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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 인어 멜로디 ㅣ 단비어린이 문학
윤미경 지음, 안병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7월
평점 :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인어는 인간의 다리를 가지고 싶어하고 인간이 되어 인간과 함께 살고 싶어하는 이야기였어요. 인어공주 이야기에서는 인간의 다리를 얻기 위해 아름다운 목소리까지 포기해야만했고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는 천하의 전지현도 지느러미를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았죠. 그런데 인간의 다리를 가지고 태어난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인어라니... 특이한 설정이기는 하지만 사실은 그게 맞는거 같아요. 인어왕국에서 인간의 다리를 가지고 태어난 인어가 이상한거죠.
개기월식과 블루문, 슈퍼문, 정령들의 이야기와 하늘어머니, 불의 파수꾼 등 다양한 소재와 이야기로 인어가 어떻게 이 땅에 생겨나게 되었는지, 왜 멜로디에게 이러한 저주가 내려진 것인지 풀어가는 스토리가 그리스나 북유럽 신화에 나올 법한 이야기여서 읽는 내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우리는 가끔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무모한 동경과 욕심에 사로잡힐 때가 있지요. 그러다 정작 자신이 가지고 있는 찬란한 빛을 잃어버리기도 해요. 나와다른 무엇이 되는 것보다 자기 안의 그 ‘무엇’을 들여다보고 사랑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지 않을까요”
멜로디의 모험과 도전을 보며 자신이 가진 소중한 것을 발견했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의도와 달리 인간의 다리를 가지고 태어난 멜로디가 저주를 풀고 인어의 지느러미를 찾으려 했던 것이 오히려 나와 다른 무엇이 되기 위한 무모한 동경과 욕심이 아니었는지, 자신의 모습에서 소중함을 찾고 자신을 사랑했다면 자신에게 주어진 인간 다리를 사랑하고 인정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멜로디와 강화수는 특별하게 자신들에게 주어졌던 선물과 같은 소중한 능력(또는 저주)을 되돌려 버리고 결국 그냥 보통의 인어로, 보통의 사람으로 돌아가버렸거든요. 무엇이 그들에게 소중했는지는 생각이 다를 수 있으니 어쨌든 스스로의 삶의 방향을 스스로 선택했고 도전했다는 것에 박수를 쳐주고 싶네요.
모든 이들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이 선택한 인생을 사랑하며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