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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피지 않고 시들지 않는다
유미성 지음, 애드리안 윤 그림, 김수영 시집OST / 다연 / 2015년 12월
평점 :
아주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내가 사랑한 사람을 지금 옆에 두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인지 그 때의 기억이 가물거리면서 사랑은 저와는 아주 먼 단어처럼 곁에 머물지 않고 있습니다. 일상적인 말과 당연한 편안함을 사랑이라는 말로 이야기하기에도 너무 멀리 왔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애틋함은 어느새 저와 멀어진 단어가 되었다고 할까요?
절박함 절심함 혹은 애틋함 때로는 그리움 그런 것은 이제 저의 사랑에는 많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편안함, 안타까움, 항상 모자람 그리고 같은 추억이 만들어 낸 시간의 행복이 같이 있었던 것이겠죠. 때로는 아이들 때문에 티격 대며 꼴통이라는 은어로 아이들을 놀리기는 해도 가끔 꼴통이 꿀통 때로는 꿀단지 같은 일로 세상의 모든 시름을 날려주는 그런 사랑을 받기에 어쩌면 저의 일상의 안타까움과 모자람의 사랑은 아이들의 미소 한 방에 다시 힘을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냥 술술 읽혀지는 시의 글들은 어쩌면 제가 어릴 때 누군가를 향한 그 애틋함의 단어였던 것 같았습니다. 한번쯤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그리워하고 때로는 절실하였다면 느꼈을 그런 단어들의 나열 때로는 다른 사람의 눈에는 다 보이는 데 두 사람의 눈에만 보이지 않았던 콩깍지 같은 그런 시를 쓰고 있었던 시절의 느낌이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먼 기억처럼 느껴지지만 아마도 저는 평생을 그 기억을 담아내며 가끔 꺼내 보며 살 것 같습니다.
이제, 그 사람이 목숨을 버려도 아깝지 않을 마큼 사랑하는 사람은
지난날의 내가 아닌 바로 당신이기 때문입니다. Page 175
이런 말을 다시 할 용기도 다시 들을 기회가 없다 해도 아마 저에게는 그런 사랑이 담겨져 있을 지도 모릅니다. 지금 이순간 죽도록 미워지다가도 다시 웃는 모습에 마음을 풀고 세상을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어느 순간 결정의 순간이 온다면 그렇게 모든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사랑 지금 저는 그런 사랑을 옆에 두고 오랜 시간 같이 하고 싶습니다. 짧은 기억이 아닌 오랜 기억으로 연인의 그 뜨거운 감성을 담아내며 다시 시를 통한 사랑의 고백으로 새롭고 신선한 그런 모습의 사랑을 담아내고 싶습니다.
연애편지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한 때 누군가에게 이런 글을 주고받았던 기억이 새록 거리면서 얼굴이 붉어지는 제 모습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뜨거운 시절이 있었다는 것이 행복하듯 지금의 온화하고 지긋한 사랑도 때로는 더 원숙한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사랑의 모든 감정의 바탕에는 자신의 모든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그 것이 아닐까 합니다. 지금도 그렇게 제가 지켜야할 때로는 보호해야 할 그 단어들에게 사랑을 나누며 살아야 할 것 같아요.