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외로움을 두고 왔다 - 시로 추억하는 젊은 날
현새로 지음 / 길나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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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시와 그 시를 읽고 담은 하나의 에세이 그리고 마무리로 사진을 담아낸 책의 구성은 특이하지만 간결하고 아름답습니다. 작지만 강한 메시지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인상적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시인의 시는 짧지만 강렬한 삶의 일편을 보여 주는 것 같았고,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고 생각하는 작가의 글은 제 인생은 아니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인생을 연결하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진작가로서 저자는 그에 맞는 사진을 담아 시와 에세이의 이미지를 깊게 기억하게 만드는 인상적인 책이었습니다.

 

먼저 책에서는 시를 읽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조금 접해본 시와 새로운 시 그리고 그 속에서 인생의 구절을 담아내는 저자의 한 구절은 제가 시를 읽으면서 인상 깊게 받아들인 구절이 그렇게 맞아들었을 때 느껴지는 공감이 있었습니다. 오규원의 시 순례의 서에서 저는 이 한 구절이 들어 왔습니다. “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 이 구절을 작가는 사는 동안 많은 바람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마침 저도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바람이 있기에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을요. 세상이 어지럽고 힘들어도 봄 볏의 따뜻한 바람을 기다리고, 날선 바람 속에서 옷깃을 여미면서도 버티며 살아가던 그런 시간들 말입니다. 아직 힘든 고비의 삶을 살았다고 느끼기에 부족하다고 생각되지만 그런 바람이 왔을 때마다 우리는 따스하게 감싸는 그런 포근한 바람을 기다리며 사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조용한 개선이라는 장석주의 시에서는 저자는 나는 참혹하게 살고 싶었네에 밑줄을 그어 놓았다고 했습니다. 저와는 다른 해석이지만 참혹한 그 시절의 기억이 지금을 살아가는 힘을 만들어 주기에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제 생각입니다. 저자는 가난한 시절과 다이어트를 하는 현재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역시 같은 시를 읽으면서도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 그 것이 좋은 시가 아닐까요?

 

작가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시 속에서 작가의 인생과 같이한 사진을 보았습니다. 어떻게 살아온 인생인지 어떤 책에 어떤 시에 인생을 살아갈 힘을 받았는지 조금 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 인생에서도 그렇게 한 줄 한 줄이 쌓이면서 저의 인생에도 추억이 쌓이겠지요. 엄마의 마음으로 남긴 후기에는 또 다른 여인으로서의 삶이 느껴집니다. 저보다 조금 빠른 시대를 살았던 작가의 삶과 지금의 제 삶에서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책을 들고 있는 순간순간의 기억을 더듬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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