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미식가 - 외로울 때 꺼내먹는 한 끼 에세이
윤시윤 지음 / 답(도서출판)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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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마카롱이 쓰게 느껴지는 것은 혀가 느끼는 맛이 아니라 인생이 느끼는 맛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시큼털털한 가자미 식혜가 달달한 맛으로 남아 있는 것은 할머니의 푸근한 모습과 인자한 사랑이 담겨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살면서 많은 맛을 경험하고 느끼며 살아가지만 그 맛의 정의는 화학적 미각적 정의가 아니라 정서적 맛을 말하고 싶었을 지도 모릅니다. 같이 있었던 사람 그리고 그 것을 먹었던 상황 그런 기억들과 어우러진 맛을 말입니다. 저자 윤시윤은 인생의 그런 맛을 찾아갑니다.

 

한 여인에게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맛이 고추냉이가 한 움큼 들어가 코끝이 얼얼해서 모든 신경이 마비될 정도의 초밥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맛이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경계가 없었던 친구로만 여겼던 한 남자가 취직 기념으로 사주었던 초밥, 장난이 심했던 서로에게 어김없이 그날도 장난을 쳐주던 그 남자 그리고 그 날 자신의 세계의 중심에 여자가 서있다고 고백하던 날 같이 있었던 그 초밥의 달콤함은 평생 잊지 못하겠죠?

 

인생의 맛을 표현할 수 있을까요?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쓰게 느껴야 할 만큼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야 하는 그런 시간들, 우리 인생에 같이 있어야만 하고 있어야 인생이 이어질 것 같은 맛의 세계는 일상적으로 남들이 말하는 그런 맛의 세계는 아니다 윤시윤이 말하는 미식가는 인생을 맛보고 담아두는 그런 사람이다. 우리 모두가 그런 면에서는 인생의 미식가가 되어야 하겠지? 하지만 모두 즐거움과 행복함을 담은 맛으로 기억할 수 없다. 때로는 입안이 얼얼한 매운맛을 맛보아야 하고, 때로는 인생의 쓴맛도 담아 두어야 한다. 매운맛은 더 단련시켜 더 더 매운맛을 찾으면서 희열을 느끼는 맛으로 변화 시킬 수 있고 쓴맛은 오히려 인생이 무의미 할 때 찾아가는 맛이 될 수도 있다. 쓰디쓴 커피의 맛을 알아야 인생을 알아 갈 수 있듯이 맛이다. 쓴맛 속에 달콤함, 새콤함 그리고 화려한 향기가 숨어 있음을 찾을 수 있어야 조금 성숙한 인생이 아닐까?

 

별을 따다 자신의 여인에게 가져다준 신입사원, 어린왕자 병이 걸린 여자선배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일까? 작가인 저자가 지어낸 이야기 일까? 정말 별을 따다 준 것 같은 상황이 되어 전설이 될 수 있는 그런 낭만적인 시간 어쩌면 우리 인생에 그런 낭만과 사랑과 행복이 같이 있었던 그 순간의 기억은 어떤 맛일까? 나에게 남아있는 그 맛의 기억을 지금 나의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은 기억을 하고 있을까?

 

오늘도 아이들에게 일상적인 밥을 차려주면서 아이들에게 지금 전해지는 맛은 어떤 기억일까? 달콤한 초콜릿을 먹으면서도 쓰게 느껴질 만큼 무게를 안고 있는 것일까? 그래서 저 달고 단 것에 맛을 버리지 못하고 끼고 사는 것일까? 다시 커피를 한 잔 내려 본다. 이 커피는 오늘 어떤 맛을 나에게 전달하여 줄지? 향긋한 맛으로 오후의 졸리움을 상큼하게 날려 버려 주었으면 좋겠다. 커피향이 거실 가득 퍼진다. 기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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