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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약 집을 짓는다면 - 후암동 골목 그 집 이야기
권희라.김종대 지음 / 리더스북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모든 것을 다 감수하더라도 나만의 집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가 시공사와 다툼이 일어났을 때는 정말 세상에는 제대로 된 건축을 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왜? 사람의 본심과 의도를 외곡하고 이용하는 사람만 남아 있을까 하는 그런 공감되는 분노를 느끼기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모든 시공의 책임을 떠안고 업체를 선정하고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시간이 되었을 때는 집을 짓는 다는 것이 모두 건축주의 책임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있지만 먹는 것 다음으로 사는 곳에 대한 신뢰는 사람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태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모든 시련을 극복하고 자신이 관여하여 만들어낸 자신만의 삶의 집은 어쩌면 모든 이의 꿈이자 그 것을 해 낸 저자에게 놀라움과 부러움을 한껏 담다 보내고 싶습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아이를 키우면서 서울로 출퇴근해야 하는 사람들은 어쩌면 우리나라 인구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 고통에서 벗어나고 나만의 이야기가 있고 나만의 삶이 있고 부모님과 아이가 같이 공감하는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에 저자는 나만의 집을 지어보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땅을 보러 다니고 집을 설계하며 시공사를 찾아내고 많은 인허가를 진행하게 됩니다. 단지 내 이야기가 있고 나만의 삶의 공간을 가지고 싶다는 아주 소박한 마음은 건축주를 돈을 지불해 주는 기계로 아는 시공사를 만나면서 마음고생 몸 고생을 합니다. 제대로 된 건축을 하는 사람을 만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인지는 모르겠으나 갖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따뜻한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어이없이 건축주를 봉으로 아는 인부를 만나기도 합니다. 정말 집을 짓겠다는 것이 무모한 도전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게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실망을 안겨주고 결국 저자는 자신이 직접 건축을 진행합니다. 부실한 기초공사 때문에 까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수없이 발생할 때 마다 순진했던 자신을 탓하기도 합니다. 정말 못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가끔 전원주택을 지으려다가 사기를 당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시공회사가 그렇게 몰지각한 행동을 한다면 전체 업체에 불경기를 가져올 것이고 결국 대형회사가 만들어 놓은 집에 들어가야 하는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집을 가지겠다는 생각을 접게 할 것이고 결국 자신들의 밥줄을 스스로 잘라버리는 행동임을 모르는 것일까요? 마음이 아프고 구조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만들어진 집은 준공검사를 나온 건축사의 말 한마디가 너무 따뜻함을 전합니다. 좋은 집 잘 구경하고 갑니다. 정말 따뜻한 말 한마디 아닐까요? 아마도 저자는 그 말 한마디에 많은 위로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부럽습니다. 그리고 그 많은 시련을 겪으면서 제집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본처럼 단독주택 모델 하우스 같은 것이 정말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좋은 집 예쁜 집에서 행복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