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 움베르토 에코의 세상 비틀어 보기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공평하게 나눠가진 것은 어리석음인데 사람들은 그걸 깨닫지 못한다' 그래서 작가는 기꺼이 그 어리석음을 꼬집어내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붕가인들의 이야기였다. 지금부터 자신이 할 행동에 대한 설명을 먼저 하고 나서 행동하는게 일반적이 된 우리의 TV쇼 프로그램들과 오버랩되어, 붕가인들에 대한 얘기가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

언제부터인가 그러한 형태의 프로그램 진행은 우리에게 더 이상 생각할 필요가 없게 만들었고, 그래서 수많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TV는 '바보상자'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급속히 발전된 현대의 메카니즘속에서 이러한 형태의 도구들도 많이 양산되었고 그 역시 어리석은 우리의 자화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간단한 지시면 해결될 문제들까지도 컴퓨터 없이는 해결이 안되는 모순된 우리들의 모습을, 호텔에서 연어를 보관하려했던 얘기를 통해 현대사회의 아이러니로 지적하고 있었다. 결국 현대사회가 이룩한 발전의 양적확대와 더불어 어리석음도 함께 커져버린 현실을 동전의 앞뒤면과 같이 느끼게되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은 생각한다는 점에서 동물과 다르다고 했던가. 일상생활속에서도 사람은 얼마나 다양한 생각과 비판을 할 수 있는지, 읽는 내내 활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작가의 뇌가 보이는 듯 했다. 그리고 우리의 일상사들 속에서 작가가 풀어내고 꼬집어내는 이야기들의 날카로움은 일상에 익숙해져서 무관심해졌던 많은 것들 속에서 생각의 보물을 찾아내게 했다.

하지만 읽기 쉬운 소설류에만 편식을 했기 때문인지, 나에게 이 책은 갖은 언어유희와 논리로 골치 아픈 책이었다. 그래서 다 읽었지만 1/3도 못 읽은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하지만 작가의 비판정신, 논리적인 생각의 구조는 둔해진 머리에 자극제가 되었기에 다음에 작가의 다른 책들을 만나기 위해 지금부터 더 많은 뇌수양과 정신수양을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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