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명탐정 외젠 발몽
로버트 바 지음, 이은선 옮김 / 시공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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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탐정, 뭔가 특별하다! 명탐정이라면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뽐내며 '멋지게' 범인을 잡고 사건을 해결하는 게 보통인데, 외젠 발몽은 뽐내는 건 똑같이 하지만 멋지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첫 단편부터 어처구니없는 실패담으로 시작하니까. 게다가 가난에, 영국 공직자들의 괄시에, 이루 말할 수 없는 난관들을 쿨하게 넘기지만 그 뒤에 감춰진 눈물겨운 노력이라니.... 벌써 뭔가 다른 매력이 솔솔 풍겨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탐정의 매력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는 '당당함'이다. 사건이 성공이든 실패든 외젠 발몽의 입을 통하면 그것은 돈 주고 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이자 추억의 부스러기일 뿐이다. 이런 외젠 발몽의 굴하지 않는 유머와 재치, 인간미 풀풀 나는 소박함, 가끔은 감탄스럽기까지 한 총명함과 빠릿빠릿함이 이 단편들 하나하나를 빛나게 만든다. 

뭔가 특별한 탐정을 원한다면, 책과 인간적인 친교(?)를 맺고 싶다면, 외젠 발몽만큼 적당한 친구도 없을 것이다. 스토리 자체의 탄탄한 구성과 골든 에이지 미스터리의 다소 수줍고 고풍스러운 맛은 덤이다. 참, 뒤에 실린 셜록 홈즈 패러디 두 편도 꼭 읽어보시길.... 홈즈 팬이라면 살짝 가슴을 진정시켜야 할 필요도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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