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 채집 - 놀이공원에 막 도착한 아이처럼, 여름방학을 맞은 학생처럼
유인경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나에게 독서의 계절은 겨울이다. 
보통 1월부터 세우는 신년 계획을  전해 12월부터 실행하고, 그 계획에 누구나 그렇듯 '독서' 가 있기 때문이다.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듯, 책을 읽으면 뭔가를 쓰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모양이다.
그래서 다시 일기를 쓰기 시작하고, 읽은 책을 블로그에 흔적을 남기던 중,

성장판에서  서평단 3기를 모집하는 공고를 보고 망설이다 지원하였고, 나름의 경쟁을 뚫고 선정되었다. 
그리고 입춘은 지났는데 다시 한 겨울이 온 거 같은 날, 봄꽃과도 같은 화사한 책이 도착하였다. 
   
나는 책을 받으면 제일 먼저 책 냄새를 맡고 내지를 손으로 만져본다. '기쁨 채집'은 좋은 새 책 냄새와 적당한 까실 거림의 촉감이 읽기를 재촉한다.. 
하지만, 늘 그렇듯 심혈을 기울여 디자인한 책 표지를 가리고 있는 띠지가 눈에 거슬린다. (제발 띠지 좀 없어졌으면)

책 표지를 넘기니 저자 약력과 저서가 책날개에 위치하고 있고,  옆 페이지 하단에 '위즈덤하우스 드림'이라고 스탬프가 찍혀 있다. 별것 아니지만 보내는 사람들이 잘 읽어주길 바라며 찍으신 분의 정성이 작은 감동을 주어 
책을 읽기 전부터  기쁨이 채집되는 듯하다. 

목차
1장 기쁜 일은 어디에나 있다
2장 그 기쁨을 기억하라
3장 기쁨을 나누는 또 다른 기쁨
4장 기쁨을 곁에 두는 습관

목차와 소 제목들을 읽으며 내용도 추측해 보며, 프롤로그를 읽었다.  그리고 몇 줄 발췌해서 메모를 하고 
책을 덮었다.  발췌한 내용을 음미하고 다시 책을 열었다. 

어느 날 문득 기쁨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나 여기 있어. 그런데  왜 내게 눈길도 주지 않아?'  기쁨 채집 p8

그리고 47페이지의 아래 문구를 읽고 
 
생각해보면 평범한 일상은 놀라운 기적이다. 기쁨 채집 p47

다시 프롤로그로 돌아가서 노트에 이렇게 적었다.

나는 최근 몇 년간 보기 좋으라고 선별하여 올린 타인의 SNS를 보며 평범해 보이는 내 일상의 기적과 기쁨을 못 느끼고, 특별한 것만 찾아 헤매느라 나는 기쁘지 않고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나를 보게 되었다.

"기쁨도 사랑도 항상 그 순간에 집중하고 흠뻑 느껴야 한다."  라는 작가의 말을 보며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스포일러일 수도 있지만 '기쁨 채집'을 사서 바빠서 못 읽으시겠다면  목차와 프롤로그만이라도 꼭 읽어 보길 권한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값을 다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기 전까지 저자 '유인경'님이 누구인지 몰랐다.  그래서 오히려 책 읽는 것에 더 몰입할 수 있었을지도...

기자, 아나운서 출신이시라 기본적으로 표현을 잘 하시는 것이겠지만,  책을 읽다 보니 어려운 인생을  쉽게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주는 '인생 일타강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책 한 권을 앉은 자리에서 내리읽고 완독했다. 

물론 기간 내 서평을 제출해야 하는 압박감이 있었지만, 이 책은 빡빡한 내 인생에 술 한잔 따르면서 등을 토닥여주는 그런 친구 같은 책이 되었다. 
 
보는 책이 자기 계발서가 주가 되면서 흡사 다이어트하느라 닭 가슴살만 먹는 것 같은 힘듦이 있는데, 
'기쁨 채집'은 그럴 때 생각나는 시원한 맥주 한 잔, 달콤한 초콜릿 같은 책이기도 하다.

오늘부터 그동안 스쳐 지나갔던 수많은 작은 기쁨을 채집해야겠다.
 

[이 책은 성장판 서평단 3기 활동으로 출판사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위의 서평은 전적으로 제 주관적인 감상임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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