를 이어갑니다. 그러나 일본인들이 강제로 해녀들이 바다에서 가져온 조개와 해조류를 싸게 빼앗아가다시피 하고 이에 반항하는 해녀들을 때리고 감옥에까지 넣는 상황이 되자 새벽이 어머니는 새벽이에게 동생들을 맡기고 다른 지역으로 물질을 나가는 출가물질을 몇 개월 다녀오기로 결심합니다.

 

홀로 동생들을 돌보던 새벽이는 엄마가 맡겨두고 간 돈을 동생 치료비로 다 써버리고 왕해녀 할머니의 도움만을 받기가 미안하여 결국 물질을 배우기로 결심합니다. 마음속의 두려움을 이기고 친구 안심이와 다른 해녀들의 도움을 받아 어엿한 물질을 하는 해녀로 성장하게 되지요. 그러면서 새벽이는 해녀들의 삶과 노래, 애환, 문화, 서로 돕는 정 등을 하나씩 깨달아가며 상군 해녀로의 꿈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다가 놀음에 빠져있던 줄만 알았던 아버지가 사실은 독립운동을 하다가 감옥에 가셨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남은 가족을 위해 멀리 출가물질을 나갔던 어머니는 잠수병을 얻어 더 이상 물질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새벽이는 이런 여러 힘든 상황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아버지에게 스스로 자랑스러운 독립군의 딸임을 자부하며 식구들을 자신이 책임지겠노라 다짐하며 물속으로 힘차게 들어갑니다.

 

너무나도 해녀들의 삶을 자세하게 그린 이 책을 통해 제주도 해녀의 다양한 생활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군대, 징집, 독립운동 등으로 남자들이 없는 마을의 여인들이 일본의 억압속에서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물질을 하는 모습은 오랜 세월동안 제주에서 살아온 제주 해녀의 강인한 정신과 책임감을 잘 드러내는 것 같았습니다. 어렵게 잡은 소라, 미역을 다른 사람의 망사리에 나눠주고, 서로 마을의 아이들을 자기 아이처럼 돌봐주고, 비록 일본의 앞잽이를 하고 있지만 독립운동을 하는 친구와 그의 가족을 몰래 챙겨주는 모습들을 보며 바람많고 돌많은 궂은 환경의 제주도에서 서로서로 도우면서 어려움을 극복하며 살아온 제주 사람들의 끈끈한 생명력을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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