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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아픔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박경리의 글을 읽는 다는 것이 많이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하곤 하였습니다. 현실을 생각하고 같이 살아가고 힘든 삶을 살아오신 분이어서 그런지 더 마음이 아플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살지 못하는 제가 더 불안하고 죄송스러워 질 것 같다는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생명의 아픔이라는 제목을 달고나온 박경리의 글은 역시 제가 생각하는 그 것을 그대로 담고 있었습니다. 사람을 생각하고 우리 민족을 생각하며 미래를 생각하고 문화를 생각하는 고귀한 성품이 글에 그대로 남아있었기에 더 절절 하였던 것 같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생각하게 하는 것은 자연이었습니다. 우리가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편리함이라는 위선으로 만들어간 도시의 콘크리트 숲이 지닌 의미를 날카롭게 그리고 생명의 연장선상에 살고 있는 한 인간의 모습으로 그 것을 지켜내지 못하는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생각하게 하는 글이었습니다. 모든 자연은 능동적으로 살게 되어있고 그것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도 예외의 법칙이 없이 능동적인 삶을 살아갈 때 사람으로서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그리고 우리가 살아야할 삶의 이상적인 모습을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생각하게 하는 것은 일본이었습니다. 그녀가 담고 있는 일본에 대한 관념과 그리고 그 녀가 살아온 세월이 담았을 일본의 흔적에 관한 이야기들 그렇게 힘들게 살아온 민생들이 가지지 못하고 허울 좋게 덮게만 씌워서 포장하며 살아온 사람들의 인생을 부러워하는 삶을 살아온 저에게 의미 있는 삶과 민족의식이라는 것과 일본의 문화가 가져온 폐단을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세 번째는 문화라는 것이었습니다. 문화는 우리가 만들어오고 지켜오고 그리고 가꾸어나가야 하는 것임에도 물질이라는 것이 앞선 세상에서 허물어져 가는 것을 당연한 것이라 여기고 그렇게 느끼며 살아가는 현실에 대한 강한 비판과 우려가 그녀의 글에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정말 우리가 가져온 문화의 안쪽에는 자연이 있었음에도 그 자연을 버리고 물질에 우선을 두고 보이지 않는 것이라하여 경시하는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많은 주옥같은 문장들이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그럼에도 지금 기억하는 것은 몇 문장 되지 않는 것을 보면 다시 한 번 더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은 어렵게 읽혀지는 그런 글이지만 의미를 생각하며 다시 읽으면 읽을수록 더 가슴에 남는 글이었습니다.
문화란 삶을 위한 총체적 탐구이며 그 경험의 축적인데 오늘과 같이 분업화 전문화 되어가는 형편에서는 사람ㄹ을 총체적으로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 지식인은 많아도 지성인이 드문 것은 그런 까닭인 성 싶다. - Page 130
조물주가 꽃에게 생명을 심었을 적에 꺾어도 된다는 허락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 Page 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